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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ICT 산업 생태계 바꾸는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미래 ICT 산업 생태계 바꾸는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 이경원 기자
  • 승인 2019.09.0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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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과 협력으로 ‘5G 시대’ 이끄는 글로벌 리더십
박정호(왼쪽) SK텔레콤 사장과 마이크로소프트 사티아 나델라(Satya Nadella) CEO가 악수하고 있다.<SK텔레콤>

SK텔레콤이 지난 8월 세계 최초로 5G 가입자 100만명을 돌파하며 독주 중이다. 이는 전 세계 28개 통신사 중 가장 빠른 기록으로, 한국이 5G 글로벌 생태계를 이끌 초석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다. 5G 가입자 글로벌 1위, SK텔레콤을 이끌고 있는 박정호 사장은 취임 당시 ‘개방’과 ‘협력’을 강조하며 SK텔레콤의 DNA를 바꾸는 데 주력했다. 올해 세계 최초 5G 상용화에 성공하면서 그의 글로벌 행보가 더욱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박 사장은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글로벌 강자, 기술 강자와의 협력이 필수라는 점을 강조하며 협력을 전방위로 확대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5G 시장 선점 뿐 아니라 다양한 사업기회를 잡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기존 이동통신 영역을 넘어선 초(超) ICT 기업을 목표로 거침없이 질주하는 그의 글로벌 리더십이 5G 시장에서 어떤 모양으로 꽃을 피울지 관심이 모아진다.

SK텔레콤이 지난 8월 21일 기준 세계 최초로 단일 통신사 중 첫 번째로 5G 가입자 10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 4월 3일 세계 첫 5G 상용화 이후 140여일 만으로, SK텔레콤은 5G서비스를 제공 중인 전 세계 28개 통신사 중 가장 먼저 가입자 100만명을 유치하는 기록을 썼다. SK텔레콤은 ▲5G 품질 최우선 전략 ▲LTE보다 혜택이 강화된 요금제·멤버십 서비스 ▲초밀집 네트워크와 특화서비스를 결합한 전국 ‘SKT 5G 클러스터’ ▲’갤럭시노트10+ 블루’ 단독 출시 등 차별화된 서비스가 자사 5G의 빠른 성장 원동력이라고 분석했다.

일부 지역에서만 5G 서비스를 시작하고 있는 해외 통신사와 달리 한국 통신사는 전국 주요 도시에서 5G를 서비스하고 있다. 특히 SK텔레콤은 지난 6월 중순 기준 4만3000식의 5G 장비를 설치하며 이 부분도 세계에서 가장 앞서가고 있다.

미국 IT 리서치 업체 선정 ‘5G를 이끄는 기업’

5G 세계 최초 선행 효과를 바탕으로 SK텔레콤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7월 미국 IT 리서치 업체가 선정한 ‘5G를 이끄는 기업’에 뽑혔다. ‘무어 인사이츠&스트래티지’는 글로벌 경제 전문지 포브스(Forbes)에 ‘5G를 이끄는 기업’을 글로벌 통신사, 스마트폰 제조사, 장비사 부문으로 나눠 발표했다. SK텔레콤은 통신사 부문에서 아시아 지역 ‘위너’에 선정됐다. SK텔레콤이 이같이 평가된 데는 “5G 인프라를 전국적으로 구축했고 5G 기반 B2C, B2B 서비스 개발을 위해 다양한 파트너들과 활발히 협력하고 있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이같은 시장의 평가는 단순히 5G 가입자 1위를 달성해서가 아니다. 그간 ‘개방’과 ‘협력’을 바탕으로 SK텔레콤을 이끈 박정호 사장의 경영전략이 빛을 발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취임 3년차를 맞이한 박 사장은 취임 당시 다소 폐쇄적이었던 SK텔레콤의 내부 분위기를 쇄신하는데 공을 들였다. 그간 SK텔레콤은 ‘오직 SK텔레콤에서만’ ‘SK텔레콤 고객에게만’ 등을 강조하며 자사만의 특화 서비스를 제공해 가입자를 유치하는 전략에 몰두해 왔다.

박 사장은 이 같은 경영전략이 향후 SK텔레콤이 글로벌 ICT 기업으로 발돋움 하는데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기술적 고립은 세계적인 IT 트렌드인 ‘글로벌 밸류체인’에 거스르는 행위로 글로벌 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2000년대 국내 IT업계를 주름잡던 싸이월드가 모바일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성장이 정체되고, 결국 몰락의 길을 걷게 된 것과 같은 맥락이다.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해 박 사장은 ‘개방’과 ‘협력’을 키워드로 오픈형 서비스를 내놓기 시작했다. 또한 기술협력을 위해 글로벌 파트너들에게도 적극 손을 내밀었다. 그는 통신기업을 넘어 종합 ICT 기업을 꿈꾸면서도 SK텔레콤이 모든 것을 다 하려고 하지 않았다. 못하는 분야에서는 잘하는 분야 기업과 협력을 통해 도움을 받고, 잘하는 분야에서는 도움을 주면서 최고의 자리에 서겠다는 것이 그의 전략이다. 그는 SK텔레콤의 핵심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분야에서는 단순 협력에 그치지 않고 인수 등을 통해 시너지를 높이는 전략을 썼다. 세계 1위 양자암호통신 기업 IDQ와 보안업체 ADT캡스 인수가 그 예다. 박 사장은 사업 모델의 규모나 특성, 시너지 등을 하나씩 따져가며 결정했다.

내부 직원들은 “박정호 사장이 오로지 통신 서비스에 몰두하고, SK텔레콤 가입자들만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초점을 맞췄던 SK텔레콤을 외부에 서비스를 개방하고 타 사업자와 활발히 협력하는 회사로 바꾸는 등 SK텔레콤의 DNA를 바꿔놨다”고 평가한다.

세계 최초 5G 넘어 5G 생태계 구축

5G 상용화를 계기로 박 사장의 경영은 탄력을 받고 있다. 5G는 AI·클라우드·자율주행 등 미래 ICT 기술의 핵심 기반으로 글로벌 협력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예전 SK텔레콤이었다면 AI·클라우드·자율주행 등 관련부서를 설립하는 데 더욱 초점을 맞췄을 수도 있다. 그러나 박 사장은 5G 통신·네트워크 리더십을 바탕으로 해외 사업자와 협력해 5G 생태계를 확장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이미 마이크로소프트, 도이치텔레콤, 미국 싱클레어 등과 5G 관련 포괄적 협력을 체결하며, 우리나라 5G 기술과 서비스를 세계로 확산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있는 것이다.

박정호 사장이 올해 가장 먼저 선보인 글로벌 행보는 미국 최대 규모 지상파 방송사인 ‘싱클레어’와의 5G 협력이다. 양사는 올 초 1월 합작회사를 설립했다. 싱클레어가 보유한 방송국 191곳에 ATSC 3.0 기반 솔루션 공급을 목표로, 올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32곳에 먼저 구축할 예정이다. SK텔레콤과 싱클레어는 지난 6월 제주에서 해당 솔루션을 활용, 차량 내 맞춤형 콘텐츠 제공, 실시간 데이터 통신 시연 등 세계 최초로 5G-ATSC 3.0 기반 차세대 방송 솔루션을 준비하고 있다.

박 사장은 “싱클레어 방송 그룹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미국 차세대 방송 솔루션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라며 “5G 시대를 맞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국내외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5G 핵심 서비스인 VR·AR, 미디어 등을 육성하기 위해 관련 분야의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세계 최고 AR 기업들인 매직리프, 나이언틱 등과 글로벌 5G 동맹을 맺은 것이 대표적이다. 매직리프와는 ▲5G AR서비스 및 사업모델 공동 개발 ▲5G, AR 기술 공동 R&D ▲AR 생태계를 위한 콘텐츠 확보 ▲한국 AR 개발자 커뮤니티 지원 등을 협력하고 있다.

‘포켓몬고’로 유명한 AR 콘텐츠 기업 나이언틱과도 공동 마케팅 제휴를 펼치고 있다. SK텔레콤은 이번 제휴를 통해 차세대 AR기기부터 AR 게임 콘텐츠까지 ‘5G킬러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죽스(Zoox, 창립자 제시 레빈슨·Jesse Levinson), 디에이테크놀로지(대표이사 박명관·이현철) 등 국내외 모빌리티 기업과 ‘자율주행 기술 개발 및 사업화를 위한 3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지난 6월 25일 박정호(왼쪽 세번째) SK텔레콤 사장과 팀 회트게스(왼쪽 두번째) 도이치텔레콤 회장이 DTCP 펀드 투자를 위한 협약식을 맺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SK텔레콤>

 

MS·도이치텔레콤 등 글로벌 강자와 협력 강화

박 사장은 5G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글로벌 강자와의 협력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한국 다음으로 미국·영국·스위스 등 전 세계 11개국도 5G 상용화에 나섰지만, 아직 기술이나 인프라, 서비스, 가입자 수 등 전 분야에서 한국 수준의 기반을 갖춘 국가는 없다. 이에 따라 글로벌 ICT 대표 기업들이 5G 벤치마킹을 위해 SK텔레콤과 5G 관련 협력에 적극적인 상황이다.

SK텔레콤은 지난 5월 마이크로소프트와 5G·AI·클라우드 등 첨단 ICT 분야에서 포괄적 협력을 강화하고 혁신적인 사업 기회를 발굴하기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번 협력의 초점은 마이크로소프트의 뛰어난 클라우드·AI 기술과 SK텔레콤의 5G·AI 등 New ICT 기술을 융합하는 데 있다. SK텔레콤은 이번 협력을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게임 체인저’가 될 차별화된 상품·서비스를 선보여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5G 시대에 각광받는 여러 미래 산업 분야에서 통신사들과 MS·구글·아마존 등 비(非) 통신 기업들의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다. 이에 SK텔레콤과 유럽 최대 통신사 도이치텔레콤은 힘을 합쳐 5G 서비스를 주도해야 한다는데 뜻을 모았다. 지난 6월 양사는 연내 Tech 합작회사를 설립하는데 합의하고, 5G 중계기·인빌딩 솔루션 등 5G 핵심 기술을 공동 개발하는 것을 중심으로 하는 5G 글로벌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SK텔레콤과 도이치텔레콤은 두 회사가 보유한 세계적인 5G 기술들이 높은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정호 사장은 “치열한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는 5G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글로벌 강자와의 협력이 필수”라며 “두 회사의 역량을 결합해 전에 없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