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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현 두산연강재단 이사장, '교육보국' DNA 잇는다
박용현 두산연강재단 이사장, '교육보국' DNA 잇는다
  • 도다솔 기자
  • 승인 2019.09.01 14: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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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 양성 없이는 기업 성장도 국가 발전도 없다”
박용현 두산연강재단 이사장.두산
박용현 두산연강재단 이사장.<두산>

[인사이트코리아=도다솔 기자] 두산그룹 초대 회장을 지낸 고(故) 박두병 회장은 1896년 창업한 ‘박승직 상점(두산그룹의 효시)’을 현대식 기업으로 발전시키는데 초석을 다진 인물이다. 그는 자본과 경영을 분리하는 경영 방식을 국내 기업 최초로 도입하기도 했다.

1973년 박두병 회장이 별세하면서 “교육은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라며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던 박 회장의 뜻을 기려 그의 호를 딴 두산연강재단이 1978년 10월 설립됐다. 장학사업과 학술연구비 지원, 교육복지, 문화사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두산연강재단은 박두병 초대회장의 4남 박용현 이사장이 2005년부터 맡아 이끌고 있다.

1943년생인 박용현 이사장은 서울대 의대에서 외과학 박사학위를 받고 서울대 의대 교수로 일했다. 이후 서울대병원 11·12대 병원장, 대한병원협회 부회장을 역임했다. 박 이사장은 다른 형제들과는 달리 두산그룹 경영에서 한발 물러나 있었으나 2005년 이른바 두산가(家) ‘형제의 난’을 계기로 그룹 경영에 전격 합류했다. 2007년 두산건설 회장으로 선임된 박 이사장은 두산의 형제경영 원칙에 따라 2009년부터 두산그룹 회장직을 지냈다. 3년 동안 안정적으로 그룹을 이끈 박 이사장은 그 후 동생 박용만 회장에게 회장직을 넘겼다.

박용현 이사장은 업계에서 ‘점잖고 깨끗한’ 인물로 정평이 나 있다. 임직원들이 하는 일에 사사건건 간섭하기보다는 믿고 맡기는 스타일로 시스템을 중시한다. 그도 그럴 것이 박 이사장은 의사이자 학자라는 이미지가 강하고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전적도 없으며 대내외적으로 크게 알려지기를 꺼려하는 조용하고 합리적인 성품 탓이다. 2009년 두산그룹 회장을 맡을 당시에도 그의 학자 이미지 때문에 경영인으로서의 카리스마나 추진력을 의심하는 시각도 있었으나 뛰어난 경영능력으로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

2009년 21조원대였던 두산그룹 매출은 이듬해 24조6000억원으로 늘어나고 영업이익도 1조8000억원을 올리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그룹 회장 퇴임 직전인 2011년에는 매출 26조2000억원을 달성하며 두산그룹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그는 두산건설 회장으로 재임하던 당시에도 러시아 법인,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지점 설립을 주도하며 2006년 15위이던 건설사 도급 순위를 2008년 11위로 끌어올린 바 있다.

지난해 10월 박용현(오른쪽)두산연강재단 이사장과 신찬수 서울대 의대 학장이 서울대 의대 교육·연구 환경 개선에 10억원을 지원하는 약정서을 체결했다.두산
지난해 10월 박용현(오른쪽)두산연강재단 이사장과 신찬수 서울대 의대 학장이 서울대 의대 교육·연구 환경 개선에 10억원을 지원하는 약정서을 체결했다.<두산>

서울대병원도 박 이사장이 가기 전까지는 적자 경영에 허덕이고 있었다. 그가 병원장으로 부임하자마자 가장 먼저 한 것이 서울대병원의 수익성 개선이었다. 그 일환으로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건강증진센터와 분당병원을 건립, 공익성 강화와 함께 재원 확보 차원에서 성공을 거뒀다.

병원장 정년을 3년 남기고 박 이사장은 “오랫동안 서울대학교병원에 몸담으면서 외과 교수로나 병원 행정가로서 역할을 다했다”며 “더 이상 기여할 것이 없고 후학들에게 길을 터줘야겠다”면서 조기 은퇴를 선언하기도 했다. 아름다운 퇴장의 모습을 솔선수범한 셈이다.

“인재 육성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

박용현 이사장은 두산그룹 회장으로 일할 때 매년 새해 첫 출근마다 서울 중구 을지로 6가 두산타워를 시작으로 강남 논현동 두산건설과 오리콤, 서초동 두산중공업, 종로 연강빌딩 등 서울에 있는 4개 두산 사옥을 찾아가 임직원 4000여 명과 악수하고 덕담을 나눴다. 이름하여 ‘찾아가는 시무식’이다. 통상 대기업 회장들이 임직원들을 강당에 집합시켜 놓고 강연하다시피 하는 판에 박힌 시무식과는 완전히 다른 행보로 그의 인재경영 이념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현재 두산연강재단은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2017년 기준 공익사업에 95억원, 문화예술 57억원, 장학·학술사업에 38억원을 지출했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성적이 우수한 고등학생,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두산연강장학금, 초등학생과 중학생 대상의 두산가족 장학금, 다문화가정 출신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과 학습자료 지원, 중국학 전공자들이 중국 내 유명대학에서 연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중국학 연구원 장학금, 해외대학에 한국어과 개설과 장학금 지원 등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지난 7월 1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9 두산연강학술상’ 의학 논문 부문 시상식에서 박용현(오른쪽) 두산연강재단 이사장과 수상자인 고현용(가운데) 한국과학기술원 의과대학원 연구원, 이왕준 청년의사 신문 발행인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두산
지난 7월 1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9 두산연강학술상’ 의학 논문 부문 시상식에서 박용현(오른쪽) 두산연강재단 이사장과 수상자인 고현용(가운데) 한국과학기술원 의과대학원 연구원, 이왕준 청년의사 신문 발행인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두산>

특히 소외되기 쉬운 순수·기초 학문 분야 지원과 환경 보존을 위해 대학 환경 관련 교수들을 대상으로 하는 환경연구비 지원, 젊은 의학자들의 연구의욕을 고취하기 위한 ‘두산연강학술상’ 등 학술연구비도 아낌없이 지원한다.

두산연강재단의 눈에 띄는 활동으로는 젊은 예술가들을 재정 지원을, 관람객에게는 새로운 예술을 소개하는 문화·예술 후원사업을 들 수 있다. 2007년 두산그룹 창업 111주년을 맞아 다양한 문화사업 진흥을 위해 1993년부터 운영해 오던 연강홀을 약 250억원의 비용을 들여 최첨단 음향과 조명, 무대시스템을 갖춘 620석 규모의 뮤지컬 전문극장으로 탈바꿈시켰다.

여기에 연극, 무용, 콘서트 등 젊은 예술가들이 다 양한 공연을 올릴 수 있는 소극장 ‘Space 111’과 열린 전시공간인 ‘두산갤러리’를 추가해 ‘두산아트센터’로 재탄생시켰다. 리노베이션한 두산아트센터는 쾌적한 시설과 특색 있는 장치들로 공연 애호가들 사이에서 호평받는 공연장이다.

미국 뉴욕 첼시에 위치한 두산갤러리 뉴욕.뉴시스
미국 뉴욕 첼시에 위치한 두산갤러리 뉴욕.<뉴시스>

두산아트센터 개관과 함께 문을 연 두산갤러리는 현대미술의 중심인 뉴욕 첼시에 두산갤러리 뉴욕과 두산레지던시 뉴욕을 열어 한국 작가 들을 해외에 소개하고 작품활동을 꾸준히 지원하고 있다. 두산갤러리의 모든 전시는 자체 기획이며 무료 관람이다.

두산연강재단은 2010년부터 ‘두산연강예술상’을 제정하고 공연과 미술분야에서 독자적인 예술세계 를 구축한 만 40세 이하 예술인 중 한국 예술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성장 가능성 높은 예술가들을 선정하고 있다.

과거 박 이사장은 젊은 시절엔 의사로, 중년에는 기업가로 일하면서 문화예술에 대해서는 사실 잘 몰랐다고 밝힌 적이 있다. 박 이사장은 2008년부터 3년간 한국문화 예술교육진흥원 이사장을 지내고 2012년 한국메세나협의회 회장, 2016년 국립오페라단 이사장을 거치면서 문화예술에 대한 안목과 감각을 키웠다.

박 이사장은 과거 언론을 통해 “두산아트센터 갤러리에서 현대미술을 접하고 나서 조금씩 눈이 틔어 가고 있다”며 “개인적으로 작품도 조금 샀다. 앞으로 100년 후를 내다보고 많은 액수는 아니지만 후배들을 위해 사 모으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밖에도 두산연강재단은 중국과 일본에 산재해 있는 우리 문화유적을 답사하는 역사·사회교사 해외학술시찰, 도서·벽지학교 도서지원, 아픈 학생들의 정상적인 학업을 돕기 위한 어린이병원학교 도서 지원과 중국·러시아 등 해외 동포에게 한글 도서 지원사업 등도 펼치고 있다.

박 이사장은 국가 발전에 기여하는 각종 학술·문화 사업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곳곳에서 보이고 있다. 그는 “국가경쟁력은 우수한 인재로부터 나오며 우수한 인재는 교육을 통해 육성된다”며 “연강재단 장학생들이 학업에 전념해 미래를 짊어질 동량이 되기를 바란다”고 여러 차례 언급하기도 했다.

dooood0903@insight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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