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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를 원망해야 하나...극일·국산화 테마주 ‘와르르’
아베를 원망해야 하나...극일·국산화 테마주 ‘와르르’
  • 이일호 기자
  • 승인 2019.08.30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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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한달 간 상승 후 8월 반납...투심은 업종·5G·인버스·안전자산 이동

[인사이트코리아=이일호 기자]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와 일본 아베 정권의 경제침략 등 대외 변수로 국내 증시가 두 달째 지지부진하다. 이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이 각각 10% 안팎 하락하는 등 역대급 낙폭을 기록했다.

증시 부진에 투자자들의 눈은 특정 업종과 테마를 중심으로 몰렸다. 특히 극일(剋日)과 국산화 관련 종목 주가가 최근 두 달 새 변동성이 커졌다. 문제는 주가 상승 소문을 듣고 뒤늦게 투자한 개인들의 수익이 신통치 않다는 점이다.

7월 1일 이후 극일·국산화 테마주 주가 등락 추이.<인사이트코리아>

지난 29일 종가 기준으로 최근 60거래일 등락이 가장 큰 종목은 의류 브랜드 ‘비비안’을 이끄는 남영비비안이다. 유니클로가 ‘일본기업’ 논란으로 불매운동이 일어나면서 국산 의류업종이 무더기 수혜를 봤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두드러진 종목이 바로 남영비비안이었다.

6000원대를 맴돌던 남영비비안의 주가는 이후 한 달간 저점 대비 고점(8월 1일) 기준으로 275.1%나 상승했다. 주가 상승기였던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는 6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맞자 거래소는 이 회사를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하고 거래를 중단하기도 했다. 이 기간 거래량도 평상시 대비 100배 이상 늘어났다.

하지만 지난 1일 장중 4만4000원을 기록한 뒤 줄곧 하락세다. 최대주주인 남석우 남영비비안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지분을 매물로 내놨다는 소식이 알려졌고, 이후 지난 14일 사측이 불명확한 재고자산 수량 집계로 회계감사인으로부터 감사의견 한정을 받았다고 공시한 게 하락의 큰 원인이었다.

회사 측은 경영권 매각과 관련해 “최대주주로부터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되거나 확정된 사항이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공시했지만 주가 하락을 막진 못했다. 지난 29일 종가 기준 주가는 1만8900원으로 20거래일 간 주가가 57.0%나 빠졌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은 3000억원에서 1300억원까지 내려앉았다.

일본 문구 불매운동의 수혜를 입은 모나미(3개월 최고점 대비 31.6% 하락), 일본 맥주 불매에 따른 반사이익을 본 하이트진로홀딩스우(39.6% 하락), 유니클로 수혜주로 거론된 스파(SPA) 브랜드 ‘탑텐’ 운영사 신성통상(33.6% 하락) 등의 주가도 크게 움직였다.

극일·국산화 테마주, 주가 오르자 특수관계인 매도 '배신'

아베 정권의 경제침략에 따른 소재 국산화 관련 종목도 비슷한 행보를 걸었다.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한 종목은 코스피 상장사 후성으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작에 쓰이는 기체 고순도 불화수소 원료인 무수불산을 공정에 적용하는 테스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며 주가가 고공 행진했다.

후성은 지난 7월 16일(1만3650원)을 기점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등장하면서 주가가 하락 반전했다. 지난 7월 22일에는 대표이사인 송한주 부회장이 보유지분 절반을 장내 매도하면서 또 한 번 주가가 내려앉았다. 송 부회장이 판 지분은 총 6만 주로 시가총액의 0.1%에 불과했지만 그 이슈만으로도 주가에 영향을 주기에 충분했다.

최근 비슷하게 주가 등락을 경험한 건 반도체 소재를 만드는 경인양행도 마찬가지였다. 6000원대에 거래되던 이 종목은 지난 7월 31일 1만1000원으로 최고점을 찍었지만 이후 주가가 내려앉아 지난 29일 종가 기준 29.6%나 하락했다. 이 과정에서 최대주주인 김흥준 회장의 특수관계인 4명이 보유지분을 대량으로 팔아치워 주가 하락을 부채질했다.

이밖에 플렉시블 커버 윈도를 개발하는 업체 유티아이(3개월 최고점 대비 29.6% ↓), 디스플레이 감광액을 만드는 동진쎄미켐(26.9% ↓), 불화수소를 만드는 솔브레인(18.3% ↓), 반도체 특수가스 공급사인 원익머트리얼즈(15.6% ↓) 등도 고점 대비 주가 하락폭이 컸다.

증권업계 스몰캡 담당 연구원은 “일본소재 대체 종목들의 경우 장기적으로 주가가 오를 가능성은 높지만 단기로는 이미 주가가 많이 올라 수익을 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며 종목 매수에 신중을 기할 것을 당부했다.

5G·통신주, 인버스·안전자산은 ‘반짝’

극일·국산화 테마주 모멘텀이 사그라지면서 유동자금은 업종 단위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8월 들어 종이·목재(6.0%) 업종과 운송장비·부품(13.79%) 업종 주가가 추세 상승한 상태다. 종이·목재 업종의 경우 원재료인 펄프 가격이 하락하면서 마진이 늘어난 게 지수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운송장비 업종의 경우 해운업황 개선과 택배 물량 증가로 지수가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2020년 도쿄올림픽으로 특수를 볼 5G와 통신장비 관련 종목에 대한 관심도 이어지고 있다. 중견 5G 장비업체 케이엠더블유는 최근 지난 6월 4일 3만3500원을 기점으로 주가가 상승해 30일 종가 기준 6만6600원으로 두 배나 오른 상태다. 5G 중계기를 제조하는 에치에프알(최근 2달 새 27.% 상승), 5G 스몰셀을 생산하는 이노와이어리스(29.2% 상승)의 주가도 상승했다.

지난 7월 이후 주가 하락에 배팅하는 인버스 상품과 안전자산, 채권 등에 투자하는 ETF 주가가 상승세를 보였다.<자료=네이버금융>

주가 하락에 배팅하는 인버스 ETF도 최근 들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덱스 200선물인버스 레버리지 상품이 대표적으로, 지난달 1일 7400원에서 30일 현재 8225원으로 주가가 10% 가량 올랐다. 비슷한 베어마켓 상품들도 최근 1개월 주가 추이는 10%를 상회한다.

경기 둔화 우려에 따른 안전자산 투자도 늘었다. 코덱스은선물(최근 30일 새 주가 3200원→4100원), 코덱스골드선물(9300원→1만1000원) 등 금은 자산의 선물 지수가 올랐고, 이 같은 추세에 맞게 시중은행이 판매하는 골드바 현물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코덱스국고채3년물(5만5000원→5만7000원), 10년물(7만원→7만3000원) 등 국고채 안전자산 수요도 늘어나는 추세다. 국내 채권에 투자하는 걸 꺼리는 투자자들의 미국채 선물 구입도 늘어 지난달 1일 1만1000원에 거래되던 코덱스미국채10년선물은 30일 현재 1만1865원으로 6%가량 올랐다.

atom@insight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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