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여동생 논란’ 진실은?
[팩트체크]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여동생 논란’ 진실은?
  • 이일호 기자
  • 승인 2019.08.26 21: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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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 제기한 여동생 1심 이어 2심도 패소...법원, 주장 대부분 ‘기각’
현대카드 여의도 본사 전경.<현대카드>

[인사이트코리아=이일호 기자]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갑질’ 의혹이 올라왔다. 정 부회장의 친동생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정 부회장이 위법과 편법을 통해 서울PMC(옛 종로학원)를 운영해 사익을 편취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글은 정 부회장의 여동생 정은미 씨가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청원 글에는 정 부회장이 여동생 정씨의 지분을 임의 매각하고 차명계좌를 활용해 회삿돈을 운용하면서 자기 지분을 늘렸다는 내용이 나온다. 또 회사 사업을 임의로 변경하고 정씨에게는 순자산의 80%에 해당하는 금액만 받고 지분을 정리하라고 했다는 내용도 있다. 정씨는 이에 반발해 회사 회계장부 열람과 등사를 청구했지만 이를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열람한 적 없다는 회계장부, 2017년 본 것으로 드러나

가족 간 갈등으로 비화 한 이번 청원 글에는 총 400여명의 동의가 달렸다. 그런데 정작 법원 1, 2심 판결 등을 확인한 결과는 여동생 정씨 주장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판결문 등에 따르면 법원은 정씨가 주장한 회계장부 열람과 등사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회계장부와 서류를 열람하거나 등사하는 건 중요한 일인 만큼 그 여부를 엄격히 판단해야 한다"며 “서울PMC 경영진의 위반행위가 존재할 수도 있다는 합리적 의심이 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는 정씨의 청원 글 주장과도 배치되는 부분이다. 정씨는 회사가 자신의 회계장부 열람·등시를 거부했다고 했는데, 실제로는 2017년 회계사 2명과 함께 이미 한 차례 장부를 열람한 바 있고, 2018년에는 열람 요청 사실조차 없었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최근 2심 재판부도 회계장부 열람·등사 의무 성립 자체를 기각했다.

정 부회장이 감자(자본 감소)를 통해 헐값에 소수주주 지분을 정리하려 한다는 주장도 사실과 다른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안에 대해 잘 아는 한 관계자는 “감자를 통한 지분 매입을 요청한 이는 여동생이었다”며 “하지만 부채로 인해 감자가 어려웠고, 서울PMC가 건물 자산을 매각해 부채를 상환한 후 감자를 발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정씨는 주주들에게 정당한 배당도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올해 초 서울PMC는 자산 매각과 부채 상환을 하고 현금 배당을 통해 여동생 정씨에게 상당한 액수를 배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여동생 정씨, 2심 판결 앞두고 여론전 벌였나

정씨의 청원글에는 서울PMC가 자신이 보유한 지분 순자산가치의 80%에 해당하는 돈만 받고 지분을 정리하라고 했다는 내용도 나온다. 하지만 이는 세법상 소유 부동산 자산의 가치가 80%만 인정된다는 점을 오해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4월 개정된 세법에 따르면 비상장주식 평가 방법은 순자산 가치의 80%로 정하도록 돼 있다. 이보다 더 보상하거나 덜 보상하면 증여로 간주돼 되려 증여세를 부과해야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내용을 종합해보면 여동생 정씨는 1심 패소 이후 2심을 앞두고 청와대 국민청원과 여론전을 통해 반전을 꾀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2심 소송에서도 패소하고, 주장하는 내용 곳곳에 헛점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신뢰성을 잃게 됐다.

atom@insight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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