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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불자동차 논란, 리콜 90% 끝났어도 꺼지지 않는 까닭
BMW 불자동차 논란, 리콜 90% 끝났어도 꺼지지 않는 까닭
  • 노철중 기자
  • 승인 2019.08.14 1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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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민간전문가, EGR 시스템 결함 가능성에 무게⋯회사측 “신제품 교체로 충분”
지난해 발생한 BMW 자동차 화재 사건에 대한 근본적 원인에 대해 BMW와 국토교통부 간 의견차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 발생한 BMW 자동차 화재 사건의 근본적 원인에 대해 BMW와 국토교통부 간 의견차이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노철중 기자] 지난해 집중적으로 발생한 BMW 차량 화재 사건으로 촉발된 국민적 불안이 가시지 않고 있다. 화재의 근본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아서다.   

14일 자동차업계 등에 따르면 BMW와 국토교통부는 화재 발생의 근본 원인을 두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BMW 측은 “리콜이 95% 이상 완료된 상태로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EGR(an Exhaust Gas Recirculation) 쿨러를 신제품으로 교체한 후 아직까지 화재가 발행하지 않은 만큼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것”이라는 입장이다.

국토교통부와 한국교통안전공단은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EGR 관련 시스템의 설계 결함으로 판단된다”며 “시스템 일부를 교체한다고 화재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고 맞서고 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은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것에 초점을 맞춰 현재도 계속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MW는 “리콜 완료 이후 지난 1월부터 5월 사이 화재가 발생한 BMW 차량은 모두 8대인데 이 가운데 EGR 쿨러 결함에 따른 화재는 1건도 없었다”며 “EGR 쿨러 교체로 화재 가능성이 완전히 제거됐다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화재가 여러 건 발생했을 때 주행 중 화재 발생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이 컸다. 더구나 국내서 수입차 인기 순위 1·2위를 다투는 차량이라는 점에서 실망과 불안이 심했다.

세계적으로 자동차 기술을 인정받는 독일의 대표적 브랜드 BMW는 더 이상 안전하지 않은가라는 의문이 제기됐다. 지난해 BMW 화재 사건은 해외 언론에서도 큰 관심을 보였다. 온라인 자동차전문지 모터1닷컴에 따르면 한국에서의 화재 사건 이후 유럽에서 BMW 차량 32만4000대가 리콜됐다. 너무 무서워 차를 더 이상 운전할 수 없다고 소호하는 유럽인들이 많다는 사실도 전했다.

2017년 미국에서는 주차된 BMW 차량에서 저절로 화재가 발생한 사례도 있었다. ABC 뉴스에 따르면 스웨덴·중국·인도·한국 등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마디로 세계 곳곳에서 BMW의 안전성 문제가 연속적으로 도마에 오른 것이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이런 상황에 대해 “리콜은 어느 자동차 회사든 어느 나라에서든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 리콜 원인도 매우 다양하다. 화재 발생 원인도 각기 다를 수 있다”면서도 “리콜은 사고를 미리 방지하는 차원의 조치로서 소비자들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같은 BMW 차종이라도 나라마다 부품·구조·설계 등이 다를 수 있다. 또 리콜은 사고 예방 차원이지 문제의 완전한 해결은 아니라는 것도 사실이다.

리콜제도 개선 위한 자동차관리법 개정 시급

14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BMW 차량 화재 사태에 따른 소비자 보호 강화를 위한 자동차 리콜제 개선 현황’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국회는 올바른 리콜제도 개선을 위한 자동차관리법 개정을 시급히 논의하라”고 촉구했다.

현재 국회에는 정부가 발표한 자동차 리콜 대응체계 혁신방안을 담은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다. 개정안에는 리콜 전 단계에서 제작사의 자료 제출 의무를 강화하고, 늑장 리콜에 대한 처벌 강화와 징벌적 손해배상 도입 등 제작사에 높은 책임과 제재를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경실련은 화재 원인 규명 과정에서 BMW가 화재 원인에 대해 제대로 된 설명도 하지도 않고 리콜도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했다고 주장했다. 비록 BMW 본사에서 인원을 파견해 원인을 규명하는데 참여했지만 EGR쿨러 신제품 교체로 모든 문제가 해결됐다는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다는 것이다.

민관합동조사단 감사위원으로 참여했던 하성용 중부대학교 자동차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인사이트코리아>와 통화에서 “국내 최고 엔지니어들과 함께 조사 결과를 면밀히 검토해 본 결과 화재의 근본 원인은 EGR 시스템 설계 결함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EGR쿨러를 교체했어도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요즘과 같은 더위가 지속되면 화재 사고가 또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 교수는 “요즘 자동차 제작 트렌드는 환경문제로 인해 배기량을 줄이는 대신 출력은 향상시키는 것”이라며 “출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EGR과 같은 자동차 핵심 부품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 화재 가능성이 높은 플라스틱을 사용하거나 부피를 줄이는 경향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화재의 발생 과정에서 첫 번째 원인으로 지목된 냉각수 보일링 현상과 누수도 출력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안전은 뒷전으로 빼놓은 설계의 영향일 것이라는 지적이다.

현재 국토교통부 한국교통안전공단 산하 자동차연구원도 이러한 의견에 동의하고 계속해서 추적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이렇게 확신하는 것은 국민의 안전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화재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이유에 대해 하 교수는 “EGR 쿨러 교체보다 설계를 변경하는 데 드는 비용이 훨씬 많이 든다”며 “BMW가 비용적인 부담 때문에 설계 결함을 부인하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