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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와 접촉사고, 손해배상금 3분의 1로 줄일 수 있다
페라리와 접촉사고, 손해배상금 3분의 1로 줄일 수 있다
  • 한민철 기자
  • 승인 2019.08.14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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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사고로 차량 골격·기능 저하 발생하지 않는 이상 가치 하락 해당 안돼”
운전미숙으로 페라리 차량과 접촉사고를 낸 운전자가 페라리 운전자 측이 청구한 손해배상금의 3분 1에 해당하는 금액만을 내게 됐다. 위 페라리 차량은 기사의 사고와 관련 없음. 뉴시스
페라리 차량과 접촉사고를 낸 운전자가 페라리 운전자가 청구한 손해배상금의 3분 1에 해당하는 금액만 내게 됐다. 위 차량은 기사와 관련 없음.<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한민철 기자] 한 운전자가 운전미숙으로 4억원대 슈퍼카 페라리에 손상을 입혀 페라리 소유주는 수천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으나 해당 금액의 약 3분의 1만 지급하면 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지난 2017년 여름 A씨는 한 편의점 앞에서 차량을 후진하다 근처에 주차돼 있던 페라리 차량을 들이받는 사고를 일으켰다. 이 사고로 페라리는 앞 범퍼가 긁히고 찌그러지는 등의 손상이 발생했고, 60여일 간 수리에 들어갔다.

이른바 ‘슈퍼카’로 불리는 페라리 차량의 소유주 B씨는 당시 사고로 인한 피해액을 산정해 A씨 차량과 자동차종합보험계약을 체결 중이던 손해보험사에 약 9000만원을 청구했다.

B씨는 차량의 앞 범버 전체를 교체했지만 사고 이전의 모습으로 원상복구 하기에 불가능한 만큼, 차량의 가격하락으로 인한 손해액이 500만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또 B씨가 차량을 수리하는 60여일 사이 렌트카 업체로부터 수입차량을 빌렸고, 45일 간 이 차량을 운행했다. 해당 차량의 하루당 렌트비는 180만원에 달했다. 때문에 45일 동안 대차비용으로 8100여만원이 추가로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또 사고로 인해 차량에 긁힘 흔적이 남으면서 전체 도색을 하는데 400만원 상당의 금액이 추가로 지출돼 이 역시 보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A씨와 A씨 차량 손해보험사는 B씨의 청구금액이 과다하다고 반박했고, 이로 인해 B씨가 법원의 판단을 받아보자며 A씨 차량 손해보험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달 법원은 B씨가 청구한 금액의 절반도 되지 않는 3000여만원만을 보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에 따르면, 당시 사고로 B씨 페라리 차량에 발생한 손상은 ‘중대한 손상’에 해당하지 않았다.

대법원 판례(2016다248806)에서는 차량의 중대한 손상에 대해 ‘차량의 주요 골격 부위가 파손되는 등의 경우’로 해석하고 있다. B씨 페라리 차량의 범퍼 수리와 교체는 주요부위가 파손됐다거나, 차량의 기능 저하가 발생했다거나, 수리 완료 후 원상회복이 안 되는 부분이 남는 등의 중대한 손상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는 설명이었다. 때문에 차량의 가격하락으로 인한 손해액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B씨가 주장한 8000여만원의 대차비용에 대해서도 ‘과다 청구’라고 봤다. 자동차종합보험 약관상 대차는 ‘비사업용 자동차가 파손 또는 오손돼 가동하지 못하는 기간 동안에 다른 자동차를 대신 사용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만 이뤄진다. 또 대차에 대한 보상을 받기 위해서는 운전자가 생계나 일상생활을 위해 차량을 상시 사용해야 한다는 점도 증명돼야 한다. 대차가 가능한 차량 역시 수리를 위해 입고한 차량과 배기량이나 연식이 동급이거나 차량 시세가 비슷해야 한다.

특히 부당한 수리지연이나 출고지연을 막기 위해, 보통 대차료는 차량을 자동차정비업자에 인도해 수리가 시작되면서 30일을 통상 기간으로 잡는다. 

재판부는 B씨 소유 페라리의 사고 정도가 앞 범퍼를 수리·교체하는 것인 만큼 60일을 순수한 수리기간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물론 페라리와 같은 외제차는 사고로 인해 교체할 부품을 해외에서 수급하기 때문에 수리 기간이 길어질 수 있지만, 후진으로 인해 발생한 단순 접촉사고로 인한 대차 기간으로는 지나치다는 설명이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45일이 아닌 20여일만 대차 기간으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A씨 자동차보험사의 약관에는 30일 한도로 대차료를 인정하고 있다”며 “B씨가 평소 차량을 출퇴근이나 일상생활에 상시 사용한 것으로도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사고 차량의 도색 비용에 대한 청구 부분 역시 받아들이지 않았다. B씨가 원한 것은 전체 도색 즉 ‘풀랩핑’이지만, 부분 도색으로도 사고 발생 부위를 충분히 복구시킬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오히려 재판부는 사고 당시 B씨 페라리 차량이 주차돼 있던 장소가 불법주정차에 해당하는 곳으로 이런 주차로 인해 사고 피해가 확대된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kawskhan@insight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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