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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화가 서경자ᆢ나뭇잎 배 저 창공의 꽃봉오리
서양화가 서경자ᆢ나뭇잎 배 저 창공의 꽃봉오리
  • 권동철 전문위원
  • 승인 2019.08.08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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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lue, 193.9×259㎝ Acrylic on canvas, 2011

의지할 곳은 언제나

잎사귀 하나

벌레의 노숙

よるべをいつ一葉旅寝して

<바쇼 하이쿠 선집, 마츠오 바쇼(松尾芭焦) , 류시화 옮김, 열림원 >

물 흐르듯 바람 지나듯하면 아픔은 없으리. 가지를 떠난 나뭇잎은 새 이름을 얻고 놓아 준 가지사이 달빛이 둥지를 트네. 강물에 흘러가고 바람에 휘날리는 저 마른 잎 하나가 폭풍우와 당당히 맞서 싸우며 성하(盛夏)의 뜨거운 태양을 품었던 시절을 알아주는 자() 누구신가. 놓아줌으로 만남을 기약하고 묻지 않으니 구분이 없어라.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Mischa Maisky)가 연주한 슈베르트 곡 밤과 꿈(Nacht und Träume D 827)’ 선율 흐르네. 가슴 저미게 했던 생채기를 스스로 보듬어 녹여내는 신성한 연륜의 꿈길로 인도하누나.

고요한 수면 위, 저 허공에 나풀거리며 떠가는 무심의 여정. 달빛품은 슬픈 눈동자의 호수 그 물결에 아른거리는 목엽(木葉)의 아리아. 무언(無言)의 첼로곡률이 건네는 오오 모든 영혼의 찬가여!

The Blue, 162.2×130.3㎝, 2011

희망과 슬픔의 운율

머나먼 생의 여정인가. 아련한 기억을 담고 있는 나뭇잎 하나가 어디론가 향한다. 우주는 인연의 흐름처럼 어떤 파장의 신비로움으로 가득하고 저 나뭇잎과 가지, 끊어짐과 이어짐의 연속으로도 우주만물 오묘함이 가슴 깊이 와 닿는다.

미움도 외면도 결국엔 하나의 길에서 해후하듯 완만한 선과 가슴에 품었던 상념의 줄기처럼 어떤 울림들이 지극히 교우하는 세계이어라.

서경자(SUH KYUNG JA, 서경자 화백)는 검정색과 흰색, 밝음과 어두움의 대조를 생성하면서 조화와 부조화 사이의 어려운 균형을 가지고 있는 모험을 수반하는 섬유 위에서 자신의 붓 터치들을 이어 나간다. 우리의 현대회화와 직접적인 관계를 가지고 있는 그녀의 작업은 그녀의 풍부함, 긴장과 희망으로 충만해 있다.”<미술평론가 파트리스 들 라 페리에르(par Patrice de la Perriere)>

Meditation, 259.1×193㎝ Acrylic on canvas, 2011
Meditation, 259.1×193㎝ Acrylic on canvas, 2011

간결한 조형성이 뿜어내는 에너지의 운율은 평화로운 심성이 발현(發顯)하는 발돋움의 리듬으로 새 희망의 기운을 동반한다. 풍부한 밑 작업이 우려내는 평온하고 안정감 있는 블루 톤은 희망과 슬픔의 운율로 심상을 부드럽게 맞아들인다. 명상-푸른 이상향의 이미지(Meditation-THE BLUE)’연작은 속도와 경쟁의 현대인들에게 쉼과 자아를 되돌아보게 하는 청량한 샘물을 선사하고 있다.

서경자 작가는 화면에서 눈처럼 새하얗게 두드러진 꽃잎, 진한 블루 안에서 아련하게 보이는 나뭇잎과 잔가지들, 화면에서 퍼져나가는 원() 속에서 보아지는 파편들은 화면 밖의 세상으로 나가기 시작한다.”라고 전했다.

 

 

권동철 전문위원, 미술칼럼니스트, 데일리한국 미술전문기자
권동철 전문위원, 미술칼럼니스트, 데일리한국 미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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