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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석용 매직’ 15년, 단 한번의 뒷걸음질도 없다
‘차석용 매직’ 15년, 단 한번의 뒷걸음질도 없다
  • 강민경 기자
  • 승인 2019.08.01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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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활건강 2분기 매출·영업이익 경신...차 부회장 취임 후 신기록 행진

 

차석용 부회장.LG생활건강
차석용 부회장.<LG생활건강>

[인사이트코리아=강민경 기자] ‘뷰티명장’ 차석용 부회장이 이끄는 LG생활건강이 올 2분기에 또다시 실적 경신을 기록했다. 역대 2분기 기준은 물론, 반기 기준으로도 역대 최대 매출·영업이익을 올리며 최대 실적을 또 한 번 갈아치웠다. 지난 7월 25일 LG생활건강은 2분기 실적으로 매출 1조8325억원·영업이익 3015억원·당기순이익 2115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10.9%·12.8%·12.9% 증가한 수치다.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9% 증가한 3조7073억원, 영업이익은 13.2% 증가한 6236억원, 당기순이익은 13.9% 증가한 4373억원을 달성했다. 특히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영업이익 3000억원 이상을 올리며 처음으로 반기 매출 3조7000억원과 영업이익 6000억원을 돌파,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 반기 실적을 올렸다.

LG그룹 최장수 CEO인 차석용 부회장은 2005년 취임 이후 매년 기록을 경신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005년 3분기 이후 55분기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2005년 1분기 이후 57분기 연속 증가하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15년 이상 꾸준히 성장했다. 이른바 ‘차석용 매직’이다.


‘차석용 매직’은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차 부회장은 2005년 LG생활건강 대표이사로 부임한 이후 15년간 대표직을 유지하고 있는 장수 CEO다. 탁월한 경영능력으로 외부인사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LG그룹뿐 아니라 국내 10대 그룹 계열사 최고경영자 가운데 가장 오랫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업계는 차 부회장이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추진하며, 사업구조를 화장품·생활용품·음료 등 ‘삼각 편대’로 재편한 경영전략이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고 평가한다. 화장품은 현재 LG생활건강의 핵심 사업으로 자리를 굳혔고, 생활용품은 LG생활건강의 모태나 다름없다. 음료는 순위로 따지자면 3개 사업부문 중 가장 마지막이지만, 현금 흐름이 좋아서 다른 사업부를 키우기 위한 도우미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고 있다.

차 부회장의 대표적인 성공작으로 꼽히는 것 중 하나가 코카콜라 M&A다. 차 부회장이 부임한 지 2년도 채 되지 않았을 때, 그가 코카콜라를 인수하겠다고 하자 업계에서는 의문을 갖는 이들이 많았다. 생활용품과 화장품 사업을 하던 회사가 음료 사업으로 확장하겠다니 생뚱맞다는 것이었다.

3각 편대 구축…“세발자전거는 안전하다”

차 부회장은 ‘지금 신규 사업을 시작하지 않으면 기존 사업이 쪼그라들면서 회사 전체가 위험해질 수 있다’는 당위성으로 음료 사업에 공을 쏟았다. 음료를 자체 생산하지 않고, 코카콜라와의 M&A를 진행한 이유는 자체적인 준비와 능력이 충분하지 못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혼자 공부할 실력이 되지 않는다면 잘하는 선생님께 과외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 차 부회장의 생각이었다. 당시 코카콜라도 국내 진출 이후 해마다 적자폭이 늘어난 상황이었지만, 차 부회장은 운영은 자신 있으니 코카콜라의 취약한 부분을 메워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했다.

차 부회장의 결단은 적중했다. 음료 사업은 특히 화장품 사업과의 매출 보완에 적합했다. 상대적으로 계절을 덜 타는 생활용품과 달리, 화장품은 성수기와 비수기가 비교적 뚜렷했다. 지금은 LG생활건강이 후 브랜드를 중심으로 연간 흑자를 보지만, 2007년 당시엔 겨울에 비해 화장을 덜 하는 여름이 비수기로 통했고 여름에 빠졌던 매출이 겨울에 만회되는 상태가 이어지고 있었다.

음료는 반대였다. 음료는 여름에 많이 팔리고 겨울에 덜 팔리게 되니 화장품과 계절적 요인이 절충되는 셈이었고, 전체적 사업의 계절지수가 고르게 되면서 위험도가 크게 줄어들었다. 이러한 안정적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LG생활건강은 중국 사드보복 사태로 인해 동종업계를 비롯한 국내 다수 업계가 큰 타격을 받았을 때도 아랑곳 않고 실적 경신을 이어갈 수 있었다. 회사의 전체 사업 실적뿐만 아니라 코카콜라의 개별 실적도 크게 개선됐다. 인수 당시 연 5000억원이었던 코카콜라의 매출은 2018년  1조2000억원으로 훌쩍 뛰어 올랐다.

‘숨’이 밀고 ‘후’가 이끄는 럭셔리 화장품

사업 다각화로 실적 상승의 모멘텀을 마련한 차석용 부회장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차 부회장 부임 이후 15년째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는 LG생활건강은 화장품 부문과 면세점에서의 강세가 실적을 든든하게 뒷받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화장품 부문 성과가 가시적으로 드러났던 때는 2017년. 당시 사드사태로 화장품 업계를 비롯해 국내 다수의 업체가 직격탄을 맞으며 위기를 겪고 있을 때다. 럭셔리 화장품 후발주자였던 LG생활건강 ‘후’가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를 누르고 1위에 오르면서부터 업계 지각변동 조짐이 보이기 시작됐다. 

취임 직후부터 차 부회장은 LG생활건강의 화장품 사업 강화 일환으로 ‘럭셔리’에 집중했다. LG생활건강은 2000년대 들어 크게 럭셔리·프리미엄·매스 3단계로 구분됐던 화장품 시장에서 화장품 종합회사로 발전하기 위해선 백화점에 특화된 브랜드가 있어야겠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1997년 백화점 브랜드로 처음 론칭한 ‘오휘’에 이어 2003년 궁중화장품 ‘후’를 출시했다.

차 부회장이 경영을 맡았던 당시, 한방화장품으로 럭셔리 라인을 선점한 브랜드는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였다. 설화수가 단아한 고급스러움을 표방한 것에 비해 차 부회장은 ‘궁중’이라는 화려함으로 ‘후’ 브랜드의 차별화 전략을 꾀했다. 이전까진 큰 특색이 없었던 후를 탈바꿈하기로 했다. 고서를 탐구해 실제 왕비와 왕후들이 사용했던 원료를 찾았고, 황금빛 패키지에 담아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럭셔리 화장품을 강화하겠다는 차 부회장의 판단은 중국시장 집중 분석에 따른 전략이었다. 차 부회장은 K-뷰티 열풍이 한창이던 당시 중국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중국 소비자에게 어떤 제품을 어떤 채널로 판매할지, 생산기준을 어떻게 맞출지 등 사소한 것까지 하나하나 전략적으로 접근했다. 무수한 분석 끝에 키워드는 ‘럭셔리’로 압축됐다.

이는 중국시장의 특성에 기인한 것이었다. 예컨대 중국 부자들은 인건비가 싸다 보니 빨래나 청소를 직접 하지 않고 사람을 고용하는데, 때문에 굳이 고급 청소제품을 사용하진 않는다. 반면, 본인의 얼굴이나 헤어에 사용하는 퍼스널케어 제품은 고가라도 돈을 지불하고 사는 문화가 있다. 중국시장을 화장품 사업으로 공략하기 위해 반드시 ‘럭셔리’를 고수했어야만 하는 이유다.

황금색과 빨간색으로 장식된 패키지가 한국인에겐 다소 과하다는 느낌을 줄 수도 있었지만, 중국인들에겐 최적화된 브랜드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여기에 시진핑 주석의 아내인 펑리위안이 2014년 방한을 기점으로 후를 사용한다고 알려지면서 중국 내 엄청난 파급효과로 작용했다. 중국의 현대판 왕후가 실제로 사용한다니 ‘왕후의 화장품’을 표방한 ‘후’에겐 최고의 호재였다.

중국 상하이에 위치한 빠바이반 백화점의 LG생활건강 ‘후’ 매장에서 중국인 고객들이 제품 설명을 듣고 있다.LG생활건강
중국 상하이에 위치한 빠바이반 백화점의 LG생활건강 ‘후’ 매장에서 중국인 고객들이 제품 설명을 듣고 있다.<LG생활건강>

LG생활건강은 ‘럭셔리의 기본은 품질’이라는 기조아래, 품질에 열정을 다하고 과한 마케팅은 자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를 위해 후에 대한 홍보나 광고는 실수요자 중심으로 운영하고, 중국 내 채널은 최고급 백화점에 국한했다. 초기엔 임대료와 인테리어 등에 큰 비용이 들어갔지만, 매장 수 늘리기에 급급하지 않았던 선택과 집중 전략 덕분에 사드사태 땐 오히려 절감효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지나친 외형확장은 위험할 수 있다는 차 부회장의 생각이 맞아 떨어진 것이다. 결국 그는 여태껏 쌓아온 경영 전략을 기반으로 2017년 사드사태 당시의 위기를 기회로 만들며, LG생활건강을 화장품 업계 1위 자리에 올렸다. 

이번 2분기 실적에서도 사업부문 3개 가운데 화장품 부문이 가장 큰 폭의 성장을 이뤘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모두 16.3% 증가했고, 그 가운데 ‘후’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 24% 상승, ‘숨’의 숨마라인과 '오휘'의 더퍼스트 라인이 각각 67%, 43% 매출이 뛰어오르며 LG생활건강의 ‘럭셔리 화장품’ 포지셔닝 성과가 고스란히 나타났다.  

특히 LG생활건강의 차세대 주자 ‘숨’의 성장이 눈에 띈다. 후가 중국시장에서 선전하자 차 부회장은 잘나갈 때 다음 타자를 준비시키기로 했는데, 그의 진두지휘 아래 2007년 발효 화장품 콘셉트로 론칭된 브랜드가 ‘숨’이다. 숨은 2018년 기준 44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중국시장 진출 2년 만에 매출액이 50% 가까이 증가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또 같은 기간 화장품 부문 면세점 매출액도 30%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특히 면세점 시장 성장률이 17~18%로 예상되는 가운데, LG생활건강의 매출 성장률 ‘30%’는 괄목할 성과로 지목된다. 최근 중국 전자상거래법 규제 적용 강화에 따른 면세 및 수출 채널의 수요 위축이나 트래픽 감소는 아직까지 특별히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차 부회장이 가장 정성을 들인 LG생활건강의 대표 브랜드 후의 성장세는 여전히 무섭다. 후는 지난해 면세점에서만 매출액 1조665억원을 달성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6월 24일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출받은 관세청의 ‘2018년 면세점 브랜드별 판매실적 순위’에 따르면, 후는 지난해 약 710만개가 팔려 매출 1조665억원을 기록했다. 2017년 당시 6086억원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2위인 설화수를 비롯해 수입 화장품 브랜드인 에스티로더, SK-2, 입생로랑(로레알), 랑콤 등에 비해 최대 8000억원 이상의 매출 차이를 나타내며 압도적 우위를 보였다. 면세점에서 단일 브랜드로 1조원 매출을 달성한 것은 후가 처음으로, 2년 연속 면세점 브랜드 1위 자리를 지켰다.

원칙 있는 인수합병으로 경쟁력 강화

인사이트코리아/자료=LG생활건강
<자료=LG생활건강>

차석용 부회장은 그동안 인수합병을 20여 차례 진행하며 사업 다각화에 힘썼다. ‘승부사’ ‘M&A 귀재’ ‘미다스의 손’ 등의 수식어가 따라붙을 정도로 거침없는 M&A 행보를 보이며 화장품·생활용품·음료 3개 사업부의 탄탄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각각의 사업이 갖고 있는 장점으로 서로를 보완할 수 있게 됐다. 평소 그가 “바다에서도 한류와 난류가 교차하는 곳에 좋은 어장이 형성되듯 서로 다른 사업 간의 교차지점에서 새로운 사업기회가 창출될 것”이라고 강조한 그대로다.

차 부회장이 현재까지 진행한 M&A는 20여 건에 달한다. 코카콜라음료를 지난 2007년 말에 사들여 1년 만에 흑자 기업으로 탈바꿈시켰고 2009년 다이아몬드샘물, 2010년 더페이스샵과 한국음료, 2011년 해태htb(구 해태음료), 2012년 바이올렛드림(구 보브)과 일본 화장품 업체 긴자스테파니, 2013년 일본 건강기능식품 통신 판매 업체 에버라이프를 인수했고 2013년 7월에는 캐나다 바디용품업체 Fruits & Passion을 매입했다.

2014년엔 차앤박 화장품으로 유명한 CNP코스메틱스를 인수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더마코스메틱 시장을 선점하고, 마케팅 지원과 채널 커버리지 확대 등 LG생활건강과의 시너지를 창출해 화장품 사업 전체의 경쟁력을 강화했다.
2018년에는 일본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일본에서 50년간 화장품 사업을 하고 있는 ‘AVON Japan’(에이본 재팬)과 일본 화장품 기업 ‘에바메루’를 인수했으며, 올해 초엔 자회사 더페이스샵이 AVON(에이본)의 중국 광저우 공장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4월 LG생활건강은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북미시장 진출 교두보를 확보했다. LG생활건강은 미국 화장품 및 퍼스널케어 회사 ‘뉴 에이본’ 지분 100%를 1억2500만 달러(약 145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 그간 사업 인프라와 전문 인력 부족 등으로 확장이 어려웠던 북미 사업을 본격화 할 수 있게 됐다.

미국 화장품 시장은 연 50조원 규모로 전 세계 시장의 약 18%를 차지하고 있다.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도 49조원으로 전 세계 34%를 차지한다. 뉴 에이본은 한때 글로벌 매출 13조원에 달하는 사업을 운영한 경험을 가진 회사로 현재 미국·캐나다·푸에르토리코 등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 이번 인수를 통해 확보한 탄탄한 인프라에 LG생활건강의 우수한 연구개발(R&D) 기술력과 제품 기획력이 더해지면 북미사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차 부회장의 치밀한 분석과 전략이 기반 된 도전으로, 그가 이끄는 LG생활건강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차석용 매직’으로 또 얼마나, 어떻게 업계를 놀라게 할지 그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