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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3-28 19:16 (목) 기사제보 구독신청
'경제 침략' 아베 정권 두둔하는 언론은 누구 편인가
'경제 침략' 아베 정권 두둔하는 언론은 누구 편인가
  • 문기환 전문위원 겸 새턴PR컨설팅 대표
  • 승인 2019.08.01 1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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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과 미국은 자국 이익 최우선…한국 일부 언론 내부 총질 바빠

[인사이트코리아=문기환 전문위원 겸 새턴PR컨설팅 대표] 정부는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계속 낮추고 있고 이를 증명하듯 맛집을 찾아 다니는 미식가 손님들의 발걸음이 예전만 못하다. 이런 와중에 우리 국민을 더욱 화나게 만드는 일이 있다. 항상 그래왔던 여의도 정치인들의 티격태격 때문 만은 아니다. 다름 아닌 계획적이고 치밀한 일본의 경제 선전포고다.

‘선전포고’란 심한 표현을 쓰는 이유는 사전 예고도 없이 우리 경제의 급소를 찔러왔기 때문이다. 보통 국가 간에 불협화음이 있을 경우에도 치명적 공격 만은 피하는 것이 외교와 협상을 위한 배려인데, 이를 가까운 이웃나라가 국제적 관례와 절차를 무시한 것이다. 심지어 일본 고위 외교 당국자들의 무례한 언사는 마치 과거 식민지 국가를 상대하는 듯 하다. ‘혼네’와 ‘다테마에’의 나라가 웃는 모습의 가면을 벗고 속 마음을 단박에 꺼내 보인 셈이다. 우리 정부는 미국의 중재자적인 역할을 기대했으나 어느 쪽 손을 들지 곤란한 지 아직 방관자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급기야 혹독한 IMF 외환위기 시절, 한국은행 금고에 바닥난 달러화를 채우기 위해 금 모으기 운동에 적극 참여한 한국 국민들은 어느새 ‘No Japan’ 운동을 벌이고 있다. 즉, ‘일본 제품 안 사기’와 ‘일본 여행 안 가기’ 등 민간 차원에서의 실력 행사에 나선 것이다.

구한말 연상시키는 국제정세

한반도를 긴장으로 몰아가는 것은 한일관계 악화 만은 아니다. 며칠 전 중국과 러시아가 한반도 인근에서 합동 군사훈련을 하다가 느닷없이 러시아 군용기가 우리 영공을 침범했다. 명백한 증거가 있는데도 아니라고 오리발을 내밀고 있어 한·러 간의 논란은 장기화 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6월 말 트럼프와 김정은의 판문점 깜짝 회동으로 한반도에 평화 무드가 다시 오는가 싶더니 불과 한 달도 안 돼 북한은 동해상으로 최신형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다. 그리고는 공공연히 이 도발이 남한에 대한 경고라고 밝히고 있다.

이처럼 최근 한반도를 둘러싸고 발생한 일련의 사태들을 보고 있으면 마치 구한말 시절이 연상된다. 여전히 중국, 러시아, 일본이 각축을 벌이고 있고 여기에 미국과 북한이 가세한 모양새다. 그 때와 다른 점은 우리의 경제, 국방 등 국력이 월등이 높아졌고 국제 정세를 내다보는 국민들의 인식 또한 보다 정확하고 예리해졌다는 점이다.

과거나 오늘날이나 변함없이 전 세계 모든 나라들은 다른 나라와 첨예한 외교 분쟁 사안이나 경제적 다툼이 있을 때면 예외 없이 자국의 이익을 우선시 하고 있다. 정치인들도 정쟁을 멈추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점에서는 언론도 예외는 아니다. 굳이 통제 사회인 중국, 러시아, 북한 언론을 예로 들지 않고 미국, 일본의 경우를 봐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과연 우리나라 정치인과 언론은 어떠한가.

다음은 20여 년 전, 북한과의 경제협력이 막 태동하기 시작할 무렵 한 경제신문 기자의 특종 기사에 얽힌 에피소드다.

1992년 7월초 어느 날 종합상사 (주)대우 홍보팀장인 필자에게 특별 지시가 떨어졌다. ‘쇼룸을 전면 개편하라’는 명령이었다. (대우그룹 본사인 서울역 앞 대우센터빌딩에는 거의 매일 바이어, 정부 고위관리 등 외국손님들이 방문한다. 특히 대우를 처음 방문하는 외국 VIP들 대부분이 반드시 거치는 코스가 바로 대우그룹에서 생산하거나 수출하는 제품을 전시하는 쇼룸이었다) 기한은 1주일. 홍보팀에서 쇼룸을 관리한 이래 이런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도대체 누가 방문하기에 특별 지시가 내려진 걸까?

부랴부랴 100여개 상품별 무역 부서와 20여개 계열사 홍보팀에 연락해 전시 제품을 최신형으로 교체하고 인테리어와 벽지 등 외관 개보수를 위해 동분서주했다. 그러던 어느 날. 평소 친하게 지내던 모 경제신문 출입기자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북한의 고위 인사가 조만간 서울을 방문한다는데 혹시 아십니까?” (그 해 초, 김우중 회장 일행이 역사적인 평양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이후 남북경협 창구가 자연히 대우그룹으로 정해진 터라 기자도 대우에 확인 요청을 했으리라) 순간 필자는 쇼룸 전면 개편 소동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짐작했다. 그러나 전혀 내색하지 않고 홍보 교과서에서 배운 대로 “금시초문입니다. 혹시 모르니 관련 부서에 알아보고 알려드리지요”라고 말하며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

눈빛으로 통한 특종 기사

즉시 상부에 보고했다. 빙고! 내 추측이 맞았다. 1월말 김우중 회장이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와 발표한 남북경협 사업의 구체적 진행을 위해 경협의 북한측 최고책임자가 일주일간 남한을 방문할 예정이었다. 영광(?)스럽게도 홍보팀 관할의 대우센터 쇼룸도 방문 코스에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같은 사실은 정부에서 공식 발표하기 전까지 절대 함구하라는 지시도 함께였다. 내부 직원에게조차 말하지 못했을 정도이니 아무리 친한 출입기자라도 속 시원히 털어놓을 수 없었다. 이후 다른 언론에서도 비슷한 질문을 해왔고, 그 때마다 필자를 포함한 홍보실 임직원들은 간신히 ‘모르쇠’ 시늉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오후였다. 7월 중순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장마철이라 비가 오락가락 했는데 그날 따라 점심시간을 지나면서 장대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두 시경쯤 됐을 때. 처음 질문을 해온 경제신문 기자가 사전 예고도 없이 불쑥 홍보팀 사무실로 들어섰다. (보통은 기자실에 있다가 전화를 걸고 홍보팀으로 오는 것이 관례임) 그런데 옷 매무새가 이상했다. 머리는 물론 와이셔츠가 온통 비에 젖은 것이 아닌가. 평상시 좀처럼 흥분하지 않는 차분한 성품의 소유자임을 감안하면 중대한 용무임에 틀림없었다.

이번에도 필자의 짐작이 들어맞았다. 기자는 방한하는 북한측 고위 인사의 이름과 남한 체류 일정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다. 이번 남한 방문의 주요 일정이 대우그룹 계열사 공장 방문 등 대우와 관련이 있다고 들었는데 이를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기자로 보면 실로 ‘대특종’ 사안이었다.

보통 그 정도 취재했으면 확인 없이 그냥 보도하곤 한다. 그런데 기자는 필자의 곤란한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출입기자의 당연한 권리를 홍보맨에게 요구한 것이었다. 그렇다고 정확한 사실을 알고 물어보는데 아니라고 할 수도 없고, 며칠 후면 공개될 사실을 모른다고 잡아떼기도 힘들고. 냉방 시설이 잘 돼 있는 사무실에서 필자는 땀을 흘릴 지경이었다.

그때 필자의 머리 속을 섬광처럼 흐르는 아이디어가 있었다. ‘그래, 말은 못해도 눈빛으로 전달하자. 텔레파시는 아니더라도 눈 대화라는 것이 있지 않은가.’ 이후 필자의 눈빛을 읽었는지 기자는 더 이상 확인 요청을 하지 않고 신문사로 돌아갔다.

초조한 며칠이 흘렀다. 그런데 웬일인가? 아직도 그 신문에는 1면 특종기사가 보이지 않았다. 결국 ‘북한의 김달현 정무원 부총리 겸 대외경제위원장 일행의 방한’에 대한 정부의 공식 발표가 있었고 모든 언론들이 일제히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아, 내 눈빛 대화가 실패했구나. 그 기자는 나를 얼마나 원망하고 있을까?’ 내심 실망과 걱정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워낙 마음 좋은 사람인지라 이후에도 별 내색 하지 않았고 그 사건은 어느덧 기억 속에서 사라졌다.

10년쯤 지난 어느 날. 이후에도 계속 친분을 유지해온 그 기자와 소주 한 잔 하고 있을 때였다. 우연히 화제가 당시로 돌아갔다. ‘그 때 도와주지 못해서 정말 미안했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건넸다. 이젠 어엿이 모 취재부서의 데스크가 된 그 기자의 답변은 필자를 기쁘게 했지만 한편으로는 허탈하게 만들었다.

“나는 당시 문 팀장의 눈빛을 분명히 읽었다. 덕분에 오보일까봐 불안해 하는 데스크를 설득해 1면 특종 기사를 당당히 올렸다. 그러나 최종 인쇄 직전에 정부 측으로부터 협조 연락을 받은 신문사 최고위층의 간곡한 부탁(?)으로 그 기사는 출고되지 못했다. 대신 신문사로부터 내부 특종상과 거액의 상금을 받았다. 이제 와서 이야기지만 그 때 당신의 눈빛 대화에 감사드린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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