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개발도 AI에 맡겨? 15년 걸리던 것 7년만에 '뚝딱'
신약 개발도 AI에 맡겨? 15년 걸리던 것 7년만에 '뚝딱'
  • 한경석 기자
  • 승인 2019.07.26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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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일동제약·SK바이오팜 등 AI 기반 신약개발 플랫폼 구축 박차
대웅제약 생명과학연구소 연구원들이 신약개발을 위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대웅제약
대웅제약 생명과학연구소 연구원들이 신약개발을 위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대웅제약>

[인사이트코리아=한경석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첨단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신약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25일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주한영국대사관과 공동으로 빅데이터와 AI를 통한 신약개발 가속화 방안을 제시해 주목을 끌었다. 특히 이날 행사는 지난 6월 아스트라제네카가 한국 정부의 바이오헬스 산업 혁신 전략에 동참한다는 취지로 발표한 5년간 투자 협력 활동의 하나로 마련돼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이날 아스트라제네카 R&D 부문에서 의료정보학을 총괄하는 미샬 파텔 박사(Dr. Mishal Patel)가 연사로 나서 "아스트라제네카는 이미 R&D 전 과정에 AI를 적극 도입해 빅데이터 분석과 해석에 활용하고 있다"며 다양한 사례를 소개했다.

세계는 이미 AI를 활용한 신약개발에 한창이다. 이런 추세에 발맞춰 우리 정부도 앞으로 3년간 258억원을 투자해 AI 신약개발 플랫폼 구축 사업을 시작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보건복지부는 지난 6월 'AI 활용 신약개발 플랫폼 구축 프로젝트'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역시 지난 5월 신약개발을 위한 빅데이터 공유 등 AI 인프라 구축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공동 연구에 나섰다.

15년 걸리던 신약개발 기간, AI 통해 절반 이상 단축 가능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자료를 보면 5000~1만여 개 신약 후보물질 가운데 전 임상시험에 들어가는 물질 10~250개를 선정하는데 평균 5년이 소요된다. 전 임상시험 과정을 통해 임상시험에 들어갈 물질을 9정 정도로 추리는데 약 2년이 추가로 걸린다. 여기에 의미 있는 물질 1개를 발견하고자 1상·2상·3상 시험을 거치는데 약 6년,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신약 판매 허가를 받는데 평균 약 2년이 소요돼 총 15년이 걸린다.

연구개발에 드는 비용도 천문학적이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자료에 의하면 미국 제약사들은 지난 15년간 신약 개발에 약 520조원을 투입했다. 이는 항공산업의 5배, 컴퓨터산업의 2.5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미국은 천문학적인 금액을 신약개발에 쏟아 붓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지난해 기준으로 제약산업계 R&D 투자 대비 정부 지원은 미국(37%), 일본(19%)에 비해 매우 낮은 8%에 그쳤다. 

AI 신약개발 플랫폼을 구축하면 기존 신약개발에 투입된 1조원 이상의 R&D 비용과 평균 15년에 달하는 상업화 기간을 7년 이하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AI가 데이터를 통합해 빅데이터를 형성해 가장 빠른 신약개발 방법을 제안하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연구개발을 통해 축적된 약물 데이터와 병원 임상 기록 등 신약개발에 필요한 자료를 대거 보유하고 있어 유리한 편이다. 

지난 25일 서울시 강남구에 있는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는 한국아스트라제네카·주한영국대사관이 공동으로 주최한 ‘신약개발의 가속화를 위한 의료 데이터 및 진보된 분석의 활용’에 대한 심포지엄이 열렸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
지난 25일 서울시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한국아스트라제네카·주한영국대사관이 공동 주최한 ‘신약개발의 가속화를 위한 의료 데이터와 진보된 분석의 활용’ 심포지엄이 열렸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

일반적으로 제약사에서 연구개발을 시작하면 연구 대상 질병을 특정하고 관련 논문 400~500개를 필터링한다. 이 과정에서 AI는 한번에 100만 건 이상의 논문 탐색이 가능해 연구자 수십 명이 1~5년간 할 일을 하루 만에 끝낼 수 있다. 더불어 신약 연구개발 과정 중 AI가 화합물 구조 정보와 생체 내 단백질 결합능력을 계산해 신약 후보 물질 모델을 먼저 제시할 수 있으며 병원 진료 기록을 토대로 연구하고 있는 질병과 관련성이 높은 임상 대상 환자군을 찾을 수 있다. 또 유전체 변이와 약물의 상호작용을 예측해 신약 설계나 맞춤형 약물의 개발단계에서의 시행착오도 현저하게 줄일 수 있다.

대웅제약·일동제약·SK바이오팜 등 AI 기반 신약개발 선도

국내 제약업계에서는 대웅제약이 AI를 통한 신약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2014년부터 AI를 기반으로 한 신약 개발 연구를 진행해 왔다. 특히 최고 수준의 유전체 변이 분석을 통한 맞춤형 항암제 처방 기술과 더불어 유전체 빅데이터를 활용한 신약 개발을 위한 인공지능 시스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헬스케어 인공지능 분야의 핵심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UNIST(울산과학기술원)와의 협업을 통해 기존 신약 개발 인공지능 시스템을 고도화하기 위한 협업 연구도 한창이다. 대웅제약은 인공지능 관련 연구의 가속화를 위해 올 초 인공지능개발팀을 신설하고 AI를 활용한 국제적 경쟁력 확보를 위한 본격적인 R&D 투자에 나섰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전통적인 신약 개발 연구 분야에서는 다국적 제약회사와 비교해 경쟁력을 갖기 힘들지만 AI 기술 접목을 통한 첨단 신약 개발 분야에서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대웅제약은 신약뿐 아니라 헬스케어 전반에 걸쳐 AI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AI를 활용한 신약 개발 플랫폼에는 빅데이터 확보가 필수인 만큼 국내 제약사 매출 1위인 유한양행도 가만히 있을리 없다. 유한양행은 중앙대와 대구경북첨복재단에 화합물 라이브러리를 제공하는 등 신약개발을 위한 빅데이터 확보에 힘쓰고 있다.

일동제약은 지난해 9월부터 약물 구조와 활성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양한 AI 활성 예측모델을 보유한 국내 기업 심플렉스(CIMPLRX)와 협력하고 있다. 일동제약은 이와 관련해 "심플렉스의 AI를 활용해 후보 물질 발굴을 진행한 결과 회사가 자체 보유 데이터를 활용한 고속대량약물검색(HTS) 시스템보다 정확도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SK바이오팜은 지난 4월 AI 기반 신약개발 회사 투자아(twoXAR)와 비소세포폐암(NSCLC, Non-small cell lung cancer) 치료 혁신 신약 개발을 위한 공동 연구 계약을 체결했다. 투자아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AI 기반 플랫폼 보유 회사다. SK바이오팜은 이미 지난해 AI 약물설계 플랫폼을 구축했다. 투자아와의 계약에 따라 양사는 AI기술을 활용해 폐암 치료 가능성이 높은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최적화 작업, 약효와 안전성 검증을 진행한다. 이와 관련해 맹철영 SK바이오팜 항암연구소장은 “AI 기반 기술을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데 새롭고 효율적인 방법을 활용 중”이라며 “SK바이오팜과 투자아의 AI기술과 연구역량이 결합하면 이전보다 신약 후보물질 발굴과 개발에 걸리는 시간이 단축될 것”이라고 밝혔다.

JW중외제약 자회사 C&C신약연구소도 300종이 넘는 암 세포주, 조직, 유전자 정보 등 데이터를 축적한 빅데이터 플랫폼 ‘클로버’를 보유 중이다. JW중외제약은 지금까지 클로버를 활용해 신약 후보 물질 9종을 발굴했으며 이 가운데 3개는 임상 단계 중이다. R&D투자 비율이 높은 것으로 유명한 종근당도 "신약개발을 위한 AI 시스템 도입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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