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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메리츠금융, 재개발 사업서 100억대 부당이득 의혹
[단독] 메리츠금융, 재개발 사업서 100억대 부당이득 의혹
  • 이일호 기자
  • 승인 2019.07.23 15: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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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신공항상가조합, 메리츠증권·화재·캐피탈 3사 상대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 제기
메리츠금융 계열사인 메리츠종금증권·메리츠화재·메리츠캐피탈 등 3사가 100억대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한꺼번에 피소됐다.

[인사이트코리아=이일호 기자] 메리츠금융그룹 계열사인 메리츠종금증권·메리츠화재·메리츠캐피탈 등 3사가 100억대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한꺼번에 피소됐다. 최근 이들 회사 실적 향상의 ‘1등 공신’이었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 것이다.

인천광역시 중구 소재 메가스타영종 오피스텔의 토지 소유자였던 신공항상가조합은 지난 3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메리츠금융 3사를 상대로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조합 등에 따르면 메리츠 3사는 재개발 사업에 대출을 해주고 각종 명목으로 총 100억원대 수수료를 받았는데, 이는 대출이자보다도 2배가량 많은 액수다. 조합은 이들이 대출 없이는 사업을 벌일 수 없는 시행사의 열악한 지위를 악용해 이른바 ‘꺾기’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이 소송은 법원의 1심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인천광역시 중구 소재 메가스타영종 건물.<현대건설>

이번 사건의 발단이 된 곳은 인천시 중구 운서역 인근에 있는 ‘메가스타영종’이다. 메가스타영종은 인천공항 제2청사 개발이 시작되면서 역세권 약 1만2200㎡(3700평) 규모 토지에 오피스텔과 호텔을 세우는 재개발 사업이다.

2009년 당시 토지를 소유했던 사람들은 조합을 만든 뒤 시행사 유월드와 협약을 맺었다. 사업부지를 내주고 추후 오피스텔을 대물로 받기로 한 게 협약의 주된 골자로, 대지 10평당 30평에 해당하는 상가 한 채를 받기로 한 약정이었다. 2014년 시행사는 교보증권과 금융자문계약을 체결하고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받기로 했다.

문제는 메리츠금융 3사가 대주단으로 참여하면서부터 불거졌다. 2015년 메리츠 3사는 교보증권 주선 아래 시행사 유월드에 총 1430억원을 대출(대출이자 연 5.5%)해줬는데, 이 과정에서 대출이자 외에도 각종 명목으로 수수료를 챙겼다는 게 조합원들의 주장이다.

메리츠 3사가 3년간 대출을 통해 거둔 이자 수익은 총 63억원(3년 고정금리, 연 5.5%)이다. 그런데 이외에 각종 수수료 명목으로 거둔 수익만 대출원금의 7.3%인 104억원에 달한다. 자금 조달에 따른 이자보다 수수료를 2배 가까이 더 가져간 것이다.

이에 따른 피해는 오피스텔을 받기로 한 신공항상가조합 조합원들에게 전가됐다. 당초 대지 10평 당 30평짜리 오피스텔을 대물로 받기로 했으나 4평이 빠진 26평으로 쪼그라 든 것이다.

조합 측 관계자는 “메리츠는 대출을 받지 않으면 공사가 안 되는 상황을 악용해 우리가 동의하지 않은 계약을 맺고 억울하게 돈을 지출하게 했다”며 “메리츠라는 대형 금융사가 과도하게 수수료를 가져가면서 조합원들이 피해를 본 데 대해 소송을 걸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메리츠 3사가 시행사로부터 받은 수수료 항목은 총 네 가지로 ▲금융자문계약수수료 ▲대출취급수수료 ▲후취수수료 ▲미분양담보대출확약수수료(이하 미담대출확약수수료) 등이다. 이 가운데 미담대출확약수수료가 총 42억9000만원으로 가장 많고, 금융자문계약수수료 36억9655만원, 대출취급수수료 14억3000만원, 후취수수료 10억1000만원 등이다.

동종 업계에서도 메리츠3사의 부동산 PF 수수료가 과도하다는 시각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미담대출확약의 경우 미분양 물건을 담보로 하기 때문에 리스크가 커서 수수료가 높은 편”이라며 “그럼에도 PF대출 시 수수료와 이자를 합쳐 원금의 13%를 받는 것은 과도한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대출 한 번에 계약은 두 번…수수료 중복 지출

자금 조달을 해준 메리츠 3사는 어떻게 이자보다도 많은 수수료를 받을 수 있었을까. 이에 대해 원고인 신공항상가조합 측은 대출을 받지 않으면 애초에 사업을 시작할 수 없는 부득이한 상황을 메리츠 측이 악용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래픽=이일호>

실제로 시행사인 유월드와 메리츠 3사가 맺은 계약 내용을 보면 일반 상식과는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 대표적인 게 금융자문계약으로 이번 건에서는 한 번 받는 대출에 두 번이나 계약을 맺어 시행사는 불필요하게 수수료를 한 번 더 지출하게 됐다.

2014년 유월드는 자금조달을 위해 교보증권과 1% 수수료로 금융자문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2015년 메리츠종금증권이 대주단으로 참여하면서 ‘사업 및 대출약정’과는 별개로 금융자문계약을 또 맺었다. 이 과정에서 메리츠종금증권은 원금의 2%에 해당하는 수수료를 챙겼다. 정작 대출은 한 건 이뤄졌는데 계약이 두 번 진행됐고, 이 과정에서 수수료 또한 두 번 지출된 것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사업 과정에서 PF를 하게 되면 금융자문수수료가 발생하고 실제로 대출이 되면 취급수수료를 받는 게 일반적인데, 이번 PF는 이와는 다르게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며 “시행사가 교보증권과 금융자문 약정을 맺고 자문수수료를 지급했음에도 메리츠종금에 별도의 금융자문수수료를 건넨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이 금융자문계약에 따른 자문행위를 했는지도 의문이다. 자금 주선의 주체는 교보증권 쪽이며 메리츠 측은 교보증권의 주선에 따라 대주단으로 들어온 것으로, 메리츠는 실제 금융자문 업무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 조합원들의 주장이다.

원고 측 법률 대리인 법무법인 성현의 최재웅 변호사는 “피고인 메리츠 3사는 메리츠종금증권이 메리츠화재와 캐피탈을 소개해 자금을 조달했다고 하지만 이들은 교보증권 주선에 따라 대주단에 참여했을 뿐”이라며 “사업비 대출을 위해 대주단을 주선하거나 모집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를 뿐만 아니라 별다른 자문 업무도 하지 않았다”며 수수료 지급은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대출과 별개로 이뤄진 대출취급수수료와 후취수수료도 쟁점이다. 우선 시행사가 지급한 대출취급수수료(대출원금의 1%)의 경우 조합 측은 자신들과 협의해 별도의 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시행사와 계약을 맺었다고 보고 있다. 또 계약상 ‘대출취급수수료는 어떠한 사유로도 반환받을 수 없다’고 명시한 부분도 조합에 일방적으로 불리한 조항이란 주장이다.

시행사는 또한 메리츠 3사에 2017년 대출원금의 0.7%에 해당하는 후취수수료를 지급했다. 65억원의 사업 운영자금을 타 금융사로부터 받는 과정에서 이뤄진 계약에 따른 수수료 지급이다. 조합 측은 이 계약에 앞서 필수적으로 조합의 동의를 받아야 함에도 그렇지 않은 이면계약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미담대출확약 맺고도 정작 미분양나니 ‘나몰라라’

미분양담보대출확약도 문제다. 정작 계약은 맺어졌는데 실제 미분양이 발생했음에도 대출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분양담보대출확약은 건물을 지은 뒤 미분양이 발생하면 보증액만큼 사업자에게 대출을 해주고 대신 채무를 짊어지는 형태의 계약이다.

시행사 유월드는 메리츠종금증권·캐피탈과 2015년 이 확약을 맺으면서 대출원금(총 1430억원)의 3%인 42억9000만원의 수수료를 지급했다. 미분양 발생 시 개발사업 대출원금 중 미상환금액에 대해 12%의 금리와 1%의 취급수수료로 대출해주는 게 양자 간 계약의 주된 내용이었다. 이후 오피스텔 미분양으로 대출잔금과 공사비, 대출금 지급미이행이 발생했다.

서울 여의도 메리츠금융 본사.<인사이트코리아>

그럼에도 정작 메리츠는 약정된 대출금을 지급하는 걸 거부했다. ‘선행조건이 갖춰지지 않았다’는 게 이유였다. 당장 미분양으로 대출잔금을 지급하지 못해 건물을 넘겨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된 시행사는 메리츠가 아닌 다른 금융사에서 대출을 받으며 비용을 더 쓰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법무법인 성현의 최재웅 변호사는 “메리츠가 선행조건을 들어 확약을 어기고 대출을 해주지 않은 것은 결국 애초부터 대출을 해주지 않고 수수료만 챙기려는 의사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라며 “이런 식으로 미담대출을 해주지 않는다면 미분양 건에 대해 대출이 이뤄지는 것은 사실상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 변호사는 “이번 사건은 재개발 사업에서 돈을 대주는 지위에 있는 대주단이 돈이 없으면 사업을 못 하는 조합원들에 대해 우월한 지위를 악용해 사업비를 대출함에 있어 각종 부당한 명목으로 수수료를 지급하도록 한 것”이라며 “이같은 불공정거래행위로 사업수지가 악화됐고, 그 피해는 조합원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갔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메리츠의 부동산 PF 대출 과정에서 과도하게 수수료를 받은 것은 일종의 ‘변형된 꺾기’ 형태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상가조합 관계자도 “메리츠 3사의 수수료로 인해 조합 측에 추가 비용이 발생했고 그로 인해 조합원들은 정당하게 받아야 할 권리를 제대로 못 받고 비용을 추가로 낸 것”이라며 “이런 관행을 이번 기회로 없애야 하며, 올바른 공정거래와 금융거래가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취지에서 소송을 냈다”고 밝혔다.

한편 본지는 메리츠종금증권 측에 이번 소송과 관련해 입장을 들으려 했지만 메리츠 측은 “소송이 막 시작된 건이라 별다르게 할 말이 없다”라고만 답변했다.

 

atom@insight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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