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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이 구상하는 日 '경제보복' 대응 시나리오는?
이재용 부회장이 구상하는 日 '경제보복' 대응 시나리오는?
  • 이경원 기자
  • 승인 2019.07.15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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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상황 대비”...부품서 세트까지 전사적 '비상경영 체제' 가동

 

지난 12일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한 방안 마련을 위한 출장을 마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이경원 기자] 삼성전자가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하면서 경제계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주문한 ‘컨틴전시 플랜’에 따라 부품에서 세트사업까지 확대해 일본 수출 규제 장기화에 대비할 전망이다.

 일본 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이재용 부회장이 하루만인 지난 13일 긴급 사장단 회의를 열고 ‘컨틴전시 플랜(비상경영 대책)’을 마련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부문 사장들과 긴급 회의를 가졌다. 이날 회의에는 김기남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부회장, 진교영 메모리사업부 사장,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강인엽 시스템LSI사업부장 등이 참석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7일 긴급히 일본 출장길에 올라 5박6일간 일본의 반도체 수출 규제와 관련해 돌파구를 찾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재계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발 벗고 나선 것에 대해 삼성전자의 절박함이 반영됐으며 그룹 총수로서 난관을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평가했다. 더불어 이 부회장이 우회 수입 등의 방법을 찾아보고 있다는 추측이 나왔지만 사실상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업계 관계자는 “정치로 인해 일어난 경제보복에서 기업이 내놓을 수 있는 대안은 없다고 본다”며 “우회 수입 등의 방법도 일본 정부의 수출 통관 규제에서 벗어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의 해결책을 찾기는 어려운 상황인 만큼 이번 회의는 현지 상황에 대한 위기의식을 바탕으로 미래를 대비하자는 차원에서 열린 것으로 파악된다.

일각에서 이재용 부회장이 수출 규제 핵심 소재들에 대한 긴급 물량을 직접 확보해 왔다는 추측이 나오는 것에 대해 삼성전자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 부회장이 일본에서 현지 분위기를 파악하고 관계자들을 만나는 동안 삼성전자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각 사업부에서 최대한 물량 확보에 주력한 것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이번 회의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이 사장단과 현지 상황을 공유하고, 사업부문별로 수급 현황 등에 대해 보고 받았을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 따르면 이날 회의는 그 어느 때보다 오랜 시간, 긴박하게 진행됐다는 후문이다.

스마트폰·TV 등 ‘시나리오별 대응책’ 마련 주문

다만 이날 이 부회장은 사태 장기화에 철저히 대비할 것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이 추가 수출 규제에 나설 경우 현재 반도체, 디스플레이 소재 등에서 스마트폰이나 TV 등 세트 제품으로 피해가 확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내달 일본이 수출을 우대해주는 ‘화이트국가’에서 한국을 배제할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현지 분위기를 체감한 이 부회장의 심각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은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사장단에 ‘시나리오별 대응책’을 마련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사업은 크게 세트사업과 부품사업으로 구분된다. 세트사업에서는 TV를 비롯해 모니터, 냉장고, 세탁기 등을 생산·판매하는 CE 부문과 스마트폰 등 HHP, 네트워크시스템, 컴퓨터 등을 생산·판매하는 IM 부문이 포함된다. 부품사업의 경우 DRAM, NAND Flash, 모바일AP 등의 제품을 생산·판매하고 있는 반도체 사업과 TV·모니터·노트북 PC·모바일용 등 TFT-LCD 및 OLED 디스플레이 패널을 생산·판매하고 있는 DP 사업의 DS 부문이 해당된다. 수출 제재가 확대될 경우 전 사업부문에 걸쳐 비상이 걸리게 되는 셈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 부품을 대상으로 이뤄지고 있는 수출 규제가 세트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미래에 대비하기 위한 차원에서 (사장단 회의가) 열린 것으로 파악된다”며 “거래선 다변화, 소재 국산화 육성 방안들을 검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