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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트롬 건조기 대책, 소비자 분노만 키웠다
LG전자 트롬 건조기 대책, 소비자 분노만 키웠다
  • 이경원 기자
  • 승인 2019.07.11 10:46
  • 댓글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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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무상 서비스' 내놨으나 반응 싸늘...“결함 논란 잠재우려는 땜질식 처방”
LG전자 의류건조기 작동원리 개념도.<LG전자>

[인사이트코리아=이경원 기자] LG전자의 ‘LG 트롬 건조기’ 결함 논란에 대한 비판 여론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LG전자는 ‘10년 무상 서비스’를 대책으로 내놨지만 문제 해결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아닌 땜질식 처방이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발생한 LG 트롬 건조기 자동세척 콘덴서 결함 이슈와 관련해 “자동세척 콘덴서(응축기) 10년 무상보증”을 지난 9일 대안으로 내놨다. LG 트롬 건조기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소비자들의 모임인 ‘엘지건조기 자동콘덴서 문제점’ 밴드가 개설된 지 10일 만에 회사측이 공식 입장을 발표한 것이다.

LG전자는 공식 입장문에서 “최근 일부 고객들께서 우려하시는 상황에 대해 고객의 입장에서 고민했다”며 “고객들께서 안심하고 사용하실 수 있도록 자동세척 콘덴서에 대해 제품 구입 후 10년간 무상으로 보증하겠다”고 밝혔다.

LG전자의 공식 입장에 대해 소비자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LG전자 발표 후 해당 밴드에 올라온 글들을 살펴보면 LG전자가 내놓은 ‘10년 무상보증’ 대책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소비자들이 가장 분노하고 있는 부분은 LG전자가 콘덴서의 자동 세척 기능에 결함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해당 피해를 주장하고 있는 소비자들은 건조기 사용 때 악취가 발생하고, 건조시간이 늘어나는 등의 부작용이 실제로 발생하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LG전자는 “콘덴서에 일정 수준의 먼지가 있더라도 의류 건조기의 성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는 점을 강조하고 “그러나 불편을 느끼는 고객의 경우 무상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건조기 성능에 문제가 없기 때문에 자동 세척 기능의 결함이라고 보지 않는다는 얘기이며, 이것이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환불이나 보상을 해주지 않는 이유다. ‘극히 일부’ 소비자에 한해서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도 소비자들의 분노를 부추기고 있다.

밴드에서 한 소비자는 “여기 올라온 수천 건의 영상들이 소수의 불편함이고 다 허위란 말이냐”며 “결함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땜질식 처방”이라고 지적했다. 10년 무상 AS는 현재 발생하고 있는 피해 사례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콘덴서의 자동세척 기능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고지하지 않고 광고에만 치중했다는 점도 소비자들이 분개하는 이유 중 하나다. 실제로 LG전자 홈페이지 제품 상세페이지에는 ‘모든 건조 코스에서 콘덴서 자동세척이 이루어진다’라고 명시돼 있다. LG의 설명대로 콘덴서에 먼지가 어느정도는 낄 수 있다거나 건조기 내부에 응축수가 고일 수 있다는 점 등에 대한 안내는 어디에도 없다.

한 소비자는 “허위광고가 있었음에도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자동세척 콘덴서에 대한 10년 무상보증 서비스를 준비했다’면서 소비자 비판 여론을 빠르게 덮으려고만 하고 있다”며 “소비자를 우롱하는 교묘한 꼼수”라고 말했다.

응축수 오염에 대한 언급은 없어

LG전자의 입장문에는 소비자들이 콘덴서 먼지와 함께 문제를 제기한 응축수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소비자들은 콘덴서에서 응축된 물인 응축수가 건조기 내부에 고이면서 오염돼 악취를 유발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이 올린 사진을 보면 응축수가 건조기 내부에 고여 곰팡이가 피어있는 모습이 보인다.

이들은 이런 피해 사례가 콘덴서 자동세척 기능의 결함에서 비롯된 것으로 판단해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LG전자 건조기의 경우 자동세척 구조로 돼 있어 이런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할 경우 전문 수리기사가 방문해 분해한 후 수리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자동세척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한다고 믿고 구매한 소비자로서는 그런 번거로움을 감수하면서 건조기를 사용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들이 한 목소리로 ‘리콜’을 요구하는 이유다.

밴드에서 한 소비자는 “가습기 살균제 파동 때 가습기 내부 물의 오염이 세균과 공기오염 등으로 이어진 사례처럼 실내 가전의 공기오염 여부는 소비자에게 매우 중요한 정보”라며 “먼지와 각종 세균들에 대한 우려를 덜기 위해 비싼 돈 주고 샀는데 곰팡이가 득실거린다면 왜 사용해야 하냐”고 토로했다. 

LG 트롬 건조기 사용자가 올린
건조기 내부 모습.
응축수가 고인 물에
곰팡이가 피어있다.
<엘지건조기 자동콘덴서
문제점 밴드 캡처>

응축수에 대한 질문에 회사측은 “응축수에 불편함을 제기하는 고객의 경우 수리기사 방문 후 직접 어떤 상황인지 확인해 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소비자들은 ‘콘덴서 10년 무상보증’이 실질적으로 이뤄질지에 대해서도 의심하고 있다.

앞서 AS를 받은 소비자들 중에는 먼지의 양에 따라 세척 여부를 결정하는 등 기사의 재량에 따라 서비스가 이뤄진다는 제보도 올라오고 있다. <인사이트코리아>가 LG전자 측에 확인한 결과 “‘소비자가 불편함을 느끼는 경우’라면 먼지 양 등에 상관없이 세척과 파손, 불량에 대한 무상 보증이 이뤄진다”고 밝혔다.

또한 10년간 AS를 받을 경우 매번 제품을 분해해야 한다는 점도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콘덴서 세척을 위해 지속해서 건조기 내부를 분해할 경우 성능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분해에 걸리는 시간만 해도 평균적으로 1~2시간에 달해 번거롭다는 불만이 나온다. 

한 소비자는 “2시간씩 분해·청소·재조립을 버틸 수 있는건 마징가 우뢰매 같은 전설의 로봇 아니면 고장 난다”며 “10년 무상보증 의미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비자는 “조립 후 건조기가 멀쩡할까 걱정된다”면서 “결함 인정하고 환불 조치만이 답”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이슈는 LG 트롬 건조기를 사용하는 일부 소비자들이 LG전자만의 차별화된 기능으로 꼽혔던 ‘콘덴서 자동세척 시스템’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불거졌다. 이들은 지난달 30일 ‘엘지건조기 자동콘덴서 문제점’이라는 네이버 밴드를 개설해 자신이 직접 찍은 사진과 동영상을 올리면서 피해 사례를 공유하고 있다. 지난 8일에는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리콜을 요구하는 청원글도 올렸다. 10일 오후 3시 기준 밴드 가입자는 2만명을 넘어섰으며 청와대 게시판 청원글에는 참여자가 1만4000명을 넘어섰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