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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화가 정현숙ᆢ물과 소리가 빚은 영혼의 갈채
서양화가 정현숙ᆢ물과 소리가 빚은 영혼의 갈채
  • 권동철 전문위원
  • 승인 2019.07.10 15: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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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fore and After, 104×74㎝ Acrylic, crystal and Mother of Pearl on Canvas, 2018
Before and After, 104×74㎝ Acrylic, crystal and Mother of Pearl on Canvas, 2018

“생태계의 자기 조직의 역동성은 근본적으로 인간 유기체에 있어서도 같다는 것을 통찰함으로써 자연의 지혜에 대한 존경은 더욱 깊어지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의 자연환경이 살아 있을 뿐 아니라 배려하는 마음을 가졌다는 것을 우리로 하여금 깨닫지 않을 수 없게 한다.”<새로운 과학과 문명의 전환, 프리초프 카프라(Fritjof Capra)지음, 구윤서·이성범 옮김, 범양사刊>

냇물이 강가 어느 뭍에서 쏟아지는 햇살을 껴안으며 잠시 쉬어가노라. 무어라 시원(始原)에 관한 경쾌하고도 깊은 대화를 나누듯 수면은 아찔한 홀림의 에메랄드 빛깔과 약간의 위트까지, 가볍게 찰랑일 때마다 팽팽한 풍선처럼 마법의 눈부심을 허공에 던졌다. 물과 흙이 스스럼없이 껴안아 이룩한 습지사이 작은 새들이 앙증맞은 날개를 치며 호르르 날았다.

그 비행(飛行)의 긴 자국을 따라 먼 메아리같이 물안개가 춤을 추듯 드넓게 번지는 것이었다. 달콤하고 부드러운 야생과즙의 풍미와 고뇌와 격식을 존중한 소리의 빛깔이 교차하는 바이올리니스트 나단 밀스타인(Nathan Milstein)의 연주, 바흐(J.S.Bach)의 ‘바이올린 협주곡 제1번’ 선율이 어느 한 밤, 떨어지는 빗물에 젖은 여운으로 스며드는데….

71×107㎝, 2019
71×107㎝, 2019

◇자개와 크리스털 단색추상회화

시끌벅적한 세상사를 보여주는 듯, 꽉 차게 스스로 모였다 풀어지는 긴장과 이완을 통해 설명할 수 없는 문양(紋樣)들이 빛 가운에 보이다 사라진다. 그 찰나엔 그물에 걸린 보화가 휘황찬란한 빛을 뿜으며 아아 불가사의한 세계로 ‘나’를 인도하는 듯하다.

불현 듯 저 인드라의 그물(因陀羅網)이 떠오른다. 삶과 죽음 너머 영원한 진리를 꿈꾸었나. 빛 속에서 평안의 열망으로 향하는 영혼의 여정이 그득히 배어있기를 소망하나니. 자개와 크리스털을 캔버스에 붙여나간 화면은 관람시선과 빛 흐름 따라 오색찬연의 빛깔들을 쏟아냈다.

아크릴 밑 작업 외에도 자개뒷면 흰색이나 회색과 검정계통의 어두운 칼라 등 여러 색채들이 얹어지고 다시 그 앞면과 크리스털이 어우러진 발광(發光)은 그 자체로 미묘한 컬러의 향연으로 사방 공간을 퍼져나간다.

130×130㎝, 2018
130×130㎝, 2018

자개의 다양한 굵기를 이어가는 반복 작업을 통한 시각적 확장효과의 극대화와 크리스털의 조화와 대비는 새로운 기법의 독창성을 통해 환상적분위기를 연출해 낸다. 이른바 평면작업에서 보여줄 수 있는 화려한 미감의 극치다.

정현숙 작가(서양화가 정현숙,크리스털&자개 단색추상화가,Dansaek abstract art of crystal and Mother of Pearl,JEONG HYUN SOOK,정현숙 화백)는 “구스타프 클림트처럼의 아르누보(Art Nouveau)예술을 생각한다. 내가 추구하고 싶은 것은 장식성회화다. 자개와 크리스털을 통해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에서 강조되는 것은 빛과 색이다. 이는 단색추상회화의 현대성과 무관치 않다”라고 밝혔다.

 

 

 

권동철 전문위원, 미술칼럼니스트, 데일리한국 미술전문기자
권동철 전문위원, 미술칼럼니스트, 데일리한국 미술전문기자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