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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인사이트] ‘횡문근 융해증’ 사망, 법원의 이례적 판결
[보험 인사이트] ‘횡문근 융해증’ 사망, 법원의 이례적 판결
  • 한민철 기자
  • 승인 2019.07.11 17: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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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력 높았어도 물리치료가 사망 직접 원인, 보험금 지급해야"
최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피보험자가 생전 음주력이 높았더라도 사망 직전 ‘물리치료’를 받았다면 그것이 횡문근 융해증의 더욱 결정적인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한민철
최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피보험자가 생전 음주력이 높았더라도 사망 직전 ‘물리치료’를 받았다면 그것이 횡문근 융해증의 결정적인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한민철>

[인사이트코리아=한민철 기자] 보험사가 ‘횡문근 융해증’으로 사망한 피보험자에게 알코올 중독이 원인이 됐다며 일반상해사망 보험금 지급을 거부했다. 하지만 최근 법원은 피보험자가 생전 음주력이 높았더라도 사망 직전 ‘물리치료’를 받았다면 그것이 횡문근 융해증의 결정적인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남성 A씨는 지난 2005년 한 손해보험사의 보험상품에 가입했다. 이 보험상품에는 피보험자가 보험기간(2005년~2049년) 내 일반상해와 일반상해사망에 해당하는 일을 당했을 때 각각 가입금액에 상당한 보험금을 지급한다는 내용 등을 담고 있었다.

A씨는 지난 2015년 갑자기 허리에 통증을 느껴 인근 정형외과에 가서 물리치료를 받았다. 당시 의료진은 그에게 ‘요추의 염좌 및 긴장’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이는 허리 부분의 근육인대 등의 손상으로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A씨는 물리치료를 거듭해도 오히려 건강이 악화되는 증상이 이어졌다. 이에 곧바로 다른 병원으로 옮겨 검사를 받았는데, 이번에는 단순 염좌가 아닌 ‘횡문근 융해증’이라는 진단이 내려졌다.

A씨는 입원치료에 들어갔지만, 다음날 오후 사망했다. 당시 의료진은 그의 사망 원인으로 ‘횡문근 융해증에 따른 대사성 산증’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횡문근 융해증은 체내 근육의 일종인 횡문근(橫紋筋) 손상으로 근육세포 내 구성 성분들이 세포 밖과 혈액으로 배설되는 현상이다.

크게 외상성 요인과 비외상성 요인으로 나뉘는데, 일반적으로 외상성 근손상과 알코올 및 약물 남용, 간질 발작, 혼수에 의한 근육 압박 등이 흔한 원인이다. 또 혈전 및 색전에 의한 근육 혈관 폐쇄, 심한 운동과 감전, 고열, 약물 등과 같은 비외상성 원인도 있다.

A씨 유족은 2005년 사망자가 가입한 보험계약 중 일반상해사망에 대한 보험금을 청구했다. 약관상 일반상해사망은 피보험자가 급격하고도 우연한 외래의 사고로 신체에 상해를 입고 그 직접적 결과로서 1년 이내 사망했을 때 관련 보험금 지급이 가능하다.

A씨 유족은 그가 허리통증을 치료하기 위해 병원에서 물리치료를 받던 중 열치료 및 전기치료 영향으로 횡문근 융해증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그로 인한 합병증인 급성신부전과 대사성 산증으로 사망에 이르게 된 만큼, 우연하고도 급격한 외래의 사고로 사망해 일반상해사망 보험금 지급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손해보험사는 보상심사를 한 뒤 유족들의 보험금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했다. 손해보험사는 A씨에게 발병한 횡문근 융해증이 사실은 그가 받았던 열치료 등의 물리치료가 아닌 그의 생전 ‘음주 습관’에서 비롯됐다는 주장을 펼쳤다. 알코올 남용도 횡문근 융해증의 주요 원인인 만큼, 평소 술을 자주 마시던 A씨의 음주력이 해당 질병을 일으켰다는 설명이었다. 

A씨 유족들은 손해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거절 사유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보험사를 상대로 보험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달 말 이 사건 재판을 맡았던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이 손해보험사의 ‘음주 습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A씨 유족 손을 들어줬다.

"생전 음주 많은 것 사실이지만 사망 원인은 ‘고열’의 물리치료"

이 사건 재판부로부터 감정인으로 지정받은 정형외과 전문의는 A씨의 횡문근 융해증이 그의 생전 음주력 및 간질환 등의 동반과 연관성이 높다는 소견을 밝혔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이 소견만으로는 A씨의 횡문근 융해증과 음주력의 인과관계를 살펴보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A씨의 횡문근 융해증의 원인을 음주력뿐만 아니라, A씨 유족들의 주장처럼 그가 허리통증을 느끼고 나서부터 받았던 물리치료로 인한 것인지도 따져볼 필요가 있었다.

A씨는 당시 허리통증을 느끼며 정형외과에서 심층열 치료와 표층열 치료를 각각 10회 가량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서 심층열 치료란 전자기 에너지 또는 초음파가 근육과 조직들을 통과해 열을 발생시키는 것이다. 심층열은 피하 근육 3.5~8㎝ 깊이까지 도달해 피하 8㎝ 깊이에서 4~5도 조직온도 상승을 유발한다. 특히 골근육 경계면에서 음파 흡수가 커져 46도까지 조직온도 상승을 유발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횡문근 융해증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알코올 남용인 것은 맞지만, 비외상성 발병 원인 중 하나가 ‘고열’이었다. A씨에게 행해졌던 물리치료는 고열이 지나칠 정도로 근육세포를 압박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재판부는 “A씨에게 온열치료의 영향은 전혀 없이 평소의 누적된 음주의 영향만으로 갑자기 횡문근 융해증이 발생했으리라 추단하기 어렵다”며 “A씨가 요추부치료를 시작한 이후에도 평소와 같이 음주를 지속했다는 점을 인정할만한 증거도 없다”고 밝혔다. 의료진 역시 ‘허리통증으로 정형외과 치료 과정 중 횡문근융해증이 발병했고, 그로 인해 신장 기능이 저하되면서 대사성 산증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한다’는 소견을 냈다. 요추의 염좌 및 긴장을 치료하기 위한 온열치료와 횡문근 융해증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를 음주력보다 더욱 신뢰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었다.

kawskhan@insight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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