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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vs 현대ENG, 고척4구역 시공권 선정 '화장품 뇌물' 파문
대우건설 vs 현대ENG, 고척4구역 시공권 선정 '화장품 뇌물' 파문
  • 도다솔 기자
  • 승인 2019.07.03 18: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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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 밴드에 사진 등 게시물 올라와...현대ENG "금품 제공한 적 없다"
고척4구역 재개발 조합 사무실.도다솔
고척4구역 재개발 조합 사무실.<도다솔>

[인사이트코리아=도다솔 기자] 서울 고척4구역 재개발 시공사 선정을 놓고 대우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화장품 뇌물' 의혹이 불거져 파문이 일고 있다.  

서울시 구로구 고척동 일대의 정비사업을 추진하는 고척4구역 재개발조합은 지난달 28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총회를 열고 대우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을 두고 조합원 투표를 실시했다.

시공사 선정은 조합 총회에서 조합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조합원 과반수 찬성으로 결정되는데, 이날 총회에는 조합원 266명 중 246명이 참여해 대우건설 126표, 현대엔지니어링 120표를 얻어 과반을 얻은 대우건설이 시공권을 따내는 듯 보였다.

그러나 투표용구 외 볼펜으로 표기된 대우건설 4표와 현대엔지니어링 2표가 무효표 처리 되면서 시공사 선정 안건은 부결 처리됐다. 대우건설은 투표 전 볼펜으로 표기한 것도 유효표로 인정하기로 사전 협의를 했다고 공식입장문을 통해 밝혔다. 반면 현대엔지니어링은 투표용구 외 유효표 인정에 대해 사전 협의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볼펜 표기, 조합장 연임 투표엔 OK, 시공사 선정 투표엔 NO? 

이런 가운데 현대엔지니어링 측이 일부 조합원에게 금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일면서 고척4구역 시공권 다툼은 새로운 양상을 맞고 있다. 고척4구역 조합원 밴드(BAND)에는 현대엔지니어링 측에서 받았다고 주장하는 설화수 화장품세트, SKⅡ 화장품세트, 정관장 홍삼세트 등의 게시물이 올라와 있다.

이에 대해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시공사 차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적은 절대 없다. 요즘 같은 세상에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영업팀에도 확인해 본 결과, 조합원들에게 금품을 제공한 적은 일절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투표용지의 기표가 시공사 간 구분선에 걸치지 않고 양사 중 한 시공사를 선택한 자기 의사표시가 명확하면 유효표로 인정한다는 예시표를 총회장 내 공지했다”며 “현대엔지니어링과도 투표 전 분명히 기표소 입장 전 투표용지 확인 시, 기표용구 외에 볼펜 등이 마킹된 용지를 유효표로 인정하기로 사전 합의 후 투표를 진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시공사 선정 투표에서 6표가 무효표 처리됐는데, 이날 총회 당시 안건 7개 중 조합장 연임 투표에서는 볼펜 기표된 표도 유효표 처리했다”며 “같은 총회 날, 같은 투표 원칙을 두고 치러진 선거에서 시공사 선정 투표는 무효처리, 조합장 연임 투표는 유효 처리된 것은 형평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조합원은 “이날 총회에서 볼펜으로 기표 후 투표한 한 조합원이 개표 전 ‘볼펜으로 기표했는데 괜찮느냐’고 두 시공사에 물었는데 모두 괜찮다고 대답한 것을 봤다. 그런데 개표 도중 사회자가 갑자기 ‘볼펜으로 기표한 것은 무효표 처리하겠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총회에서 투표용구 외 볼펜 표기하는 것을 사전 협의했느냐는 질문에 이 조합원은 “그 부분은 모르겠다. 선 가운데 찍으면 안 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볼펜으로 표기하면 안 된다는 얘기는 들은 적이 없다. 개표 도중 사회자가 안 된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조합장 연임 투표에서 볼펜으로 표기한 표는 유효표로 인정된 것은 사실이다. 이 투표는 무효, 저 투표는 유효 참 헷갈리게 됐다”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현재 고척4구역 재개발 조합은 총회 이후 일절 언론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언론뿐 아니라 조합원들과도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월요일부터 조합 사무실은 문이 잠긴 채 조합장을 비롯한 관계자는 출근조차 하지 않고 있다.

시공사 선정이 부결처리 되면서 조합은 재투표를 실시하겠다고 밝혔으나 아직 일정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대우건설 측은 무효화한 4표를 포함하면 126표로 과반 득표했기 때문에 시공자로 선정된 것이라며 재투표는 있을 수 없다고 주장한다. 반면 현대엔지니어링 측은 조합 의견에 따라 재투표에 응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한편 고척4구역 재개발 사업은 42,207.9㎡ 부지에 총 983세대, 지하 5층~지상 25층 아파트 10개 동과 부대복리시설을 건축하는 사업으로, 공사금액은 1964억원 규모다. 전체 983세대 중 조합 물량 266세대와 임대주택 148세대를 제외한 569세대가 일반분양 예정이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