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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4구역 시공사 선정 잡음, '볼펜 마킹' 4표의 운명은?
고척4구역 시공사 선정 잡음, '볼펜 마킹' 4표의 운명은?
  • 도다솔 기자
  • 승인 2019.07.01 18: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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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유효표 인정으로 사전 협의”...현대ENG “이미 부결된 사안, 재투표해야”
고척4구역 투시도.대우건설
고척4구역 투시도.<대우건설>

[인사이트코리아=도다솔 기자] 정비구역 지정 10년 만에 치러진 고척4구역 재개발 시공사 선정이 무효표 논란으로 잡음이 일고 있다.

지난달 28일 서울시 구로구 고척동 일대의 정비사업을 추진하는 고척4구역 재개발조합은 시공사 선정을 위한 총회를 열고 대우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을 두고 조합원 투표를 했다. 이날 총회에는 조합원 266명 중 246명이 참여했으며 대우건설은 126표, 현대엔지니어링이 120표를 얻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시공사를 선정하는 총회는 조합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조합원의 과반수 찬성으로 결정된다. 126표를 얻은 대우건설에게 재개발 시공권이 넘어가나 싶었으나 선거관리위원회의 기표용구가 아닌 볼펜으로 표시된 4표가 무효표 처리됐다.

“볼펜 표시, 사전에 합의한 것” vs “이미 부결된 사안”

정비사업 조합은 대우건설 4표와 현대엔지니어링 2표가 기표용구 외 볼펜으로 표기돼 무효라며 총회에서 시공사 선정 안건을 부결 처리했다. 이에 대해 대우건설은 투표 결과를 납득할 수 없다며 즉각 반발에 나섰다.

대우건설은 총회 사회자가 무효화한 4표를 포함하면 126표를 득표했기 때문에 대우건설이 시공자로 선정된 것이라며 투표 결과에 따라 대우건설이 시공권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총회 전 조합원들에게 투표용지의 기표가 시공사 간 구분선에 걸치지 않고 양사 중 한 시공사를 선택한 자기 의사표시가 명확하면 유효표로 인정한다는 예시표를 총회장 내 공지했다”며 “현대엔지니어링과도 기표소 입장 전 투표용지 확인 시, 기표용구 외에 볼펜 등이 마킹된 용지를 유효표로 인정하기로 사전 합의하고 투표를 진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재개발·재건축 시공사 선정 투표에서 볼펜 기표는 흔한 일이다. 선거관리위원회 규정은 절차에 도움을 받는 정도이며 보통 조합 정관이나 도정법에 따라서 하게 돼 있다. 조합원들 중 고령자가 많다보니 대선이나 총선처럼 엄격한 유·무효표 기준이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A인지 B인지 조합원의 의사표현이 확실하게 표현된 표는 유효표로 인정하고 있다. 예외로 경계선에 걸친 표는 무효로 한다는 것만 공지돼 있던 상황”이라며 “이미 볼펜 기표도 인정하기로 현대엔지니어링과 사전 협의한 부분이며 적법한 절차에 따라 투표에서 과반 득표했기 때문에 재투표는 불가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고척4구역 시공자로 선정됐음에도 무효표가 논란이 돼 안타깝다”며 “조합원들의 빠른 사업추진을 위해 하자 없이 시공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조합과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대우건설에 시공권을 넘겨줄 위기에 처했던 현대엔지니어링은 조합의 결정에 따라 재투표를 내심 기대하는 분위기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이미 총회에서 무효표로 조합이 부결을 선언한 사안으로, 재투표가 합당하다”며 “조합의 결정을 존중해 향후 일정을 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말없는 조합, 조합의 속내는?

1일 오후 방문한 고척 4구역 재개발조합 사무실의 문이 굳게 닫혀있다.도다솔
1일 오후 방문한 고척 4구역 재개발조합 사무실의 문이 굳게 닫혀 있다.<도다솔>

1일 오후 2시 무렵 기자가 방문한 고척4구역 조합사무실 문은 굳게 닫힌 채 사무실 대표번호를 비롯해 조합 관계자들과 연락이 일절 닿지 않았다.

고척4구역 조합은 총회 이후 현재까지 언론 대응을 일체 하지 않고 있다. 한 고령의 조합원은 조합사무실에 방문했다가 허탕을 치고 돌아가기도 했다.

이 조합원은 “이 다음에 어떻게 처리될 것인지, 총회를 또 한다는데 언제 한다고 아직 들은 게 없어 답답해서 잠깐 들렀다”며 “정비구역 선정까지 엄청 오래 걸렸는데 시공사 선정이 늦어져 사업에 차질이 생길까 걱정”이라고 한탄했다.

시공사 선정 잡음은 건설업계의 오랜 고질병이다. 올해 초 HDC현대산업개발은 서울 반포3주구 재건축사업 시공사 선정 총회에 대해 의결 정족수 미달 처리한 조합을 상대로 법정 다툼을 벌이기도 했다.

한편 고척4구역 재개발 사업은 42,207.9㎡ 부지에 총 983세대, 지하 5층~지상 25층 아파트 10개 동과 부대복리시설을 건축하는 사업으로, 공사금액은 1964억원 규모다. 전체 983세대 중 조합 물량 266세대와 임대주택 148세대를 제외한 569세대가 일반분양 예정이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