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자루는 왜 '스타강사' 마다하고 불법 댓글알바와 싸우나
삽자루는 왜 '스타강사' 마다하고 불법 댓글알바와 싸우나
  • 한민철 기자
  • 승인 2019.06.28 2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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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떤 압력 오더라도 불법 댓글알바에서 학생들 지키겠다"
'삽자루' 우형철씨. 한민철
지난해 8월 항소심 결심 공판을 끝내고 서울중앙지방법원을 나오는 '삽자루' 우형철씨.<한민철>

[인사이트코리아=한민철 기자] 인터넷 강의 업계를 주름잡았던 유명 수학강사 ‘삽자루’ 우형철 씨와 이투스교육 간의 법정공방이 막을 내렸다. 앞으로 '인강' 업계의 불법 댓글알바 척결을 위한 우형철 씨의 행보가 주목된다.  

지난 13일 대법원 민사2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인터넷 교육업체 이투스교육(대표이사 김형중)이 전 소속강사인 ‘삽자루’ 우형철 씨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피고인들의 상고를 기각하며 이투스의 일부승소 판결을 확정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9일 서울고등법원은 이 사건 항소심 재판에서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우형철 씨 측의 손해배상액을 기존 126억원에서 75억8000만원으로 감액하기로 판결한 바 있다.

이 사건은 우씨의 이투스와의 전속계약 위반에 관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지만, 업계에서는 ‘불법 댓글알바 사건’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이 사건 재판 과정에서 밝혀진 사실에 따르면, 우씨는 이투스 소속 강사로 활동하던 2015년 5월경 자신이 설립한 불법 댓글알바 행위 적발 업체인 클린인강협의회(이하 클린인강)를 통해 수험생들이 주로 모이는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이투스 소속 강사 및 강좌에 대한 불법 댓글알바 행위와 관련된 여러 정황을 파악했다.

당시 우씨는 불법 댓글알바 행위를 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인터넷 강의 업체에 대해 고발하는 영상을 수차례 제작해 인터넷에 게재해 왔다. 우씨가 불법 댓글알바를 하는 업체와는 절대 함께 할 수 없다는 것이 업계와 수험생들 사이에서 상식처럼 받아들여지고 있었다.

우씨는 당시 불법 댓글알바와 관련해 이투스 측에 해명을 요구했지만, 김형중 이투스 대표로부터 내부에서 불법 댓글알바를 한 적이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우씨는 앞서 지난 2012년 이투스와 전속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 기간 중 이투스가 불법 댓글알바 행위를 한다면 전속계약을 파기할 수 있다'는 구두계약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우씨는 김 대표에게 계약 해지를 요구하고 이투스를 떠났다. 그러나 이투스는 우씨가 전속계약을 위반했다며 126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에서 이투스는 전부 승소했지만, 2017년 1월경 이투스의 불법 댓글알바 행위에 대한 대량의 증거자료를 우씨에게 제공한 제보자가 나타나며 사건은 급반전 했다.   

당시 우씨는 해당 증거자료를 통해 이투스의 불법 댓글알바 행위를 대대적으로 폭로하는 ‘이투스에 촛불을’이라는 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해 파문을 일으켰다. 이투스는 곧바로 해명에 나섰고, 과거 내부 마케팅팀 차원에서 댓글알바 행위를 한 것은 맞지만 소속 강사들은 이에 직접적으로 개입돼 있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우씨는 이투스 소속 강사들 역시 불법 댓글알바 행위에 연루돼 있다는 의혹을 담은 영상을 제작해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수차례 게재했다. 이어 지난해 8월 31일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이투스 마케팅팀 전 직원이 증인으로 나와 과거에 이뤄졌던 조직적이며 은밀한 댓글알바 작업에 대해 증언했다.

그럼에도 우씨는 재판 결과를 완전히 뒤집을 수는 없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우씨가 이투스 재직 시 내부에서 이뤄진 불법 댓글알바 행위에 대해 인정할 수 있지만, 일방적 전속계약 해지는 계약 위반에 해당한다는 판단이었다.

우씨의 주장대로 계약 기간 내 이투스가 불법 댓글알바 행위를 한다면 전속계약을 파기할 수 있다는 구두계약 역시, 말 그대로 구두로 이뤄진 사항일 뿐 이투스 측이 해당 구두계약이 있었다는 사실을 부인하고 있고, 이 내용을 계약서에 명문화하지 않은 이상 유의미하게 받아들일 수는 없다는 게 재판부의 설명이었다. 
 

불법 댓글알바에 대한 대중의 무관심
 
2015년 10월부터 이어진 약 4년 간의 질긴 법정공방의 결론은 이투스의 승리도, 우형철씨의 패배도 아닌 것으로 마무리됐다.

일각에서는 우씨의 행보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었다. “인터넷에서 자사의 강의와 강사 등을 홍보하는 것이 과연 뭐가 잘못된 것인가”라는 반응이 대표적이다.

특히 일부 수험생으로 추정되는 누리꾼 중에는 “불법 댓글알바를 한다고 할지라도, 강의가 좋고 학습에 도움만 되면 된다”고 말하는 이도 있었다.

다시 말해 댓글알바가 불법인줄 알고 있지만, 그것이 ‘성적 향상’만을 목적으로 하는 수강생들에게 과연 어떤 피해가 가며 무엇이 문제인지 공감이 가지 않는다는 의미였다. 

기자가 과거 우형철씨를 처음 취재했을 때 이런 반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 지 물어본 적이 있다. 이에 우씨는 "불법 댓글알바를 하는 업체들이 학습에 절박한 학생들의 이런 심리를 노리며 더욱 거리낌 없이 불법 행위를 하고, 학생들과 학부모들을 기만할 뿐만 아니라 업계를 멍들게 한다"고 말했다. 불법 댓글알바를 심각하게 바라보지 않는 풍토를 바꾸기 위해서라도 더욱 오기가 생겼다는 것이다. 

우씨의 주장대로 불법 댓글알바 행위는 명백한 범죄다. 우씨에 따르면 과거 불법 댓글알바 관여자들은 대포폰을 통해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공용 아이디를 생성하거나 해킹해 얻은 것으로 의심되는 네이버 아이디를 댓글알바에 사용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기통신사업법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 위반에 해당한다. 전기통신사업법 상 대포폰을 구입 또는 이용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돼 있다.

또 정보통신망법 제48조에서는 정당한 접근 권한 없이 정보통신망에 침입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는 만큼 타인의 아이디를 도용해 사용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불법으로 얻은 네이버 아이디로 ‘수만휘’ ‘오르비’ 등 수험생들이 주로 모이는 사이트에 자신의 신분을 숨긴 채 소속 강사들과 강의에 대해 광고했다면,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3조 ‘부당한 표시·광고행위의 금지’와 공정거래위원회의 개정 지침을 위반했을 소지가 높다. 만약 댓글알바 내용 중 경쟁사 강사나 강의에 대해 비방했다면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에 해당한다.

심지어 불법 댓글알바가 생산한 부정적·허위의 글들로 인해 수험생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인터넷 강의 업계를 떠난 경쟁사 강사도 있었다. 이 강사는 현재 이투스교육 및 소속 강사들을 상대로 100억원대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상태로 다음달 1심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학생들과 업계 지키기 위해 계속 싸우겠다는 삽자루

우형철씨는 지난해 8월 31일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재판부로부터 발언권을 얻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계속 이투스에 남아서 불법 댓글알바라는 범죄행위를 저지르면서 어린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는 일은 할 수 없었다. 제가 업계에서 다른 회사, 다른 강사들에게 똥이라고 불려도 좋다. 하지만 대한민국을 이끌어 나갈 어린 학생들은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 어떤 압박·압력이 오더라도 이 부분을 지켜나갈 생각이다.”

우씨가 업계에서 해오던 대로 불법 댓글알바 행위에 대해 침묵한 채 수학 강의에만 집중했다면 ‘1타 강사’ ‘스타 강사’라는 타이틀과 함께 큰 돈을 벌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침묵하지 않았고 불법 댓글알바에 대한 폭로로 소송도 당했다. 또 인터넷 불법 댓글알바 척결을 위해 여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그가 설립한 강사양성 교육기관 ‘에꼴사브로(EcoleSabro)’의 수강생들 역시 ‘댓글알바 없는 공정경쟁’을 강사가 되기 위한 필수 조건으로 여기고 교육을 받고 있다. 

사실 인터넷 불법 댓글알바를 적발하고, 죄값을 치르게 하는 곳은 공정거래위원회나 수사기관이다. 그럼에도 그가 나설 수밖에 없는 것은 인터넷 불법 댓글알바에 대한 수사당국이나 대중의 관심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kawskhan@insight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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