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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예약 잘못했다고 욕설 퍼붓는 부장님, "너나 잘하세요"
식당 예약 잘못했다고 욕설 퍼붓는 부장님, "너나 잘하세요"
  • 최환규 전문위원 겸 한국워라밸연구소 소장
  • 승인 2019.07.01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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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환경·분위기가 성과 좌우한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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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코리아=최환규 전문위원 겸 한국워라밸연구소 소장] 몇 달 전 함께 일하는 직원이 급하게 조퇴를 해야겠다고 말했다. 그 직원에게 무슨 일이냐고 물었더니 초등학교 2학년 아이의 담임선생님께서 급하게 면담을 요청해 지금 만나러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 다음 날 직원에게 면담 내용을 물었더니 그 직원은 “담임선생님이 보기에 아이의 행동이 다른 아이들과 다른 것 같으니 전문상담사에게 상담을 받아보도록 권유를 받았다”고 말했다. 결국 이 직원은 담임선생님의 권유를 무시할 수 없어 바로 동네 엄마들 사이에서 소문난 상담소를 찾아 상당히 큰 금액을 주고 상담을 받기로 했다는 것이다.

회사 일이 바빠 한동안 그 직원의 일을 잊고 있었다. 최근 그 직원이 주변 동료에게 담임선생님으로부터 아이가 다른 아이들을 괴롭힌다는 전화를 받았다고 속상하다는 하소연하는 말을 듣고 전에도 비슷한 일로 상담소에 다닌다는 말이 기억나 직원에게 그동안 상담받았던 내용에 관해 물었다. 직원은 상담사가 “부모는 자신들의 역할을 잘하고 있다. 문제는 아이에게 있다. 아이가 너무 성취지향이라 아이의 성격을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는 것이었다.

상담사의 의견에 대해 심리학 전공자로서 상담사의 분석이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알고 지내던 아동심리 전공 교수에게 직원의 상황과 상담사의 분석을 전했더니 그 교수도 그 상담사의 분석내용과 상담방식이 본인 생각과 다른 것 같다는 의견을 주었다. 교수의 의견을 그 직원에게 말하면서 다른 상담기관을 찾아보도록 권유하는 것으로 대화를 마무리했지만, 마음 한쪽에는 불편한 기분이 남았다.

부모는 잘하는데 아이가 문제?

‘문제의 원인이 아이에게 있다’는 상담사 분석에는 몇 가지 문제가 있다. 첫째, 상담사의 전문성이다. 동네 엄마들 사이에서 유명한 사람이 그 분야의 권위자는 아닐 수 있다는 사실이다. 간혹 무면허로 성형이나 치과 진료를 하다 걸린 사람들에 관한 언론 보도를 접할 수 있다. 이런 사람들은 그 분야의 전문가로부터는 전문성을 인정받지 못하지만, 일반인들로부터 어느 정도 인정받는다. 상담 분야도 마찬가지다. 일반인이 상담사의 전문성을 검증하기 어렵다. 직원에게 상담사가 어느 기관에서 상담 수련을 받았는지 알아오라고 말했지만, 상담사에게 아이를 맡긴 직원은 그 상담사에게 수련받은 기관이 어딘지 묻기가 어렵다. 또한 상담사가 자신의 전문성을 알려주더라도 그 분야 전문가가 아닌 사람이 상담사의 전문성을 검증하기 어려워 전문성이 떨어지는 상담사가 계속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이유다.

둘째, 양육 환경에 대한 간과다. 상담사는 부모에게 “부모는 잘하고 있어 고칠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상담사 진단에 따라 부모는 아이가 하는 문제 행동의 원인을 전적으로 아이에게서 찾고 있다. 상담사 논리라면 초등학교 2학년 아이가 하는 모든 행동에 부모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상담사의 논리는 상담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아이가 성취지향이라고 분석한 상담사는 부모가 만든 환경에 관해서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이런 상담사의 접근 방법에 대해 ‘돈을 벌기 위해 작정을 했다’라고 분석하는 전문가도 있다. 상담사가 부모에게 문제가 있다고 솔직하게 말하면 부모는 자신들의 문제를 직면하기 꺼리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부모는 상담사의 분석을 부정하면서 다른 상담기관을 찾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부모는 괜찮고 아이만 문제라고 설명하면 부모는 아이의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상담사에게 매달리게 되기 때문에 상담사는 부모에게 솔직한 말을 피하게 된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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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부모가 만들어주는 양육 환경 속에서 자란다. 양육 환경은 물리적 환경과 심리적 환경으로 나눌 수 있다. ‘맹모삼천지교’가 물리적 환경의 중요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사례다. 많은 사람이 물리적 환경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대치동, 목동 등 학원이 많은 곳으로 이사를 원한다. 하지만 아이가 유명 학원에 다닌다고 전부 원하는 대학에 가는 것은 아니다. 이처럼 물리적 환경이 뛰어나더라도 부모의 바람대로 아이가 성장하지는 않는다. 아이가 우수한 사람으로 원하는 대학에 가지 못하는 이유에는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심리적 환경도 그 원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심리적 환경은 물리적 환경만큼 아이의 성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폭력을 행사하는 부모의 영향을 받으면서 성장한 아이와 격려와 지지를 받으면서 자란 아이의 성정에는 차이가 있다. 부모의 폭력을 경험하면서 자란 아이가 폭력을 행사하는 부모가 될 확률이 그렇지 않은 환경에서 자란 아이보다 더 크다. 그러므로 부모는 아이를 양육하면서 자신들이 만들고 있는 물리적 환경뿐 아니라 심리적 환경에 대해서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양육 환경이 아이에게 중요한 것처럼 직장인에게는 근무 환경이 중요하다. 특히 상사의 인성이 조직원에게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예전에 후배한테서 들은 이야기다. 부서에서 1박 2일 일정으로 직원 연수 계획을 수립했다. 부서장은 담당 과장에게 숙소를 정하고 부서원이 충분히 먹을 수 있을 정도로 ‘꽃게’를 예약하도록 지시했다. 담당 과장이 어렵게 숙소와 게를 예약한 다음 부서장에게 전화했다. 부서장은 담당 과장에게 “예약한 게가 암게야 수게야?”라고 물었다. 계절에 따른 암게와 수게에 대한 개념이 없었던 담당 과장이 대답을 제대로 못 하자 부서장이 한 시간 가량 담당 과장에게 욕설을 퍼부었다고 한다. 이런 부서장과 함께 근무하는 직장인의 근무 환경은 머리 위에 폭탄을 매달아 놓은 것과 비슷한 상황이다.

부서장의 태도는 부서의 근무 환경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앞에서 소개한 부서장과 달리 부서장이 담당과장에게 암게와 수게에 대한 정보를 미리 주었다면 담당과장은 불필요한 에너지를 낭비할 일도, 부서장에게 야단맞을 일도 없다. 담당과장은 자신의 업무와 관련도 없는 암게와 수게로 인해 한 시간 가까이 부서장으로부터 야단을 맞으면서 속으로 자신을 야단치는 부서장을 원망할 가능성이 크다.

“회장님부터 안 되잖아요”

상사로부터 질책을 받는 부하는 자신의 미래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게 된다. 물론 상사가 실수한 부하에게 상황에 적절한 질책을 한다면 부하의 긴장감을 높이는 효과가 있지만, 상사의 과도하고 빈번한 질책은 부하의 반발만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커 갈등을 만들 가능성이 있다. 이처럼 근무 환경이 직장인에게 미치는 영향은 크다.

직장 분위기는 퇴근 후의 삶에도 영향을 미친다. 상사로부터 억울하게 야단을 맞은 부하가 즐거운 기분으로 퇴근하기는 어렵다. 악성 스트레스 바이러스가 몸에 붙어 직장인과 함께 퇴근한다. 이런 경우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이게 된다. 마음이 불편하거나 스트레스 수준이 상당한 상태에서 술을 마시면 평소보다 많이 마시게 되고, 마음속에 있던 울분을 분출하는 과정에서 폭력성을 드러낼 가능성도 있다. 운전하는 경우 평소보다 난폭하게 운전할 가능성이 크고, 다른 운전자의 사소한 실수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교통사고를 유발하기도 한다. 이처럼 직장 환경의 그림자는 직장인의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직장 환경의 그림자는 가정에도 영향을 미친다. 직장에서 얻게 된 악성 스트레스를 집으로 가져온 직장인은 가족 중 누군가에게 악성 스트레스를 옮기게 된다. 문제는 나쁜 스트레스일수록 중력의 법칙에 따라 낮은 곳으로 흐르게 된다. 부모의 스트레스는 가족 특히 아이에게 전염된다. 가족의 행복을 위해 선택한 직장이 가족을 불행하게 만드는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이처럼 조직원이 조직에서 하는 부정적인 경험은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반면 상사로부터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은 부하의 모습은 완전히 다를 것이다. 근무 시간 내내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 퇴근할 때 몸은 피곤하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사무실을 나서게 된다. 운전할 때 모습도 달라지는데, 차분하게 운전하면서 다른 운전자의 사소한 실수도 웃으면서 넘길 수 있다. 집에 도착하면 가족에게 짜증이 아니라 다정한 미소를 보내게 된다. 이런 따뜻한 웃음은 가족 모두에게 따뜻한 온기를 느끼게 하고, 가족의 온기 속에서 온종일 일하면서 쌓인 몸과 마음속의 피곤을 날려버릴 수 있다. 가정에서의 편안한 휴식은 직장의 생산성에 영향을 미친다.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에너지가 충전된다. 이런 상태에서는 업무에 집중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생산성도 높아질 수 있다. 반면 가정에서 편안한 휴식을 가질 수 없다면 소진된 에너지를 보충하기는커녕 퇴근 후에도 에너지를 소모하게 된다. 아침 출근길도 가볍지 않고, 불편한 기분으로 출근하면서 주변 동료들에게 긍정의 에너지보다는 부정의 에너지를 퍼뜨리게 되어 조직 분위기를 해치게 된다. 특히 부서장이 이런 상태가 되면 조직원은 숨 쉬는 것조차도 조심스러워 한다. 이런 상태에서 조직의 성과를 기대하기란 쉽지 않다.

이처럼 가정이나 직장의 환경은 그 집단에 소속된 사람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친다. 그러므로 모든 사람은 자신의 말과 행동이 어떤 형태로든 조직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자기성찰이다. ‘나로 인해 조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과 ‘더 나은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을 필요가 있다. 얼마 전에 중견기업 인사담당자와 대화할 기회가 있었다. 경영자가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다양한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인사담당자에게 커뮤니케이션에서 경청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자 “회장님부터 안 되잖아요”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이런 인식이 조직에 깔려 있으면 커뮤니케이션 교육의 효과는 떨어지게 된다.

둘째는 관련 분야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다. 몸이 아프면 자신의 증세에 대해 원인을 찾고 그에 적합한 치료 방법에 대한 지식을 얻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병원에서 심각한 병이라는 진단 결과가 나오면 다른 병원에서 다시 진료를 받거나 그 분야 명의에게 치료받기를 원한다. 상담도 마찬가지다. 아이가 상담을 받아야 한다고 상담사가 말하면 상담사에게 그렇게 판단한 근거, 원인 그리고 상담 목표에 대해 적극적으로 물어볼 필요가 있다. 특히 ‘부모에게는 문제가 없고 아이에게 문제가 있다’며 원인을 아이에게서만 찾는다면 상담사 자질을 의심해볼 필요도 있다. 이처럼 지식은 문제 해결을 위한 과정과 시간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셋째는 쉬운 것부터 실천해야 한다.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다른 사람을 도와주면 다른 사람도 나에게 호의를 베푼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이런 내용은 기업에서 실시하는 리더십이나 커뮤니케이션의 근간이 된다. 아무리 강의를 잘하는 명강사를 초청해 강의를 듣더라고 조직을 움직이는 사람은 강사가 아니라 그 조직에 몸담은 조직원이다. 그러므로 자신과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 따뜻한 관심을 기울이고, 자신의 지식을 나누려고 노력한다면 그 조직은 발전하는 조직이 된다.

조직에서 발생하는 문제의 원인과 해결 방법은 내부에 있다. 외부 전문가가 공들여 원인을 분석하고 실행방법을 제안하더라도 실천해야 하는 사람은 조직원이다. 외부 전문가가 조직의 문제를 찾기 위해서는 조직원의 입을 통할 수밖에 없다. 이처럼 조직원은 조직환경의 문제와 해결 방법을 알고 있지만 실천하지 않을 뿐이다. 따라서 경영자를 비롯한 모든 조직원은 조직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서 실천해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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