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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3-28 19:16 (목) 기사제보 구독신청
'인보사 개발자' 이관희, 존재 않는 세포로 사기극 의혹
'인보사 개발자' 이관희, 존재 않는 세포로 사기극 의혹
  • 강민경 기자
  • 승인 2019.06.24 13: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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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성분 변경 가능성 인지"...2012년 논문에 반영 안해 연구윤리 위반 논란

[인사이트코리아=강민경 기자] 인보사 최초 개발자이자 코오롱티슈진 대표를 지낸 이관희 박사가 성분 조작 논란 이후 최근 처음으로 본인의 입장을 밝히면서 파장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논란의 핵심인 ‘약품의 주요 성분이 뒤바뀌었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으나 기업 측에 말을 못해 안타까울 뿐이란 그의 주장에 업계에선 “이관희 박사의 입장은 상당히 모순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박사가 인보사 성분이 뒤바뀐 것을 인지했다고 밝힌 ‘2006년’ 이후의 연구논문에서도 여전히 ‘최초 성분(연골세포)’을 인보사의 핵심 물질로 강조한 것이 확인되면서 일각에선 “연구윤리 위반을 넘은 사기극 수준”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일 한 매체에 따르면, 코오롱생명과학의 자회사 겸 인보사 개발회사인 코오롱티슈진 대표를 지낸 이관희 박사는 이메일을 통해 “2006년 미국에서 임상시험이 시작되기 전, ‘신장세포’가 인보사 2액에 유입될 가능성에 대한 지적을 다른 학자로부터 받았다”며 “다만 코오롱생명과학 측에는 이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할 기회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전에 나에게 확인을 요청했다면 이를 알려줬겠지만 그러지 않아 안타깝다”며 “최근 문제가 된 인보사 2액은 연골세포도 신장세포도 아닌, 형질이 바뀐 전혀 다른 세포다. 코오롱생명과학 측이 이를 잘못 해석해 ‘연골세포’로 식약처 허가를 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의 고교 동창인 이관희 박사는 이 전 회장의 전폭적 지원을 바탕으로 인보사 연구를 시작했다. 그는 인하대 의대 교수를 역임하던 중 1999년 미국 티슈진(현 코오롱티슈진) 대표를 맡았고, 인보사의 아시아 판매를 위해 설립된 티슈진아시아(현 코오롱생명과학)의 이사직도 겸임했다.

이 박사는 2010년 코오롱생명과학 임원직에서 물러났고 2017년엔 코오롱티슈진 국내 상장을 앞두고 대표직에서도 내려오며 코오롱과 완전 결별했다. 코오롱티슈진은 미국에서 인보사를 개발하고 미국 내 허가와 판매를 담당하는 회사로, 국내에서 인보사 허가와 판매를 담당하는 코오롱생명과학과는 형제회사 격이다.

골관절염 세포유전자치료제 ‘인보사 케이주(인보사)’의 수식어는 ‘세계 최초’ 에서 ‘가짜 약’으로 추락했다. 이번 사태는 인보사 주성분 중 핵심인 2액의 세포가 허가받지 않은 엉뚱한 세포로 바뀌었다는 게 알려지면서 시작됐다.

인보사는 ▲1액 정상연골세포(사람의 연골에서 추출해 인위적 조작을 하지 않은 연골세포) ▲2액 형질전환연골세포(세포조직을 빨리 증식하게 하는 인자를 연골세포에 도입해 유전자를 조작한 세포)를 각각 3대 1의 비율로 섞어 관절강 내에 주사한다.

코오롱은 개발 초기부터 2액의 성분은 "유전자가 도입돼 형질이 변형된 ‘연골세포’"라고 주장했으나, 지난 3월 경 해당 세포는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GP2-293세포‧사람의 배아에서 얻은 신장세포)’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GP2-293세포’가 종양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의학계 연구 결과가 발견되고, 해당 세포가 체내에 투입됐을 때 어떤 상황이 일어날  지 가늠할 수 있는 임상시험 등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까지 밝혀지면서 인보사를 투약한 3700명의 환자들의 불안감이 커졌다. 투약 환자들은 현재 집단소송을 진행 중이다.

2012년 논문에 '형질전환연골세포(인보사 2액)'라고 적시 

업계와 학계 내부에선 이관희 교수의 이번 입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의견들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2006년 미국 임상시험 전 신장세포가 인보사 2액에 유입될 가능성에 대해 알고 있었으나 코오롱생명과학 측엔 전할 기회가 없었다‘는 이 박사의 주장이 논란을 키우고 있다. 인보사 개발자인 이 박사는 연구 초기부터 2액의 핵심성분으로 ‘연골세포’를 주장했고, ‘2006년’ 이후에도 줄곧 같은 입장을 고수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관희 박사가 인보사 주성분에 대한 논문을 처음 게재한 2005년 이후 주성분 변경에 대한 언급은 찾아 볼 수 없었다”며 “이 박사가 ‘형질전환293세포’ ‘형질전환신장세포’ 등으로 논문을 낸 적은 한 번도 없었고 그가 낸 논문은 모두 ‘형질전환연골세포’ 관련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인사이트코리아>는 2012년 이 박사가 3명의 공동저자와 함께 발표한 10페이지 분량의 <Initial phase I safety of retrovirally transduced human chondrocytes expressing transforming growth factor-beta-1 in degenerative arthritis patients> 논문에서 주요한 문구를 찾을 수 있었다.

‘TGF-β1-expressing chondrocytes(hChonJb#7)’.

이를 풀이하기 위해선 관련 용어와 성분명부터 짚고 넘어가야 한다. ‘TGF-β1’은 연골세포의 빠른 성장을 유도하는 유전자, ‘chondrocyte’은 연골세포, ‘hChonJb#7’는 인보사 2액의 주성분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해당 논문에서 인보사의 1액을 ‘hChonJ’, 2액은 ‘hChonJb#7’로 칭했는데 2액의 ‘#7’은 7번째로 유전자를 연골세포에 도입하는데 성공했다는 뜻을 지녔다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이를 바탕으로 해당 문구를 한글로 직역하면, ‘TGF-β1이라는 유전자가 도입돼 형질전환 된 연골세포(인보사 2액)’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연구진이 ‘2액의 주성분은 연골세포’라는 것을 2012년에도 다시 한 번 강조한 셈이다.

"자기모순 빠진 이관희, 핵심 성분 처음부터 없었을 가능성"

이에 따라 이관희 박사의 해당 주장은 자기모순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이 박사가 주장한대로 성분 변경 가능성을 2006년경에 인지한 것이 사실이라면, 그 이후 작성된 논문들은 연구윤리 위반에 해당되고, 인보사 개발자이자 대표직을 역임했던 그가 성분이 뒤바뀐 것을 알면서 기업 측에 묵인한 것은 사실상 직무유기로 법적·도의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또 일각에선 인보사 개발 자체가 거짓이었을 확률이 높다는 목소리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이번 입장 표명을 통해 이 박사가 ‘(2액 성분은) 연골세포도 신장세포도 아닌 형질이 바뀐 전혀 다른 세포’라고 언급한 것을 감안하면, 개발자 본인도 핵심 세포 성분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것 같다는 이유에서다.

정형준(재활의학과 전문의)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사무처장은 “성분 변경을 언제 알았는지에 대한 이관희 박사의 입장은 그야말로 자가당착이자 물 흐리기”라며 “알고 나서도 본인이 ‘형질전환연골세포’로 논문을 계속 썼으니 이는 연구윤리 위반이고 사기이며 본인이 책임을 져야한다”고 말했다.

정 사무처장은 “최근 이관희 박사의 입장을 보면 처음부터 인보사 핵심 세포는 존재하지 않았고, 애초부터 ‘293세포’라는 것을 알고 사기를 쳤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이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인보사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는 조만간 이 박사 등 인보사 개발에 관여한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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