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9-07-22 19:08 (월)
[단독] LH, 판교 10년공공임대 시세감정가 분양전환 '밀실 협약' 의혹
[단독] LH, 판교 10년공공임대 시세감정가 분양전환 '밀실 협약' 의혹
  • 도다솔 기자
  • 승인 2019.06.21 19:29
  • 댓글 3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표성 없는 임차인대표와 단독 협약...원마을 12단지 입주민들 "인정 못한다" 거센 반발
다음 달 첫 분양전환을 앞둔 판교원마을 12단지 임차인대표와 LH가 지난 11일 주민들의 동의없이 감정평가 실시에 관한 협약서를 체결해 논란이 되고 있다.
다음 달 첫 분양전환을 앞둔 판교원마을 12단지 임차인대표와 LH가 주민 동의없이 감정평가 협약서를 체결해 논란이 되고 있다.<도다솔>

[인사이트코리아=도다솔 기자] 10년 공공임대주택 분양전환을 둘러싸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입주민 간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LH가 다음 달 첫 분양전환을 앞둔 판교원마을 12단지 임차인대표와 '밀실 협약'을 맺었다는 의혹이 불거져 입주민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분양전환까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입주민과 LH는 ‘분양가상한제’와 ‘감정평가’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판교원마을 12단지에 대한 감정평가로의 분양전환 협약 사실이 알려지면서 양측의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지는 양상이다.

21일 <인사이트코리아>가 입수한 '협약서'에 따르면 임대계약 만료를 앞둔 10년 공공임대주택인 판교 원마을 12단지의 박 아무개 임차인대표회장(동대표)과 LH는 감정평가를 통한 분양전환에 나서기로 합의했다. 협약서의 핵심은 입주민들이 선정한 감정평가법인 두 곳을 통해 감정평가를 진행한 뒤 산정된 액수를 기반으로 분양전환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감정평가로 분양전환을 한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판교원마을 12단지 입주민과 판교 10년공공임대주택 입주민들은 주민 동의를 받지 않은 '밀실 협약'으로 원천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대표성이 없는 임차인대표회장과 LH가 비밀리에 단독으로 작성한 일 대 일 협약서일 뿐이라는 것이다.

판교원마을 12단지 임차인대표회의는 협약서와 관련해 20일 "임차인대표회장이라는 직분을 이용해 주민의 의사가 전혀 반영되지 않은 내용"이라며 LH와 협약서를 작성한 박 아무개 임차인대표회장을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박 아무개 회장 단독으로 협약을 진행한 것에 대해서는 "단지 내부 관리규약을 위반한 행위(고의 또는 중대과실) 등으로 주민에게 손해를 입히고 있다"며 선거관리위원회에 해임을 요구했다.

LH와 동대표만 알고 주민들은 모르는 감정평가 협약

성남시10년공공임대주택연합회는 LH와 박 아무개 임차인대표회장이 비밀리에 단독으로 작성했기 때문에 '협약서'는 법적 효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협약이 주민들 모르게 속전속결로 진행됐으며 협약에 나선 임차인 대표자도 대다수 주민들이 반대하는 임차인대표라는 것이다.

서정호 연합회장은 “판교원마을 12단지 주민 428가구 중 300가구 이상이 박 아무개 임차인대표회장의 직위해제를 요구하고 있다”며 “박 아무개 회장이 LH와 협약서에 서명했다고 하더라도 주민들 모두를 대상으로 가구별 동의를 받는 것이 분양전환의 절차이자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서 회장은 “박 아무개 대표회장은 협약서를 작성한 후에도 주민들에게 협약서 작성 사실을 알리지 않았으며 주민들은 13일 언론 보도를 통해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LH는 감정평가 분양전환 관련 합의가 비밀리에 이뤄진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LH 관계자는 “판교원마을 12단지 임차인 대표는 법적 단체의 대표로 돼 있으며 대표 지위를 가진 사람과 협약서를 작성했기 때문에 주민들이 주장하는 밀실 협약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입주민들은 "지난 11일 협약서를 작성하기 전부터 박 아무개 대표회장과 LH가 그동안 주민들 모르게 수 차례 따로 만났다"며 입주민 과반 이상이 반대하는 대표성도 없는 동대표와 LH가 작성한 협약서는 무효라고 주장한다.

입주민들에 따르면 지난 7일 박 아무개 대표회장을 포함한 판교원마을 12단지 동대표 2명과 분추위원 3명이 LH 담당자를 만난 자리에서 박 아무개 대표회장이 뜬금없이 협약서를 작성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LH 담당자는 이미 협약서에 대해 알고 있는 눈치였으며 사전 주민 동의도 없는 상태에서 갑작스런 박 아무개 대표회장의 협약서 발언에 격한 말다툼이 오갔다는 게 입주민들의 전언이다.

'밀실 협약' 의혹, 무엇이 문제인가

판교원마을 12단지 임차인대표회의가 해당 협약을 원천무효라고 주장하는 데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대표성 문제다. 전 성남시의원인 박 아무개 임차인대표회장은 2014년 임차인대표로 뽑힌 이후 2016년 임기가 만료됐다. 그러나 당시 지원자가 없어 ‘연임은 불가하나 중임은 가능하다’는 LH공사 단지 내 관리규약에 따라 박씨가 다시 지난해까지 중임을 했으며 지난해 6월을 끝으로 임기 만료됐다. 하지만 '연임 불가'라고 명시된 LH 관리규약과는 달리 현재 박씨는 LH의 암묵적 동의 아래 연임 중이다.

주민들 사이에 임차인대표회장의 자격 문제가 대두되자 판교원마을 12단지 임차인대표회의는 지난해 12월 21일 주민 과반의 동의를 얻어 별도의 분양추진위원회를 설립했다. 해당 위원회가 대표성을 갖고 분양전환 문제에 대해 공식적인 협의를 진행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LH는 주민 대다수가 인정하는 분추위를 무시하고 박씨와 단독으로 만나 지난 11일 협약서를 작성, 주민들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는 것이다.

11일 판교원마을 12단지 임차인 대표와 LH가 작성한 협약서.자료=성남시중대형공공임대아파트연합회
11일 판교원마을 12단지 임차인 대표와 LH가 작성한 협약서.
<자료=성남시중대형공공임대아파트연합회>

 

 성남시10년공공임대주택연합회는 “LH는 분양추진위원회가 아닌 주민들의 신뢰도 얻지 못하고 대표성도 없는 임차인대표회장과 단독으로 만나 협약서를 작성했다는 점에서 분양가상한제 요구를 저지하려는 음모를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법적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연합회는 10년 공공임대주택의 분양전환 가격이 감정평가가 아닌 분양가상한제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중소형 임대주택과는 달리 중대형의 경우 공공임대특별법 상 분양전환에 대한 산정기준이 규정된 것이 없다. 따라서 공특법이 아닌 주택법을 따라야 한다는 게 입주민들의 입장이다.

주택법 제57조에 따르면 공공택지에 공급하는 주택은 이 조에서 정하는 기준에 따라 산정되는 분양가격 이하로 공급해야 한다. 이에 따라 공급되는 주택을 '분양가상한제 적용주택'이라고 명시돼 있다.

연합회는 지난 3월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이 대표로 있는 법무법인 원에서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해야 한다는 내용의 법리검토 의견을 받았다. 이 의견에는 “전용면적 85㎡를 초과하는 10년 공공건설 임대주택의 분양전환 가격은 주택법 제57조에 따라 산정돼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적혀 있다.

반면 LH는 임대주택은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법무법인 정윤과 태평양 두 군데서 법리검토 의견을 받았다. LH는 연합회와의 합의가 최종 결렬될 경우 감정평가 방식으로 분양가를 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LH 관계자는 “10년 공공임대주택은 분양가상한제 적용 대상이 아니며 분양전환 가격을 감정평가 방식으로 진행하는 내용이 분양공고문에도 나와 있는 만큼 감정평가 방식을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판교원마을 12단지, LH 뜻대로 감정평가 선례되나

판교원마을 12단지의 분양전환이 주목받는 이유는 전국 10년공공임대주택의 첫 번째 분양전환 대상이기 때문이다. 판교원마을 12단지의 분양산정방식에 따라 향후 줄줄이 예정된 10년공공임대주택 분양전환의 기준점이 될 수 있다.

LH가 여러 문제를 무시하고 서둘러 협약을 진행한 것은 판교원마을 12단지에서 ‘분양가상한제’가 아닌 ‘감정평가’ 선례를 남겨 차후 분양전환을 순조롭게 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다음 달부터 첫 분양전환이 시작되면 LH와 집을 사수하겠다는 입주민 간 갈등이 더 격화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LH 관계자는 “판교원마을 12단지가 끝나고 분양전환 선례가 생기면 어느 정도는 문제가 정리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답했다.

한편 다음 달 판교원마을 12단지를 시작으로 산운마을 11단지, 산운마을 12단지, 봇들마을 3단지, 백현마을 8단지, 백현마을 2단지 등 판교지역  2652가구가 분양전환에 들어간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3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tiny 2019-06-30 09:12:08
계약은 지키라고 있는 겁니다. 떼법금지!!

김미옥 2019-06-24 18:20:07
분양가상한제 꼭 필요합니다.

1층 주민 2019-06-24 07:28:15
LH와 국토부 공무원들의 반서민 의식을 바꾸지 않으면 발전은 없습니다. 서민을 감언이설로 교묘하게 속여 입주하게 만들고 분양전환 시 폭리를 올리며 뒤통수 치고 지들 내부포상받고 성과금 잔치하고..... 거기에 같은 10년공공임대인데 공무원은 세종시에 확정 분양가로 저렴히 공급하고. 탐관오리라는 말이 이럴때 쓰는거 아닐까?

빨갱이물러나라 2019-06-23 19:28:38
약속이행좀해라 이상한곳에 94억 송금말고 국민의소리부터 들어야지

떡복이 2019-06-23 14:05:29
집없는서민들 .모집해서 등골빼먹고 길거리로 내모는 .악덕 국토부 lh ...
서민들의 피눈물이 보이지않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