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보사의 비극]신약 심사료 한국 683만원 vs 미국 30억원
[인보사의 비극]신약 심사료 한국 683만원 vs 미국 30억원
  • 강민경 기자
  • 승인 2019.06.17 18: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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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인원·예산·역량 태부족...바이오 신약 옥석 구분 사실상 불가능
인보사 사태를 두고 신약을 허가 및 심사하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구조적·제도적 미흡에 대한 문제 제기가 업계 안팎에서 이어지고 있다.각사·그래픽=이민자
인보사 사태를 두고 신약을 허가·심사하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구조적·제도적 취약성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각사·그래픽=이민자>

[인사이트코리아=강민경 기자]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 쇼크’ 확산이 계속되는 가운데, 신약을 심사하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구조적 취약성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업계 내부에서는 식약처 안팎의 제도적 장치가 부실하다는 지적과 함께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바이오 활성화를 위한 정치적 요인을 배제했을 때, 결국 이번 인보사 사태는 식약처의 전문성 한계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시각이다.

선진 의약품을 심사하는 FDA(미국 식품의약국)와 비교했을 때 식약처는 취약한 전문성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힌다.

특히 식약처 심사 인력이 FDA 대비 현저히 부족하다. 식약처에서 의약품 허가 심사를 담당하는 심사관은 247명(공무원 121명·외부 심사관 126명)이다. FDA 심사관 1700여명 규모와 비교했을 때 약 7분의 1 수준이다.

그러다보니 최근 몇 년 새 국내 바이오 의약품 개발 투자가 급증하면서 심사 인력 부족은 고질적인 문제가 됐다. 실제로 우리나라 바이오 의료기기 분야 심사관 한 명당 심사 건수는 0.44건으로 미국(0.04건)의 약 11배, 일본(0.18건)의 2.5배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전문 인력 활용을 위한 비용을 업계에서 부담하겠으니 심사관 인원을 확충해달라”고 요구할 정도다.

식약처 신약 심사료 683만원...FDA의 400분의 1 수준

업계는 심사관 부족을 비롯한 식약처 전문성 저하의 원인은 예산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식약처에 배분되는 정부 예산과 기업이 식약처에 내는 신약 심사료가 FDA 대비 크게 낮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2020년 회계연도 예산으로 총 4조7460억 달러(약 5364조원)을 의회에 요청했고, 같은 기간 FDA의 예산은 전 회계연도 대비 3억6000만 달러(약 4231억원·12.2%) 증가한 33억 달러(약 3조8781억원)가 될 전망이다.

올해 우리나라 식약처 예산안은 전년 4745억원 대비 288억원(6.1%) 늘어난 5033억원 가량으로 편성됐다. FDA 예산 규모와는 7배 이상, 증액은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국내 신약 심사료(신청 수수료)도 매우 낮은 수준이다. 식약처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신약 심사료는 683만원이다. FDA가 받는 신약 심사료 30억원과 비교했을 때 400분의 1에 불과하다.

"현 식약처 규모로는 옥석 분류할 수 없어"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구조 개선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신약 허가를 둘러싼 식약처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역량 강화가 무엇보다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업계에서는 신약 심사료를 현실성 있게 상향조정하고, 이를 활용해 전문 인력을 추가로 확보하거나 심사 프로세서의 체계성을 보완하는 방안이 제기되고 있다.

정형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사무처장은 “신약 심사료로 미국 FDA에선 30억원을, 우리나라 식약처에선 600만원을 받는데 이런 구조로는 식약처 안에서 신약허가·안전관리·효능확인 시스템 자체가 매우 미흡할 수밖에 없고, 거의 부재 수준”이라며 “지금 식약처 규모에서 이뤄질 수 있는 것으론 해외 문헌을 탐구한 후 미국 FDA에서 통과한 복제약들의 생동성 등을 비교해보는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말했다.

정 사무처장은 “제약바이오 업계가 우리나라 산업을 이끌어 갈 제2의 반도체가 되려면 옥석을 분류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춰야 하는데 총체적 난국”이라며 “제 아무리 세계 최고의 기술을 갖고 있어도 기본적이고 합리적인 허가 구조나 안전관리 구조가 작동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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