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 회장 ‘글로벌 경영' 올인, 수확할 때가 돌아왔다
박현주 회장 ‘글로벌 경영' 올인, 수확할 때가 돌아왔다
  • 이일호 기자
  • 승인 2019.06.03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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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대우 해외 순이익 ‘눈덩이’...올 1분기에 지난해 해외 수익 절반 벌어들여
박현주 미래에셋대우 홍콩법인 회장.<미래에셋>

[인사이트코리아=이일호 기자] 미래에셋대우가 해외에서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지난해 해외에서 거둔 순이익의 무려 절반에 달하는 돈을 단 한 분기에 번 것. 증권업계 전체로 봐도 눈부신 성과로, 박현주 미래에셋대우 창업주가 그룹 회장직을 내려놓으면서까지 해외 비즈니스에 전념한 결실이 본격적으로 가시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최근 집계된 미래에셋대우 1분기 정기보고서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의 해외법인 세전 순이익은 428억원으로 창립 이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109억원)보다 292.7% 늘어난 수치로, 국내에 기반을 둔 사업자가 올해 연결기준 세전순이익(2247억원)의 5분의 1을 해외에서 거뒀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지난해 국외 법인에서 거둔 순이익 855억원의 절반에 이르는 액수이기도 하다.

미래에셋대우의 1분기 별도 세전순이익은 925억원, 연결 당기순이익은 1682억원으로 타 경쟁 증권사에 비해 다소 저조했다. 다만 이는 올들어 진행된 인력 구조조정에 따라 판매관리비가 지난 분기보다 800억원 가량 늘어나는 등 영업 외 손실이 약 150억원 증가한 영향을 받은 것이다.

부동산PF·인수금융·직접투자 등 잇달아 주효

국내 증권사들과 비교하면 미래에셋대우의 해외 실적은 더욱 두드러진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한 해 국내 14개 증권사가 해외 13개국에서 거둔 순이익은 1억2280만 달러(한화 1351억원)이다. 미래에셋대우의 지난 1분기 순이익은 지난해 증권사 국외 법인 순이익의 3분의 1에 달한다.

1분기 기업금융(IB) 등 투자자산규모는 6조5000억원으로 지난 분기보다 3000억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2조8000억원(81%)이나 커졌다. 업계 최대 규모의 자기자본(1분기 별도기준 8조1700억원)을 활용해 공격적 투자를 집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세부 투자 내역을 보면 부동산 투자가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올해 들어 프랑스 마중가타워, 일본 도쿄 아오야마 빌딩, 스테이트 남산 오피스타워 등에 지분 투자했다. 또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랜드마크 조성사업 선순위대출, 홍콩 카오룽반도 오피스빌딩 메자닌 대출 등도 이뤄졌다.

이를 비롯해 판교 알파돔시티 오피스 빌딩과 홍콩 랜드마크인 더센터 빌딩 인수금융, 호주 석탄터미널 채권 인수, 런던 트웬티올드베일리 빌딩, 호주 페퍼그룹 인수금융 등에도 투자를 단행했다.

스타트업 사업자 투자도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업무제휴를 맺은 네이버와 함께 ‘아시아 그로스 펀드’를 만들어 주로 모빌리티 부문에 집중적으로 투자했다. 지난해 4월 중국의 우버(Uber)라 불리는 디디추싱에 프리IPO로 투자했고, 같은 해 8월 싱가포르 기반의 동남아 최대 모빌리티 사업자 그랩(Grab)에도 자금을 투입했다.

올해 초에는 택시공유 앱 스타트업인 인도 올라(ola)에 투자한데 이어 최근 인도에서 주목받고 있는 온라인 슈퍼마켓 ‘빅 바스켓’에 중국 알리바바, 영국 정부 산하 투자회사 CDC와 함께 투자를 결정했다. 인도 기업 투자의 경우 박현주 회장의 인도 비즈니스 확대 선언 이후 첫 성과로, 잠재 성장 가능성이 큰 만큼 향후 투자가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비즈니스 전념, 가장 잘한 선택”

최근 미래에셋대우의 글로벌 성과는 박현주 회장이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다. 박 회장은 지난해 5월 해외 사업에 전념하기 위해 국내 회장직에서 스스로 물러난 뒤 홍콩법인 글로벌 회장으로 취임했다. 아시아 금융 중심지 홍콩을 근거지로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는데 현재까지는 이 같은 판단이 적중한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은 올해 초 임직원들에게 보내는 이메일을 통해 “국내는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고 글로벌 비즈니스에 전념하겠다고 결정할 때 쉽지만은 않았지만 지금 생각하면 최근 ‘Global X’ 인수 이후 가장 잘한 결정”이라며 “전략적인 사고를 갖고 좋은 회사를 만들어 후대 경영인들에게 글로벌 미래에셋을 물려줄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된 것 같다”고 자평했다.

미래에셋 글로벌 비즈니스의 중심인 홍콩법인의 몸집 키우기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지난 1월 50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한 데 이어 오는 3분기 내 3000억원 규모의 증자를 한 차례 더 진행하기로 했다. 유증 이후 자기자본이 1조8000억원까지 늘어나게 되면서 향후 대형투자 추가 유치도 기대된다. 박 회장은 올해 일본과 중국, 인도 비즈니스 확대를 공언한 바 있다.

증권가에서는 미래에셋대우의 해외 실적이 더욱 탄탄하게 자리 잡아갈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수수료를 거둘 수 있는 투자 중개나 셀다운(Sell Down·인수 후 재매각)보단 저평가된 우량자산의 지분을 매입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올해부터 미래에셋대우가 투자자산 일부를 매각해 본격적 자금 회수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홍콩을 비롯한 런던, 인도, LA 등 해외법인의 세전 이익 기여도가 작년 14%에서 지난 1분기 19%까지 확대됐다”며 “IB 비즈니스 관련 수익이 4개 분기 연속 1000억원을 돌파한 점은 중장기 이익 안정성에 대한 기대감을 뒷받침하기에 충분하다”고 전망했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보고서에서 “현재 PBR이 0.5배로 낮은 것은 대규모 자본투자가 이익증가로 연결되지 않는 상황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 저하가 주가에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며 “시장의 기대감을 단기간에 충족시키기는 어려울 수도 있지만 수익성은 점차 개선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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