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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분할은 정몽준 일가 경영권 승계 위한 '빅 피처'?
현대중공업 분할은 정몽준 일가 경영권 승계 위한 '빅 피처'?
  • 노철중 기자
  • 승인 2019.05.31 09: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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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미 정의당 대표 주장...노조도 정기선 대표 승계 작업 일환 의심
30일 오후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 앞에서 현대중공업 노조와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주주총회 저지를 결의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30일 오후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 앞에서 현대중공업 노조와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주주총회 저지를 결의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노철중 기자] 현대중공업 노조는 회사가 현대중공업지주를 물적분할하는 것을 극렬하게 반대하고 있다. 물적분할은 현대중공업지주가 주주배정증자 방식으로 1조2500억원을,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주식 55.7%에 해당하는 2조1000원을 출자해 중간지주회사(한국조선해양)를 설립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기존 현대중공업(주)는 사업회사로 축소된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바로 이 점을 지적하며 지난 27일 임시주총 예정 장소인 울산시 동구 한마음회관을 점거하고 현재까지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노총 금속노조도 현대중공업 노조 지지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31일 주주총회가 무사히 열릴 수 있을 지 불투명하다. 공권력 투입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어 주총을 앞두고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현대중공업지주 물적분할이 현대중공업그룹 총수이자 최대주주인 정몽준 아산나눔재단 이사장이 장남인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에게 그룹 경영권을 넘겨주기 위한 작업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지난 24일 울산 현대중공업 본사를 찾아 법인분할(한국조선해양 설립)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왜 하필 이 시점에 재무구조가 그렇게 튼튼하지도 않은 대우조선을 현대중공업은 사들이려 하는지 그 이유를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기선 부사장이 대표이사로 있는 현대글로벌서비스 내부거래 비율이 지난해 기준으로 35%를 넘어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몰아주기 규제에 걸릴 수 있는 상황인데 이를 피하기 위한 꼼수라는 것이다. 공정거래법(제23조의 2)에 따르면 총수일가가 일정 비율 이상 지분(상장사 30%, 비상장사 20%)을 가지고 있는 회사는 그룹 관계사와 연간 거래 총액이 200억원 혹은 상대방 평균 매출의 12%를 넘는 계약을 할 수 없도록 규제하고 있다.

현대글로벌서비스는 비상장 회사로 현대중공업지주가 100% 지분을 가지고 있고 정기선 부사장은 2018년 1월 1일부터 대표이사와 사내이사직을 맡고 있다. 이번에 대우조선 인수를 빌미로 한국조선해양을 설립하고 그 아래 현대글로벌서비스를 편입시킴으로써 법망을 피하겠다는 꼼수라는 게 이정미 대표의 주장이다.

애초 한국조선해양은 현대삼호중공업·현대중공업(사업)·현대미포조선·대우조선해양 등을 계열회사로 거느릴 계획이었지만 현대글로벌서비스도 편입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 대표는 “그들의 ‘빅픽처’대로 그림이 나오게 되면 현대글로벌서비스는 안정적으로 이익을 계속 도모할 수 있을지 모른다”며 “그러나 중간지주회사에 이익이 몰리면, 회사의 부채는 노동자들이 있는 현대중공업에 떠넘겨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현대중공업은 선박만 만드는 생산기지로 전락"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은 현대중공업이 조선합작법인을 신설하고 이 법인에 산업은행이 현물출자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대우조선해양 노조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은 현대중공업이 조선합작법인을 신설하고 이 법인에 산업은행이 현물출자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대우조선해양노조>

조선업계, 노조 등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노조가 우려하는 것은 회사가 ▲구조조정 안 할 것인가 ▲단체협약을 그대로 승계할 것인가 ▲부채를 노동자에 전가할 것인가 ▲진짜 목적은 경영권 승계 아니냐 등이다.

이중 현대중공업 노조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기존 현대중공업이 선박만 전문으로 만드는 전혀 다른 회사가 된다는 것이다. 새 현대중공업은 생산기지로 전락하고 이익은 모두 한국조선해양에서 챙길 것이라는 우려다. 또 본사를 서울로 이전하겠다는 얘기도 나와 울산 지역사회도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현대중공업 노조가 임시주총 장소를 점거하고 있는 상황이라 31일 임시주총이 정상적으로 열릴지 미지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9일 현대중공업을 하도급업체 기술 자료 유용 혐의로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4억3100만원을 부과했다. 법인과 임직원 2명은 검찰에 고발했다.

공정위의 현대중공업 제재는 향후 있을 기업결합심사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김상조 위원장은 지난 3월 29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갑질 부문도 심사에서 자세히 들여다 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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