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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화웨이 죽이기'...삼성전자, 득실 계산 복잡해졌다
미국의 '화웨이 죽이기'...삼성전자, 득실 계산 복잡해졌다
  • 이경원 기자
  • 승인 2019.05.27 14: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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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사인 동시에 '5대 고객’ 중 하나...작년 중국 매출 미주 추월
화웨이는 글로벌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경쟁사인 동시에, 삼성전자 5대 고객사 중 하나다. <뉴시스·화웨이, 그래픽=이민자>    

[인사이트코리아=이경원 기자] 최근 미국의 화웨이 거래제한 조치에 따라 삼성전자가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속앓이를 하고 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는 삼성전자의 최대 경쟁사이지만, 삼성전자 매출의 14%를 차지하는 5대 '콘 손' 고객 중 하나로 꼽히는 까닭이다. 이에 따라 잠재적인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5월 20일 외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 반도체 업체들은 화웨이에 반도체 수출을 중단했고, 구글은 오픈소스 제품을 제외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거래를 중단했다. 이는 지난 5월 16일 미국 상무부가 화웨이와 70개 계열사를 거래제한 기업으로 지정한 것에 따른 조치다.

이에 따라 화웨이에 핵심 부품을 공급하고 있는 33여개의 미국 기업들이 실적에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전망됐다. 덩달아 국내서도 화웨이 장비를 공급받고 있는 LG유플러스 등의 주가가 출렁였다.

그 가운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와 1·2를 다투고 있는 삼성전자의 주가는 강세를 보였다. 미국 정부의 화웨이에 대한 제재로 삼성전자가 시장 점유율 확대에 따른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유진투자증권 이승우 연구원은 “화웨이가 중국을 제외한 해외에서 판매하는 스마트폰의 연간 출하량은 1억대이며, 미국 업체와의 거래 중단으로 인해 구글플레이스토어, 지메일, 유튜브, 크롬브라우저 등의 구글 앱 탑재 제한과 기술 지원 중단은 화웨이의 스마트폰 판매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며 “화웨이가 중가 및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삼성전자의 점유율을 빼앗아왔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삼성전자의 글로벌 시장점유율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현대차증권 노근창 연구원은 “화웨이가 서유럽과 신흥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하락에 큰 영향을 줬다"며 "화웨이 이슈는 삼성전자와 계열사의 시장 점유율 확대에 좋은 기회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와 불꽃 튀는 접전을 벌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삼성 22%, 화웨이 16%, 애플 14% 등이다.

화웨이는 최근 애플을 제치고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2위를 차지하며 삼성전자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는 중저가 및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삼성전자의 점유율을 가로챈 지 오래다.

이처럼 화웨이의 질주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기업들이 거래를 중단할 경우 화웨이 스마트폰 판매에 악영향을 줘 최대 경쟁자인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화웨이, 작년 처음 ‘5대 고객사’ 등극

그런데 화웨이 제재 조치가 삼성전자에게 호재만은 아니다. 삼성전자는 완제품과 함께 부품을 공급하는 종합 IT 기업으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와 경쟁관계에 있지만, 반도체와 OLED 등 부품을 화웨이에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공시한 올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주요 매출처는 ‘Apple, Best Buy, Deutsche Telekom, Huawei, Verizon’ 으로 5대 고객사 안에 화웨이가 포함돼 있다. 화웨이는 작년에 처음으로 삼성전자의 5대 고객사에 포함됐다. 주요 5대 매출처에 대한 매출 비중은 전체 매출액 대비 14%에 달한다. 이 중 화훼이 매출 비중을 따로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화웨이가 경쟁사인 동시에, 주요 ‘고객사’ 라는 점은 분명하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화웨이 매출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DP) 등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서 나는 것으로 파악된다. 고객사 공급 현황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공개하고 있지 않다. 다만 삼성전자 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DS 부문에서 화웨이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화웨이의 스마트폰 사업 부진이 삼성전자의 매출에 영향을 주게 될 가능성을 염두해야 한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KB증권 김동원 연구원은 미국의 화웨이 제재가 한국 IT 부품 업계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의 화웨이향 매출 비중은 5% 미만으로 추정돼 화웨이의 스마트 폰 사업 부진에 따른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유럽과 남미 중저가 스마트 폰 시장에서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으며, 5G 네트워크 및 반도체 시장에서 수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하나금융투자 김경민 연구원 역시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에서 화웨이에 대한 매출 의존이 거의 없고 전사적으로도 화웨이 매출 비중이 1~2%에 불과해 단기적으로 매출 감소 리스크는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5년 삼성전자 중국· 미주 매출 비중.<자료=삼성전자 전자공시, 그래픽=이민자>

 

중국 의존도 심화...잠재적 위협 요인 될 수 있어

삼성전자 매출에서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업체들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하는 부분이다.

지난해 상반기 삼성전자의 글로벌 매출 가운데 중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30%를 넘어서며 미주 시장을 추월했다.

2018년 8월 반기보고서 주요지역별 매출현황을 보면 중국 시장 매출이 27조4102억원을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의 전체 매출액(별도 재무제표 기준)은 총 83조9217억원으로, 이 가운에 중국 매출 비중은 32.7%을 차지했다. 반면 삼성전자의 주력 시장이었던 미주는 지난해 상반기 26%에 그치면서 중국에 뒤졌다.

중국 매출 비중은 2014년 20.6%에서 2015년 23.4%, 2016년 23.9%, 2017년 28.3%에 이어 지난해 30%를 넘어서면서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화웨이 제재가 단기간에 끝난다 하더라도 미·중 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중국 의존도가 높은 삼성전자의 매출이 흔들릴 수 있는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여러 가지 상황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만큼 사태를 주시하면서 종합적으로 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