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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그룹 지주사 주식 저평가...반등 못하는 까닭은?
10대 그룹 지주사 주식 저평가...반등 못하는 까닭은?
  • 이일호 기자
  • 승인 2019.05.21 18: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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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지주사 PBR 청산가치에도 못 미쳐...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바닥장' 장기화 우려
국내 주요 그룹 지주회사들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장기간 청산가치를 하회하는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픽사베이>

[인사이트코리아=이일호 기자] 국내 주요 그룹 지주회사들의 주가가 기대치에 밑돌고 있다. 지난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으로 주가가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컸지만, 실제 주가는 그렇지 못하다. 최근 들어 커진 경기 둔화 우려에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여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10대 그룹 지주회사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대체로 실제 기업가치보다 낮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PBR은 기업 총자본을 유통주식으로 나눈 값으로, 증권가에서는 PBR이 1 이하일 경우 청산가치보다 시장가치가 더 낮다고 본다.

실제로 21일 FN가이드에 따르면 10대 그룹 지주회사 가운데 향후 12개월 실적 기준 PBR이 가장 낮은 곳은 포스코로 0.43배였다. 코스피 시장에서 포스코는 최근 1년 새 최고치인 37만5000원보다 62%나 낮은 23만3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포스코 주가는 2016년 말 이후 최저 수준이다. 지난해 최정우 회장 취임 이후 주가는 계속 내리막을 탄 상태로, 2018년 순이익 급락 여파가 올해 2분기까지 이어지고 있다. 같은 기간 그룹 상장계열사 5곳의 배당성향이 42.90%(9083억원)로 상장사 가운데 최고 수준인 점을 봤을 땐 이해하기 힘든 주가 흐름이다.

롯데지주의 PBR도 0.44배로 여전히 저평가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상태다. 주가만 놓고 봤을 땐 인적분할 전 롯데제과 당시 2010년 수준인 4만4000원대까지 내려간 상태다.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이 모두 늘었음에도 주가 낙폭이 과도하다는 평가다.

이밖에 CJ 0.84배, SK 0.82배, 삼성물산 0.79배, LG 0.70배, 현대중공업지주 0.58배, 한화 0.58배, GS 0.56배, 현대차 0.50배 등 청산가치에도 못 미쳐 체면을 구겼다. PBR이 유일하게 1배를 넘은 한진칼(1.72배)은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강성부 펀드(KCGI)와의 경영권 분쟁 '특수'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내 10대 그룹 지주사들의 PBR은 국내 코스피 상장기업 평균 PBR보다 낮은 상태다.<한국거래소>

이는 국내 코스피 상장기업의 PBR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월 29일 기준 2018년 결산재무제표를 반영한 코스피 상장기업의 PBR이 0.95배인데, 10대 그룹 지주사 가운데 이보다 높은 곳은 한진칼 한 곳에 불과하다.

문제는 이 같은 상황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미중 무역분쟁이 길어지면서 실적에서 수출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곳들의 수익성이 훼손되고 있기 때문이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미국 통상정책을 주관하는 무역대표부(USTR)는 오는 6월 17일 공청회를 갖겠다고 발표했는데, 사실 이것은 좋지 않은 시그널”이라며 “추가 관세 부과 여부가 결정될 6월 말까지 큰 폭 반등은 어려워 보인다”고 밝혔다.

미국의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는 특히 소비재와 자본재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소비재의 경우 휴대폰, 노트북, 컴퓨터 모니터 등이 포함되며 여기에는 삼성, LG 등이 해당된다. 실제 전기전자와 기계류의 경우 전체 수출 가운데 중국 비중은 각각 24.6%, 21.1%에 달한다.

박 연구원은 “아직 관세가 부과되지 않은 3000억 달러 제품에도 추가 관세가 도입된다면 휴대폰, 노트북 등 완제품 공급망에 속한 국내 기업들로 피해가 확대될 수 있다”며 “이는 6월28~29일 G20 정상회담이 국내 IT 업종의 중요 분기점이 될 것임을 시사한다”고 전망했다.

지난 4월부터 급등한 원·달러 환율도 지주사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이탈에 따라 외국인 수급이 큰 종목의 주가가 내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LG(외국인 소진율 35.1%)와 현대차(44.7%), 포스코(54.68%)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한편 배당 증가 및 시가총액 하락 영향으로 배당수익률은 큰 폭으로 올랐다. 국내 시장의 배당수익률은 코스피200이 2.2%로 미국(2.0%), 일본(2.4%), 중국(2.1%) 등 주요국의 평균 배당수익률과 비슷하다. 다만 선진국 평균(2.5%), 신흥국 평균(2.7%)보다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