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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상, 엉뚱한 공탁으로 피보험자에 피해 입혀
현대해상, 엉뚱한 공탁으로 피보험자에 피해 입혀
  • 한민철 기자
  • 승인 2019.05.13 19: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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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공탁자들 파악 못한 채 공탁…법원 "채무자로서 선량한 주의의무 소홀"
현대해상화재보험이 근거가 불명확한 공탁으로 피보험자와 법적분쟁을 벌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민철
현대해상이 근거가 불명확한 공탁으로 피보험자와 법적분쟁을 벌였던 것으로 드러났다.<한민철>

[인사이트코리아=한민철 기자] 현대해상화재보험이 근거가 불명확한 공탁으로 보험금을 지급받을 자격이 있는 피보험자를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피해를 끼친 사실이 최근 드러났다. 

화학약품 도·소매업을 하는 A사는 지난 2012년경 현대해상화재보험과 자사 공장 내 창고시설 및 생산품 등에 대해 화재손해와 대물배상책임을 담보로 하는 보험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보험계약은 계약 기간 내 피보험자인 A사의 공장 시설에서 화재가 발생해 재산상 피해를 입거나 이로 인해 타인의 재물에도 피해를 입혀 대물배상책임이 생기면, 보험사(현대해상)가 각각 4억원과 3억원 한도 내의 보험금을 A사에 지급한다는 내용이었다.

몇 년 뒤 A사 공장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큰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화재로 A사 공장뿐만 아니라 인근 업체들에도 불이 번졌고, 건물 외부 및 내부 설비가 손상되거나 전기가 끊기기도 했다.

화재를 수습한 뒤 A사는 당시 피해를 입은 인근 6개 업체에 1억7000만원 상당의 보상비를 지급했다. 화재로 인해 단전된 송전선에 대한 복구공사를 한 한국전력공사에도 역시 2억원 상당의 보상비를 전달하는 것으로 합의를 봤다. 

당시 A사는 화재사고에 대한 책임이 있었지만, 동시에 사고로 인한 피해 당사자였다. 이에 따라 현대해상과 맺은 보험계약상 화재로 인한 손해 및 대물배상책임에 대한 보험금을 지급받을 자격이 있었다.

그런데 현대해상은 앞서 A사가 6개 업체 및 한국전력과 보상비에 대한 협의 결과에 따라 A사에 지급해야 할 보험계약상 대물배상책임에 관한 보험금 3억원을 법원에 공탁했다.

당시 현대해상은 한국전력과 A사로부터 보상비를 지급받은 6개 업체 중 2개 업체, 또 다른 2개 업체를 3억원에 대한 피공탁자로 지정했다. 이들 회사들이 A사 공장 화재로 손해를 입었다며 현대해상 측에 총 10억원 이상의 보험금을 지급해 줄 것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현대해상은 A사와의 보험계약상 대물배상책임에 관해 보상하는 범위는 3억원에 불과한데, 보험금 배분에 대한 다툼의 여지가 있고 채권자를 확정할 수 없어 공탁을 통해 법원의 판단을 받아보자는 입장이었다.

A사는 반발할 수밖에 없었다. 현대해상이 피공탁자로 지정한 업체들 중, 한국전력 및 나머지 2개사와는 개인적 보상으로 이미 합의를 봤기 때문이다. 

특히 A사는 보험계약상 피보험자로서 현대해상으로부터 3억원 한도의 보험금을 받을 수 있었고, 피해 업체들에게 지급한 금액 중 3억원 내에서 현대해상 측에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그럼에도 현대해상은 A사에 우선해서 배상책임을 지려하지 않은데 더해 피공탁자에 피보험자인 자신의 회사를 제외했다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게 A사의 입장이었다.

결국 A사는 현대해상의 공탁을 무효로 하며, 3억원의 보험금을 자사에 지급해야 한다며 현대해상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달 말 결론난 이 사건 재판에서 법원은 현대해상의 공탁이 무효라며 A사의 손을 들어줬다.

피해 회사를 피공탁자로 포함시키지 않은 채 공탁

앞서 현대해상은 3억원의 보험금을 공탁한 이유로 한국전력 등 5개 피공탁자들이 화재사고 피해로 인한 보험금 지급을 요청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적 분쟁 과정에서 밝혀진 사실에 따르면, 현대해상의 공탁 당시 한국전력 외에 직접 보험금을 청구한 피해자가 있다는 것을 입증할 만한 증거는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현대해상은 이들 피공탁자 중 한 곳과는 연락조차 하지 않았고, A사와 합의를 하지 않았던 2개 업체는 사고발생 후 수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A사나 현대해상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또는 보험금 지급 청구를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다시 말해 현대해상이 근거가 불명확한 공탁을 했을 가능성이 큰 것이다.

무엇보다 법원은 A사가 화재사고 피해자들과 보상에 대한 합의를 하는 과정에서 A사와 별다른 협의도 없없을 뿐더러 이 회사를 피공탁자로 포함시키지도 않은 채 공탁을 한 것은 '무효의 사유'라고 판단했다.

법원은 “A사가 사고 피해자들과 손해배상에 관해 성실히 협의를 하면서 그에 따른 보상비를 지급하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해상은 피공탁자들이 실제로 화재사고로 인한 피해자이거나 손해가 있는지를 조사하는 등 피해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다”며 “A사를 제외한 채 피공탁자를 지정해 공탁한 것은 채무자로서 선량한 주의의무를 다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kawskhan@insight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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