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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윳값 벌러 회사 간다?"..삼성전자 다섯 쌍둥이 아빠들 '화제'
“분윳값 벌러 회사 간다?"..삼성전자 다섯 쌍둥이 아빠들 '화제'
  • 이경원 기자
  • 승인 2019.05.09 20: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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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사업부 소속 김성철·최경진·황현철·김판수·민정기씨
(왼쪽부터)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김성철·최경진·황현철·김판수·민정기 씨.<삼성전자 뉴스룸 캡처>

[인사이트코리아=이경원 기자] 최근 ‘갤럭시S10 5G’로 선전하고 있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쌍둥이 아빠들'이 화제다.

무선사업부는 삼성전자 세트부문에서 최고 실적과 최대 규모를 가진 사업부다. 40여명의 엔지니어들로 구성된 무선사업부는 주력 상품인 스마트폰을 비롯해 태블릿, PC, 웨어러블 기기 등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무선사업부 엔지니어들 중 쌍둥이 자녀를 둔 임직원이 다섯 명이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들은 스마트폰 개발 뿐 아니라 육아에도 열정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쌍둥이 아빠 중 제일 맏형격인 민정기 씨는 18살 고등학생 아들 쌍둥이 아빠다. 쌍둥이 위로 군대 간 큰아들까지 뒀다. 자녀들 나이로 치면 쌍둥이 아빠 중 큰 형님인 셈이다. 뒤를 이어 김성철 씨는 9살 딸 쌍둥이를 뒀다. 그 아래로 최경진 씨와 김판수 씨는 각각 5살 쌍둥이 남매, 4살 남매 쌍둥이 아빠로, 비슷한 또래의 쌍둥이를 키우고 있다. 마지막으로 지난달 쌍둥이 남매의 아빠가 된 황현철 씨는 ‘쌍둥이 아빠’ 경력으로 치자면 막내다. 위로는 4살 큰아이가 있는데, 현재는 출산휴가 중에 있다.

그간 쌍둥이들을 키우면서 이들에게는 남모를 고충들이 있었다. 쌍둥이 자녀를 키우는 건 임신 과정부터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뉴스룸에 따르면 김판수 씨는 “아내가 임신했을 때 임신성 당뇨가 있어서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했다. 쌍둥이 아이들은 몸집이 작아 산모가 많이 먹어야 하는데, 주사를 맞으면서까지 음식을 먹었다. 아내가 정말 힘들었다”고 말했다.

김성철 씨는 “쌍둥이들은 대개 미숙아로 태어나서 기초 체력을 다질 때까지 충분한 영양 공급이 필요하다”며 “미숙아용 분유는 일반 분유의 1.5~2배 가격인데 분유 1통을 3일 먹는다”며 “두 명이 먹는 한 달 분윳값과 기저귓값만 당시 70~80만 원에 육박했던 것 같다. ‘분윳값 벌러 회사 간다’는 말이 괜한 말이 아니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민정기 씨는 “18년 전엔 쌍둥이용 육아용품이 지금처럼 많지 않았다”며 “쌍둥이용 유모차가 너무 비싸, 유모차 2개를 철사로 연결해 쓰기도 했다”며 지난날을 떠올렸다.

“쌍둥이 아빠가 회식이 웬 말”

두 명을 한꺼번에 육아를 해야 하다보니 아빠들이 육아에 더욱 적극적일 수밖에 없다. 김판수 씨는 쌍둥이들이 태어났던 해엔 아내와 함께 육아에 집중하느라 저녁 모임을 일체 잡을 수가 없었다. 쌍둥이들이 3살되던 해부터 어린이집에 보냈고, 그제서야 조금의 여유 시간이 생겼다고 했다고 했다. 김 씨는 “양가 조부모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고, 자녀들은 부모가 키우는 게 맞다고 생각해 ‘아빠 표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며 “두 배로 힘든 쌍둥이 자녀 육아지만 기쁨은 두 배 이상”이라고 말했다.

육아 방식에 있어도 더욱 조심스럽다. 쌍둥이들 아빠는 각자의 성향을 존중해주고, 수평적으로 대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최경진 씨는 호칭을 부를때도 “‘첫째, 둘째’란 말을 하지 않고, 서로 이름을 부르고 친구처럼 지내게 한다”고 강조했다. 수평적으로 자랐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최 씨는 “쌍둥이를 키울 때 중요한 건 두 아이를 비교하지 않고 차별하지 않는 것”이라 강조했다. 민정기 씨도 “쌍둥이라도 좋아하는 과목, 성향, 성격이 너무 다르다”며 “아이들이 각자 타고난 성향을 살릴 수 있도록 같은 걸 강요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제 막 쌍둥이 아빠가 돼 얼떨떨하고 설렌다는 황현철 씨는 “쌍둥이 육아가 만만치 않기 때문에 출산휴가를 내고 아내와 함께 아이를 돌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의 공통분모는 업무에도 시너지를 냈다. 김판수 씨는 “출장 기간 성과를 내야 하는데 동료끼리 업무 방식이 다르면 트러블이 생길 수도 있다”며 “쌍둥이 아빠들과는 출장 중에 아이들 이야기를 하다 보니 점점 더 편해졌고, 업무 마무리까지 잘 됐다”고 말했다. 최경진 씨는 “김판수 씨 아기 사진을 보니, 우리 아이들이 어렸을 때 생각이 많이 났다”며 “쌍둥이 아빠들의 업무 요청 건은 괜히 더 빨리 처리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출장지에서의 인연으로 김판수 씨는 최경진 씨의 아동 카시트를 나눔 받아 잘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삼성전자, 쌍둥이 아빠 출산휴가 2배 확대

쌍둥이 아빠들은 아이들을 키우는데 자율출퇴근제가 한몫했다고 입을 모았다. 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가 있어 바쁜 아침시간에 자녀들 아침을 먹이고 보육 기관에 데려다준 후 출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판수 씨는 “아내가 저보다 더 밤에 잠을 못 자니까 제가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아이들을 돌보곤 하는데,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출근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쌍둥이 아빠들이 언급한 자율출퇴근제 이외에도 삼성전자는 저출산 대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재계에 따르면 올해 초 삼성전자는 사원협의회와 남성 직원의 출산휴가와 육아휴직 대상과 기간을 2배로 확대하는 방안을 합의하고, 지난 3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법에 따르면 여성 근로자의 경우 법정 출산휴가 기간은 90일이고, 쌍둥이를 출산한 경우에는 120일이 주어진다. 남성 근로자의 경우 배우자가 다태아를 출산한 경우에는 5일의 범위에서 3일 이상의 출산 휴가를 주도록 돼 있다. 삼성전자 여성직원의 출산휴가 기간은 법정 출산휴가와 동일하다. 다만 그간 남자 직원의 배우자가 다태아를 출산한 경우 배우자 유급휴가를 10일 지급했는데 올해부터는 2배 늘려 20일로 확대한 것이다.

현행법상 출산휴가의 경우 산모에 초점을 둔 반면 육아휴직은 여성과 남성 근로자 모두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으며, 법정 육아휴직 기간은 자녀 1명당 1년이다. 그러나 삼성전자 직원의 육아휴직 기간은 자녀 1명당 2년으로, 법정 기간인 1년 보다 2배가 많은 수준이다. 또한 육아휴직 대상 자녀의 연령을 여성 직원의 경우 만 12세 이하, 남성 직원은 만 8세로 제한했으나 올해부터 남성 직원도 여성 직원과 동일하게 12세로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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