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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 vs 검찰, 신용평가사 의견서 조작 의혹 줄다리기 '팽팽'
삼성바이오 vs 검찰, 신용평가사 의견서 조작 의혹 줄다리기 '팽팽'
  • 한민철 기자
  • 승인 2019.05.03 18:4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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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신용평가사에 의견서 조작 요구”...삼성 “신용평가사 먼저 평가 거절”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신용평가사들이 삼성 측에 유리한 방향으로 의견서를 조작해 작성했다는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밝혀졌다. 뉴시스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신용평가사들이 삼성 측에 유리한 방향으로 의견서를 조작해 작성했다는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한민철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대표이사 김태한) 회계부정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과거 신용평가사들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요구를 받고 이 사건 핵심 쟁점 중 하나인 콜옵션 평가에 대해 삼성 측에 유리한 방향으로 의견서를 작성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의혹에 대한 증권선물위원회의 감리와 행정소송 과정에서도 다뤄진 적이 있다. 당시 삼성은 신용평가사들에게 평가를 조작하도록 요구한 적이 없었다며 여러 근거를 들어 관련 의혹을 부인한 바 있다. 때문에 향후 검찰과 삼성바이오 간에 불꽃튀는 공방이 예상된다.

최근 검찰에 따르면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삼성바이오의 요구에 따라 미국 바이오젠 사가 보유하고 있던 삼성바이오에피스(이하 삼성에피스)에 대한 콜옵션 평가가 불가능하다는 의견서를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신용평가사들은 의견서에 2012년부터 2014년 기간 동안 콜옵션 평가를 할 수 없다는 취지의 내용을 담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해당 의견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콜옵션 평가를 위한 사업계획서 등의 기초자료를 삼성바이오로부터 제공받지 않았고, 이에 콜옵션 관련 분석조차 제대로 실행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검찰은 콜옵션 평가가 불가능하다는 취지의 내용을 삼성바이오가 이들 신용평가사에 보낸 이메일에서 확인하고, 삼성바이오가 해당 내용을 의견서에 반영해 작성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바이오젠은 2012년 삼성바이오와 합작해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공동 설립하면서 삼성에피스 지분을 ‘50%-1주’까지 매수할 수 있는 콜옵션 약정을 맺었다.

콜옵션은 원할 때 미리 정한 가격에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로 이는 삼성바이오의 회계상 부채로 잡혀 있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 당시 삼성그룹의 현안 중 하나였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서 삼성바이오의 모회사였던 제일모직의 주가와 회사 가치 평가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었다.

검찰은 삼성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안정적 경영권 승계를 위해 바이오젠의 콜옵션 보유 사실을 의도적으로 은폐하려고 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민철
검찰은 삼성이 바이오젠의 콜옵션 보유 사실을 의도적으로 은폐하려고 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민철>

때문에 금융당국과 검찰은 삼성이 당시 제일모직 대주주였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안정적 경영권 승계를 위해 바이오젠의 콜옵션 보유 사실을 의도적으로 은폐하려고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삼성바이오가 콜옵션 계약 여부를 공시하지 않은 것도 이와 같은 이유에서라는 것이다.  

신용평가사가 먼저 ‘거절’…삼성 “콜옵션 평가 조작 요구할 이유 없다”

신용평가사들이 삼성에피스에 대한 콜옵션 평가가 불가능하다는 의견서를 작성했다는 문제가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지난해 삼성바이오 회계부정 의혹과 관련한 증권선물위원회의 감리 과정에서도 언급된 바 있다.

금융감독원도 지난해 감리위원회가 열리던 시점에 현재 검찰 수사에서 거론되고 있는 신용평가사 중 F사에 대한 수시 검사에 나섰고, 과거 삼성바이오로부터 삼성에피스에 대한 주식 및 가치평가를 의뢰받았지만 ‘가치평가 불능’이라는 답변을 보내게 된 배경을 조사하기도 했다.

당시 F사는 삼성에피스의 콜옵션 등을 평가할 수 없다며 가치 평가를 ‘거절’했다. F사는 비상장 주식에 대한 가치평가에 있어 불확실성을 가능한 제거해야 하지만, 당시 바이오젠이 보유하고 있던 콜옵션 계약이 조건부로 예측이 불가능했고 삼성바이오 역시 적자상태로 명확한 가치 산정이 불가능했다는 취지의 사유를 밝혔던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 삼성바이오의 주장대로 2015년 말 이전에는 바이오젠이 삼성에피스에 대한 콜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낮거나 불확실성이 컸기 때문에 신용평가사 입장에서는 이에 대한 평가를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는 의미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뉴시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뉴시스>

신용평가사들이 의뢰인에게 구체적 분석 보고서가 아닌 평가를 거절한다는 의견서를 작성해 전달한 만큼, 삼성바이오에 청구된 용역비용은 수십만원 정도로 매우 저렴할 수밖에 없었다. 

현재 검찰 수사를 통해 제기되고 있는 삼성바이오가 콜옵션 평가가 불가능하다는 취지의 내용을 담은 이메일을 신용평가사들에 보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감리위원회와 증선위 처분 취소에 대한 행정소송 단계에서 다뤄진 바 있다.

본지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당시 삼성바이오는 이메일을 통해 신용평가사들이 삼성에피스에 대한 가치 및 콜옵션 평가 등에 대해 거절을 한 것에 대해 사유를 알려줄 것을 요청했다.

이후 삼성바이오도 자사 피드백을 반영해 의견서를 작성해 달라는 취지로 해명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콜옵션 평가가 불가능하다는 의견서를 작성하라고 강제하거나 요구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kawskhan@insight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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