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보사 개발, 대국민 사기극이었나
인보사 개발, 대국민 사기극이었나
  • 윤길주 발행인
  • 승인 2019.05.02 14:27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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획기적인 관절염 치료제라던 ‘인보사 케이주’가 가짜약 논란에 휩싸였다. 바이오 제약업계는 물론, 회당 700만원에 이 약을 투약한 환자들의 충격이 크다. 환자들은 집단소송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의약품 허가를 취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인보사 파동은 코오롱생명과학의 탐욕에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술한 인허가·관리가 더해진 참사라는 지적이 많다. 시민단체에서는 ‘제2의 황우석 사태’라며 정부에 진상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이웅열 코오롱 전 회장은 20년 전인 1999년 코오롱티슈진을 세우고 야심차게 인보사 개발에 나섰다. 2017년 국내에서 인보사가 출시되자 코오롱생명과학·코오롱티슈진 주가는 거침없이 뛰었다. 인보사 주성분 세포 중 하나인 연골세포가 신장세포로 바뀐 사실이 드러나면서 세계 최초 무릎 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신화는 허무하게 무너졌다.

코오롱과 식약처는 볼썽사납게 성분이 뒤바뀐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기고 있다. 코오롱은 성분이 바뀌었는지 몰랐고, 단순한 성분 표기 실수라고 주장하고 있다. 식약처는 코오롱이 제출한 자료를 기반으로 허가 여부를 판단했기 때문에 잘못이 없다는 입장이다. 한 나라 보건당국이 물질 교차 테스트 한번 없이 기업이 제출한 자료로 제품 허가를 내줬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이러니 무슨 약인들 안심하고 투약할 수 있겠나.

시판 허가 과정도 미심쩍다. 2017년 4월 식약처 허가심사 자문기구인 중앙약사심의위원회에서 위원 대다수가 반대해 무효 결정이 났다. 당시 반대한 위원들은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다” “증상 완화만을 위해 유전자 치료제의 위험성을 가져가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그해 7월 갑작스럽게 시판 허가가 났다. 코오롱과 식약처가 한통속이란 말이 나오는 이유다.

인보사 개발에 국민 혈세 52억원이 투입된 사실도 확인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R&D 지원사업인 ‘바이오스타 프로젝트’를 통해 2005~2009년까지 52억원을 코오롱생명과학에 지원했다. 확인된 것만 52억이지 코오롱에 들어간 혈세가 훨씬 많다는 주장도 있다. 정형준 인도주의실천 의사협의회 사무처장은 15년 동안 코오롱에 지급된 국가기금이 250억원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사실이라면 ‘인보사 게이트’라고 할 만 하다. 결과적으로 정부가 가짜약 개발을 도왔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보건당국과 코오롱을 믿고 인보사를 투약한 환자는 3800명에 달한다. 이들은 생체실험 도구가 된 것이라며 분노하고 있다. 윤소하 정의당 의원은 인보사 사태를 “국민 건강과 생명을 담보로 한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규정했다.

사정당국은 인보사 성분이 뒤바뀐 이유, 허가 과정, 혈세 지원 배경 등을 철저히 따져봐야 할 것이다. 식약처는 차후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의약품 시판 허가 시스템을 점검하고, 관리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