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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 무버’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IT 기업’ 승부수
‘퍼스트 무버’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IT 기업’ 승부수
  • 이일호 기자
  • 승인 2019.05.02 14: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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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 속 작은 카드에 세상 바꾸는 혁신을 담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현대카드>

[인사이트코리아=이일호 기자]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금융권 최장수 CEO이자 국내 ‘디자인경영’의 아이콘이다. 과거 투박했던 카드에 디자인을 씌워 선풍적 인기를 끌었고, 요즘은 흔한 카드사 문화마케팅도 현대카드에서부터 시작됐다. 혁신 경영에 힘입어 시장 점유율 2%도 안 되던 현대카드는 10년 만에 점유율 13%의 업계 상위권 회사로 도약했다. 동시에 그의 디자인·마케팅 감각과 혁신적 경영 방식도 화제가 됐다.

그런 현대카드가 2015년부터 디지털 기업으로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3년 새 7개의 획기적 서비스를 출시했고, 회사 시스템과 일하는 방식을 IT기업 방식으로 바꾼 것이다. DNA를 통째로 바꾸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카드산업 전반에 수익성 위기가 닥친 오늘날, ‘퍼스트무버’ 정태영 부회장은 또 한 번 현대카드에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


“펀더멘털이 되는 기술부터 생활에 도움이 되는 작은 응용까지 ‘디지털 현대카드’라는 이름 아래 현카 만의 페이스로 발전시켜 나가고자 합니다.” 2015년 11월,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그의 상징과도 같은 페이스북에 이 같은 글을 남겼다. 그간 핀테크 도입에 보수적으로 알려졌던 현대카드에 ‘디지털 DNA’를 이식하기 시작한 건 이때부터였다.

3년 반 뒤인 지난 3월, 카드업계에 재미있는 소식이 전해졌다. 일본의 IT 솔루션 기업 ‘엑사 시스템즈(EXA SYSTEMS)’가 차세대 신용카드 시스템으로 바로 현대카드의 ‘에이치알리스(H-ALIS)’를 선정했다는 내용이다.

일본 신용결제 ‘철옹성’ 뚫은 H-ALIS

엑사시스템즈 공개한 H-ALIS.<현대카드>

일본은 5000조원에 달하는 거대한 경제규모에도 신용카드 사용이 매우 보수적이다. 상품 결제 시 캐시리스(Cashless·현금 외 결제) 비중이 20%로 낮다. 일본 경제산업성 발표에 따르면 2020년 도쿄올림픽 기간 중 카드 결제가 되지 않아 입을 수 있는 손실이 12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이 같은 불상사를 막기 위해 일본 정부는 올림픽에 발맞춰 캐시리스 비중을 40%까지 끌어올릴 계획인데, 현대카드가 이 틈을 비집고 들어간 것이다.

해외에 법인을 차리고 카드 사업을 벌이는 일은 왕왕 있지만, 이처럼 금융 시스템을 패키지로 파는 일은 드물다. 현대카드 측은 이에 대해 “현대카드는 더이상 디지털을 잘하는 금융회사가 아니라 그 자체로 디지털 기업으로서 사고하는 방식이 여물었음을 드러내는 지점”이라고 설명한다.

H-ALIS는 최근 현대카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의 집약체라 할 수 있다. 기본적인 결제 시스템으로서 필요한 안정성과 보안은 물론이고 모바일 서비스와 오픈API 플랫폼 등을 통한 유연성과 확장성, 데이터 해석 능력에 강점을 지니고 있다. 실제 H-ALIS 선정 과정에서 현대카드의 ‘락앤리밋(Lock&Limit)’, ‘카멜레온’을 비롯해 최근 출시된 디지털 서비스들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고객 스스로 사용처와 결제금액을 제한할 수 있는 ‘락앤리밋’은 디지털 현대카드 최초의 산물이자 현대카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방향성을 상징한다. 카드사들이 디지털과 모바일이란 명목으로 사용되지 않는 서비스들을 개발할 때, 현대카드는 실체가 있고 또 실제 사용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하겠다는 생각으로 락앤리밋을 선보였다.

‘발상의 전환’이다. 소비자가 카드를 맘껏 쓰지 못하도록 카드사 스스로 제한을 거는 다소 아이러니한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이는 ‘돈 되는 일보단 쓰는 일에 관심이 많다’는 비판을 받아온 현대카드의 역사와도 비슷하다. 눈앞의 이익을 추구하기보다는 디자인과 마케팅이라는 무형의 자산에 집중했던 것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서도 비슷하게 따르고 있는 것이다.

이후 현대카드가 선보인 디지털 서비스도 이에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대표적인 게 지난해 카드업계 최초로 선보인 해외송금으로, 고객 송금 요청을 모아서 한꺼번에 보내는 ‘풀링(Pooling)’ 방식을 이용했다. 송금 건당 3000원은 금융권 해외송금 가운데 최저 수수료로 고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페이샷’과 ‘카멜레온’ ‘가상카드번호’ ‘버디’도 수익보단 고객 편의를 우선에 둔 서비스다.

현대카드가 회사 CI를 12년 만에 ‘디지털 현대카드’로 바꾼 이후 3년 반 동안 눈에 보이는 성과는 크지 않다. 하지만 정 부회장은 물밑에서 디지털 관련 인력을 350명까지 충원하고 조직 구성과 문화를 바꿨다. 또 조직 전반이 IT 기업처럼 돌아가도록 디지털 인프라를 깔아나갔다. 현대카드의 H-ALIS 수출은 이 같은 노력이 비로소 빛을 본 순간이라 할 수 있다.

“기존의 시장 세분화는 버렸다”

지난 2월 12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열린 ‘IBM THINK 2019’에 정태영 부회장이 무대 위에 섰다. 글로벌 IT 기업 IBM의 연례 최대 기술행사로 IT 업계에서 가장 주목도가 높은 이벤트에 한국 기업인 중 최초로 그가 메인 스피커로 등장한 것이다. 지니 로메티(Ginni Rometty) IBM 회장으로부터 “테드(Ted·정 부회장)만큼 혁신적인 사람을 보기 힘들다”는 소개와 함께 등장한 정 부회장은 이날 디지털 현대카드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이야기했다.

지난 2월 12일 정태영 부회장은 ‘IBM THINK 2019’ 행사에 한국 기업인 가운데 처음으로 메인스피커로 초청됐다. 이날 대담에서 지니 로메티(Ginni Rometty) IBM 회장은 “테드(Ted·정 부회장)만큼 혁신적인 사람을 보기 힘들다”라고 정 부회장을 소개했다.<IBM News Room>

현대카드가 왜 인공지능(AI)을 도입했는지에 대한 물음에 정 부회장은 금융 소비자들의 높은 요구에 부응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고객은 더욱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기대하는 한편, 상담직원들의 이직률과 교육비용은 매우 높아지고 있다”며 “‘버디(Buddy)’는 이제 상담센터를 지원하는 매우 강력한 수단이 되었으며, 상담원들의 이직률을 10% 미만으로 낮추는 데에도 기여했다”고 강조했다.

그가 언급한 ‘버디’는 2017년 선보인 챗봇으로 2007년 IBM이 개발한 슈퍼컴퓨터 ‘왓슨(Watson)’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왓슨은 2011년 한 퀴즈쇼에서 두 퀴즈왕과 대결해 승리하며 유명세를 탔고 오늘날 각종 산업에 접목돼 비용을 낮추고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왓슨의 코그너티브(Cognitive) 기술을 접목한 현대카드 버디는 국내 금융권 챗봇 가운데 인식과 반응 측면에서 가장 뛰어나다고 평가받는다.

디지털 현대카드가 앞으로 보여줄 것들도 풀어놨다. 첫째는 ‘초 맞춤형(Super Customization) 서비스’로, 자체 빅데이터를 활용해 개개인의 생활패턴과 취향에 맞춘 서비스를 의미한다. 이에 대해 정 부회장은 “기존의 시장 세분화는 버렸다”며 “이는 더 이상 오늘날의 사업 환경에 맞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과거와 같이 성별·나이·직업 등과 같은 단순화된 방식과는 다른 새로운 접근방법을 도입해야 한다는 의미다.

정 부회장은 “우리는 리테일 금융 사업에서 가장 크고 가장 고도화된 ‘데이터 레이크(Data Lake)’와 ‘알고리즘’을 구축하고 있다”며 “맞춤화된 채널을 통해 맞춤화된 시간에 맞춤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각각의 고객들에 대한 우편주소, 쇼핑처, 외식처, 직장주소 등 10개 이상의 주소를 보유하고 있으며, 구체적으로 화요일이나 일요일 아침에 즐기는 여가 생활 및 구매활동까지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카드의 초맞춤형 서비스는 지난해 8월 만든 ‘빅데이터 플랫폼’에서 구현된다. 이곳에선 고객 데이터를 다양한 형태로 분석하고, 머신러닝을 통해 개개인의 소비자에게 적합한 서비스를 찾아낸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초맞춤형 서비스는 향후 상품 설계나 커스터마이즈된 프로모션, 이벤트 등에 도입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대카드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비단 서비스에만 그치지 않는다. 정 부회장은 이날 대담에서 향후 블록체인 활용 계획도 함께 밝혔다. 그는 “블록체인의 보안에 대해 많이 이야기하는데, 개인적으론 유연성에 더 주목하고 있다”며 “최근 IBM과 ‘하이퍼레저(Hyperledger) 블록체인’을 현대카드의 ERP에 접목하는 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데이터 관리와 운영을 비롯해 경영 프로세스 전반을 블록체인으로 통합할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현대카드는 어떻게 IT기업이 됐나

<현대카드>

블록체인을 ERP에 접목하겠다는 건 글로벌 차원에서 보더라도 쉽게 시도하지 못하는 부분이다. 회계와 컨설팅을 주력으로 하는 다국적 기업 KPMG가 전 세계 세금·금융담당 임원 45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94%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지 않고 있다. 이는 블록체인 기술의 불확실성뿐만 아니라 이를 제대로 활용할 기술력과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인데, 불과 4년 전 디지털화를 선언한 현대카드가 이를 접목하겠다는 게 놀랍다.

같은 관점에서 현대카드가 IBM과 손을 잡은 것도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오늘날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ERP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는 기업 중 한 곳이 바로 IBM이기 때문이다. IBM은 글로벌 푸드체인 월마트와 협업해 수동 데이터 입력 작업을 없앤 물류 시스템을 구축했고, 금융기업 노던 트러스트(Northern Trust)와는 사모펀드에 블록체인을 접목하는 일을 해냈다.

전문가들은 블록체인을 업무 자동화에 접목할 때 난관 중 하나로 호환성을 꼽고 있다. 쉽게 말해 ERP에 블록체인 기술을 직접 접목하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인데, 이를 위해선 API와 같은 데이터 공유 표준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측면에서 현대카드가 지난해 구축한 ‘하이브리드 API’가 빛을 발할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API는 디지털 공간에서 각기 다른 운영체제와 응용프로그램들이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하는 표준이다. 현대카드의 하이브리드 API는 금융권의 높은 보안수준을 유지하면서도 개방성을 함께 확보한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외부 주체들이 별도의 인프라를 깔 필요 없이 표준화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게 가능하다. 실제 현대카드는 자사 스크래핑(Scraping·스크린을 통한 데이터 추출)에 API를 적용해 서버 운용 비용을 절약했다.

비슷한 관점에서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RPA는 사람이 하는 여러 업무를 로봇 소프트웨어가 수행하는 것을 뜻한다. 지출에서 인건비 비중이 가장 높은 오늘날의 금융업에서 저부가가치 업무를 로봇에게 맡기는 것은 효율성을 높이고 비용을 낮추는 측면에서 중요하다.

현대카드는 2017년부터 두 차례 RPA 프로젝트로 42개의 과제를 도출했다. 기존에는 수작업으로 하던 카드 서비스 승인매입테스트 자동화와 우편물 주인 찾기 등이 바로 그것인데, RPA를 적용해  단순 실수를 줄임과 동시에 비용 절감에 성공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RPA 도입으로 70명분이 넘는 연간 1만5628시간의 업무량을 절감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대카드
현대카드 애자일 오피스.<현대카드>

디지털에 맞게 조직도 변화했다. ‘애자일(Agile)’ 방식 도입이 대표적으로, 애자일조직이란 부서 간의 경계를 허물고 필요에 맞게 소규모 팀(cell)을 구성해 업무를 수행하는 조직문화를 뜻한다. 팀을 탄력적으로 구성하고 또 필요에 맞게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빠른 업무 전환이 필요한 IT기업 등에 적합하다. 안정성을 중시하는 금융권에서 애자일 방식을 운영하는 곳은 현대카드 외에 몇 되지 않는다.

조직 운영 방식에 맞게 사무실에도 애자일을 도입했다. 과거 직원들의 소통을 막던 칸막이를 모두 없애 개방형 오피스를 만든 것인데, 이를 통해 직원들이 자연스럽게 마주치고 대화할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현대카드는 이에 대해 “기술을 기반으로 한 금융업을 하는 ‘테크핀(Techfin)’ 기업을 지향하는 만큼, 급격히 발전하는 기술 트렌드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애자일 컬처’를 이식하기 위해 업무 환경부터 바꿔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배경을 밝혔다.

카드업계의 위기와 현카 만의 페이스

오늘날 현대카드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카드산업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근본적 의문과도 맥을 같이 한다. 현대카드의 본업인 카드결제 사업은 오늘날 결제액 기준 100조원에 육박한다. 하지만 정부의 카드수수료 인하 정책과 간편결제 사업자의 등장으로 비용을 제외하고 남는 파이가 매년 줄고 있다. 현금서비스, 카드론 등의 대출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메우고 있지만 이마저도 중금리를 표방한 P2P금융과 인터넷전문은행에 자리를 내줄 처지다.

이는 비단 현대카드 뿐만 아니라 모든 카드사들이 함께 고민하는 지점이다. 오늘날 카드사의 디지털 접목은 그 방식이나 서비스에 차이가 있을 뿐 여느 한 곳도 예외가 없다. 어디가 먼저 ‘킬러 플랫폼’과 ‘킬러 콘텐츠’를 만드느냐를 놓고 싸우는 상황에서 현대카드가 이기리란 보장이 없는 것이다. 현대카드가 IT기업화를 선언하고 디지털 전문인력을 회사 직원의 4분의 1인 500명까지 충원하겠다고 밝힌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현대카드>

결국 시선은 다시 정태영 부회장에게로 쏠린다. 그는 1조원의 적자를 내던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의 대표로 15년 간 가히 ‘마술’이라 부를 수준의 혁신을 이뤄낸 입지전적의 인물이다. 2년 간 현대카드만 취재해 책까지 낸 이지훈 교수는 <현대카드 이야기>에서 “재벌기업의 물량공세도, 톡톡 튀는 디자인도, 화려한 마케팅도 아닌, 그들의 뼛속 깊이 스며들어 있는 혁신의 문화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현대카드의 성취를 설명했다.

이는 역설적으로 정 부회장이 전문경영인이 아닌 오너 경영인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는 분석도 있다. 그는 기업의 단기 실적에 연연하지 않고, 브랜드 가치를 높이겠다는 일념 아래 장기적 비전을 세워 실천해왔다. ‘마케팅에 돈 낭비한다’는 욕을 먹어가면서도 현대카드의 상징과도 같은 슈퍼콘서트와 라이브러리를 만들고 사회공헌 활동을 펼쳐왔다. 사람들이 작은 카드 플레이트를 보고 기업의 ‘퍼스널리티(Personality)’를 상기하게 만드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정 부회장이 진두지휘하는 디지털 현대카드 행보에 눈길이 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지난해 10월 정 부회장은 스타트업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디지털 현대카드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털어놨다. “어쩌면 저는 한국에서 가장 큰 스타트업을 운영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여러분이 투자를 받기 위해 벤처캐피탈을 찾아가는 것처럼, 저도 주주와 투자자에게 ‘왜 알고리즘(algorithm)과 인공지능(AI)’인지 설득합니다. 불안하고 걱정도 됩니다. 그러니 매일 새로운 분야를 탐구하고 공부해야만 합니다. 지금 이 길을 걷지 않는다면 미래는 없기 때문입니다.”

정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현대카드의 데이터 역량을 내비치기도 했다. 예컨대 서울의 5성급 호텔에서 식사한 사람이 단순히 호텔을 좋아하는지, 혼밥족인지, 아니면 고액의 소비를 즐기는 사람인지를 현대카드는 70%의 확률로 구분할 수 있다. 또 어느 지역으로 여행을 떠나는지를 분석해 음악 취향을 50%의 확률로 분석할 수 있다. 바야흐로 데이터가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시대가 찾아온 것이다.

“카드 안에 존재하는 이 갤럭시(galaxy·우주)를 분석하고 활용할 수 있다면 5년 뒤에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 펼쳐질 겁니다.” 정 부회장의 말처럼, 작은 카드 하나가 담고 있는 데이터의 파급력은 그 자체로 엄청나다. 현대카드는 이를 어떻게 하면 다른 회사보다 더 잘 활용할지를 ‘현카 만의 페이스’로 고민하고 또 실천하고 있다.

<그래픽=이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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