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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서 발목잡힌 '데이터 경제 3법', 핀테크업계 발만 '동동'
여의도서 발목잡힌 '데이터 경제 3법', 핀테크업계 발만 '동동'
  • 이일호 기자
  • 승인 2019.04.24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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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파행으로 4차 산업혁명 경쟁력 잃을 판..."준비했던 사업 시작도 못해"
국회가 파행으로 치닿는 가운데 '데이터경제 3법' 개정안 통과가 요원하다.<픽사베이>

[인사이트코리아=이일호 기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신산업, 신기술을 위해 데이터 규제 혁신이 빠르게 이뤄져야 한다. 속도와 타이밍이 중요하다.”

지난해 8월 문재인 대통령은 판교 스타트업캠퍼스에서 데이터 경제 활성화를 강조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데이터가 미래 산업의 성장 기반이 될 것이라는 게 그 이유였다. 하지만 이를 위해 마련된 ‘데이터 경제 3법’ 개정안은 국회 캐비닛에서 낮잠을 자고 있다. 핀테크 업계에선 이대로 가다가 이번 국회에서 관련법이 통과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데이터 경제 3법’, 핀테크 산업 강화에 필수

‘데이터 경제 3법’이라고 부르는 법은 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이다. 지난해 11월 관련 법을 개정하는 내용이 각각 발의됐는데, 세 개의 법은 각각이 상호보완을 하고 있어 데이터 경제 차원에서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게 없다는 게 핀테크 업계의 시각이다.

데이터 경제 3법 가운데 핵심은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재근 의원 대표발의)이다. 골자는 직간접적으로 개인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비식별 데이터’의 활용을 허용하자는 것이다. 성명, 주민등록정보 등 개인정보뿐만 아니라 간접적으로라도 개인을 추정할 수 있는 데이터는 개인정보 침해 여지가 있어 여기서 제외된다.

아마존은 빅데이터를 활용해 소비자가 주문할 수 있는
상품을 미리 준비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아마존>

이 법이 통과될 경우 기업들은 비식별 데이터를 활용한 비즈니스가 가능해진다. 비자카드의 경우 고객의 타깃 마케팅과 카드 부정사용감지 시스템 구축에 빅데이터를 활용했고, 아마존은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을 묶어 누가 언제 어떤 상품을 구매할지 예측하고 미리 배송할 준비를 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마이데이터(Mydata)’ 차원에서 신용정보법 개정(김병욱 의원 대표발의)도 중요하다. 마이데이터는 금융소비자들이 흩어진 개인 데이터를 모아 이전할 수 있도록 하는 개념이다. 가령 특정 개인이 은행에서 핀테크 업체로 필요한 데이터를 이전하고 싶을 때 ‘개인신용정보이동권’을 행사해 필요한 정보들을 암호화해 옮길 수 있다.

마이데이터에는 금융정보뿐만 아니라 비금융정보도 포함된다. 통신요금이나 전기·가스요금 등 공과금, 온라인 쇼핑 결제 내역들이 여기에 해당된다. 미국에서 2010년 7월에 발효된 ‘도드-프랭크법’(Dodd-Frank Act)으로 금융소비자의 정보 접근성을 보장하는 것이 법제화됐는데, 신용정보법 개정안도 이와 유사하다.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핀테크 산업에서는 데이터 활용 차원에서 금융 데이터도 중요하지만 비금융정보가 더 중요할 수 있다”며 “예컨대 소비자의 의료 정보를 알면 그 소비자에 맞는 보험 상품을 추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개인정보보호와 관련된 사안은 정보통신망법 개정(노웅래 의원 대표발의)을 통해 이뤄질 예정이다. 여기에는 개인정보보호법과 정보통신망법으로 산재된 법체계와 이에 따른 다수 감독기구의 중복규제를 법 본연에 맞게 나누는 게 주된 내용이다. 개정안은 데이터 산업이 커가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법적 문제들을 ‘교통정리’하는 역할을 한다.

"법안 지연에 준비했던 사업 추진도 못해"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
추진에 대해 "20대 국회는 없다"며 강공으로 맞섰다.<뉴시스>

당초 핀테크 업계는 데이터 경제 3법이 오는 2월 중 상임위를 통과해 빠르면 상반기 중 본회의를 통과할 것으로 기대했다. 데이터 활용에 따른 부작용을 제외하면 여야 간 법안 통과에 따른 컨센서스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국회 파행 속에 데이터 경제 3법은 ‘공회전’하고 있다.

지난 22일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선거제 개편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를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추진하는 데 잠정 합의했다. 이에 대해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선거제와 공수처를 패스트트랙에 태우는 순간 20대 국회는 없다”며 반발했다.

국회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국회의원들이 대표발의한 데이터 3법 개정안이 지난 2월 국회 본회의에 올라갈 것이라 예상됐지만 아직 법안소위에도 올라가지 못한 상태”라며 “여야가 임시 국회를 열어서라도 데이터 3법이 포함된 민생법안을 통과하자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국회 내 갈등으로 법안이 미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초부터 지금껏 국회가 연일 헛돌자 핀테크 업계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정부의 규제 혁파 의지를 믿고 관련 사업을 추진한 곳들이 적지 않은데 사업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 경제 3법 통과 시기에 맞춰 몇몇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차질이 생기고 있다”라며 “국회가 어떻게든 합의를 도출하길 바라는데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외국에 비해 경쟁력이 뒤쳐질까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지난 3월 26일 한국핀테크산업협회도 성명서를 통해 “국회에서 신용정보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아직 통과가 되지 않아 대한민국 데이터산업의 숨통을 틔우기에 역부족“이라며 “지금 이 순간에도 대한민국의 데이터 산업은 규제로 꽁꽁 묶인 탓에 선진국과의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