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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이웃이 되다] “아리야, 엄마가 좋아하는 '눈물 젖은 두만강' 들려줘”
[기술, 이웃이 되다] “아리야, 엄마가 좋아하는 '눈물 젖은 두만강' 들려줘”
  • 이경원 기자
  • 승인 2019.04.22 15: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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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독거노인 ‘ICT 돌봄 서비스’ 프로젝트...AI·IoT·통신기술 활용해 효과적 노인 복지 모델 만들어
SK텔레콤의 'ICT돌봄 서비스'를 받게 된 어르신이 AI스피커 '누구'에게 음악을 틀어달라고 이야기하고 있다.<SKT 'ICT돌봄 서비스 홍보 영상 캡처>

[인사이트코리아=이경원 기자]

#. “아리야, 오늘 날씨 어때?”

“오늘 하늘은 하루종일 맑겠습니다.”

“아리야, 나 심심해.”

“저도 오후엔 시간이 잘 안 가네요.”

“아리야, 니가 말을 하니까 나는 무지하게 좋아.”

“아리야, 나 보고 싶은 사람이 있어.”

“우리 아들께 연결해 드릴까요?”

“아니, 우리 엄마...우리 엄마가 보고싶어. 우리 엄마가 좋아하는 노래, ‘눈물 젖은 두만강’ 들려줘.”

“두만강~ 푸른물에 노 젖는 뱃사공~”

홀로 대전에 살고 있는 김 아무개 할머니는 SK텔레콤에서 제공한 AI스피커 ‘누구’ 덕분에 대화를 하는 날이 많아졌다. 날씨도 물어보고, 마음에 담아 둔 이야기도 건넨다. 듣고 싶은 음악도 얘기하면 바로 들려줘 심심함을 덜었다.

가끔은 이야기를 길게 나누고 싶은데 ‘누구’가 말을 알아듣지 못해 답답할 때도 있다. 이 경우에는 누구가 전문 심리상담사에게 전화를 연결해 줘, 마음의 갈증을 털어놓을 수 있다. 많이 외로울 때는 현장 관리사들이 알아서 찾아와 말벗이 돼 주기도 하고, 다루기 어려운 IT 기기에 대해서 설명해준다. 생활도 보다 편해졌다. 각종 스마트홈 센서가 설치돼 있어 실내 조명을 음성으로 제어할 수도 있다. 아픈 무릎으로 일어서지 않아도 된다.

#. 서울 성동구의 ‘ICT 케어센터’ 상황실. 행복 커뮤니티 통합 모니터링 대시보드에는 김 아무개 할머니가 사용한 인공지능 스피커, 스마트 스위치, 문열림 센서 등의 데이터가 체계적으로 표시돼 있다. 갑자기 대시보드에 ‘경고’ 알림이 울린다. 경고 알림은 48시간 이상 스피커, 스마트홈 센서 등에 대한 사용이 없다는 표시다. 김 아무개 할머니가 이틀간 밖에도 나가지 않고 조명등도 쓰지 않았다는 의미다. 지방자치단체 현장 케어 매니저가 김 아무개 할머니 집으로 출동해 무슨 일이 없는지 살핀다.

위 이야기는 SK텔레콤이 22일부터 8개 지자체의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ICT 돌봄 서비스’와 ‘ICT 케어센터’ 상황실 얘기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65세 이상 독거노인 수는 2015년 120만 명에서 오는 2025년 197만 명으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령의 노인이 혼자 살다보면 대화를 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 고독감과 외로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때로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2017년 기준 65세 이상 고독사는 835명으로 매년 41% 증가하는 등 노인 복지에 빨간 불이 켜진 상황이다.

이에 따라 관련 복지센터 구축과 인력 운용 비용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2017년 기준 지자체별 정부의 돌봄 서비스 혜택을 받는 수혜자는 17% 수준에 그친다. 독거노인 중 일부만 관리를 받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기존의 돌봄 서비스 역시 주로 관리사가 직접 찾아가는 방식으로 이뤄지는데, 인력 등의 한계로 돌봄에 대한 서비스 질이 떨어지는 상황이다.

이에 대한 솔루션으로 SK텔레콤은 자사 AI·IoT·통신기술을 통해 노인 복지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었다. 사회적 비용 부담을 완화하는 동시에, 기존 돌봄 방식의 한계를 보완하겠다는 취지다.

‘기술이 이웃이 되다’...AI·IoT·통신 기술로 노인복지 모델 구축

SK텔레콤은 지방자치단체, 사회적기업 등과 함께 취약계층을 위한 ICT 연계 복지 서비스 일환으로 독거 노인 대상 ‘ICT 돌봄 서비스’ 시범사업을 시행하고, 이를 주관할 ‘ICT 케어센터’를 서울 성동구에 개소했다고 22일 밝혔다.

‘ICT 돌봄 서비스’ 시행과 ‘ICT 케어센터’ 개소는 ‘기술이 이웃이 되다’라는 슬로건 아래 기획됐다. SK텔레콤이 지난해 말부터 추진 중인 ‘행복 커뮤니티’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행복 커뮤니티’는 SK텔레콤의 인프라와 혁신적 ICT 기술을 공유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ICT 돌봄 서비스’를 위해 SK텔레콤은 지자체, 사회적기업 ‘행복한 에코폰’과 협력한다. SK텔레콤은 AI·IoT 기술·기기를 지원하고, 지자체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역 일자리를 만들며, ‘행복한 에코폰’은 ‘ICT 케어센터’ 운영을 통해 서비스를 관리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의 'ICT돌봄 서비스' 인포그래픽.<SKT>

 

‘우울’ ‘심심’ 등 키워드로 노인의 심리 상태 파악

‘ICT 돌봄 서비스’는 1년간 시범 서비스로 진행된다. SK텔레콤은 지자체 8곳(서울 성동구·영등포구·양천구·중구·강남구·서대문구, 경기 화성시, 대전 서구)에서 65세 이상 대상자 2100가구를 선정한다.

5월 중순까지 해당 지역 독거노인 총 2100명에게 음성인식 AI 스피커 ‘누구’를 보급한다. 지자체별 선택에 따라서 실내 조명을 음성으로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 스위치, 문열림감지센서 등도 추가로 제공된다.

‘누구’는 감성대화, 음악·뉴스·날씨·운세 등의 기능을 통해 독거노인의 외로움을 달래는 친구 역할을 한다. 노인과 ‘누구’의 대화 내용은 따로 녹음되지 않고, ‘우울’ ‘심심’ 등의 키워드를 통해 노인의 심리 상태를 파악하는 데이터로 활용된다.

또 홈 IoT 기기와 연동, 거동이 불편한 독거노인이 보다 편리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도울 방침이다. SK텔레콤은 올해 안에 ▲복약 지도, 일정 알림 등이 가능한 ‘행복소식’ ▲치매 사전 예방·진단이 가능한 ‘행복게임’ ▲건강 관련 콘텐츠를 제공받을 수 있는 ‘건강톡톡’ 등 노인 특화 서비스를 추가할 예정이다.

‘행복한 에코폰’은 ‘ICT 케어센터’에서 ‘누구’와 단말 센서를 통해 수집된 각종 데이터를 분석, 모니터링 한다. 가구별로 정상·주의·경고 사용등급을 관리하며 이상징후 감지 땐 심리상담, 비상알림, 방문조치 등 실시간 대응에 나선다. ADT캡스와의 연계를 통해 업무가 끝난 야간에도 119 비상 호출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각 지방자치단체는 ‘행복한 에코폰’에서 ‘ICT 돌봄 서비스’ 업무를 담당하기 위해 채용할 ▲현장 관리 매니저 20명 ▲’ICT케어센터’ 상주 인력(심리 상담가, 데이터 분석가 등) 5명 등 총 25명의 인건비를 부담, 신규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계획이다. 또 ‘행복한 에코폰’으로부터 ‘누구’ 이용 데이터 분석 보고서를 주기적으로 전달 받아 독거노인 복지 서비스 기획이나 법·제도 개선에 참고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현재 ‘ICT 돌봄 서비스’가 지방자치단체 8곳에 그치지 않고 법·제도로 정착될 수 있도록 정부, 지자체와 지속 협력 중이다. 이를 바탕으로 독거노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SK텔레콤 SV 추진그룹 이준호 그룹장(상무)은 “독거 어르신 급증과 같은 사회 문제는 정부나 특정 단체, 또는 일부 기업의 힘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며 “SK텔레콤이 AI·IoT 등 첨단 ICT 기술을 개방·공유해 지자체, 사회적기업과 함께 독거 어르신 문제 해결에 앞장서는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