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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걸음마 뗀 구본환 인천공항 사장 앞에 쌓인 숙제들
막 걸음마 뗀 구본환 인천공항 사장 앞에 쌓인 숙제들
  • 강민경 기자
  • 승인 2019.04.19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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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격차' 등 거창한 비전 제시했지만...중단된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등 난제 수두룩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제8대 신임 사장이 지난 16일 공사 대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발언하고 있다.인천공항공사 제공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신임 사장이 지난 16일 공사 대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말하고 있다.<인천공항공사>

[인사이트코리아=강민경 기자] 인천국제공항공사 제8대 사장으로 취임한 구본환 전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이 앞에 놓인 산적한 과제를 어떻게 풀어 나갈지 주목되고 있다.

특히 난관에 봉착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가장 큰 숙제로 꼽힌다. 문재인 정부 제1호 정규직 전환 사업장으로 이목을 끌던 인천공항공사가 현재 협의 중단 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지난 16일 취임한 구본환(59) 사장은 취임식에서 거시적 비전을 먼저 밝혔다. 구 사장은 “오는 2023년까지 연간 여객 1억명 이상이 이용 가능한 인프라 기반을 확보해 세계 유수 공항들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초격차’를 만들어 나가겠다”며 메가허브 공항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단순히 비행기를 타고 내리는 기본적인 공항 플랫폼 기능에서 탈피, 쇼핑‧휴양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새로운 공간이자 격이 다른 공항으로 거듭나겠다는 구상이다.

인천공항을 중심으로 항공산업 생태계를 구축해 신성장거점을 확보하겠다는 것도 구 사장의 비전이다. 인천공항 인근 영종도와 송도, 강화도에 비즈니스·첨단산업·항공지원·물류관광 허브를 조성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경제활동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구 사장은 “최근 공항산업의 패러다임이 여객과 화물운송이 중심이 되는 ‘1세대 공항’에서 호텔· 리조트·물류 등 배후지역을 개발하는 ‘2세대 공항’을 넘어 글로벌 교역과 생산의 중심이자 항공·관광·물류·스마트 융합 경제권을 구현하는 ‘3세대 공항’으로 전환하고 있다”며 공항 주변 지역에 첨단 물류시스템을 갖추고 도시 전체에 경제적 활력을 불어넣는 미국의 멤피스 공항을 3세대 공항 모델로 꼽았다.

이어 그는 “지역주민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생활 밀착형 사회적 가치를 확대해 나가겠다”며 “특히 사람 중심의 가치를 통해 여객을 세심히 배려하고 공항 종사자의 고용안전·근무환경을 개선해 양질의 일자리를 지속적으로 창출하겠다”고 강조했다.

행정고시 33회로 공직에 입문한 구 사장은 국토교통부 내 항공분야 전문가 출신이다. 국토부 국제항공과장과 서울지방항공청장, 항공정책실장 등 항공 관련 주요 보직을 역임했다. 국토부에 재직하는 동안엔 인천공항 제2터미널 개장, 인천공항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 사업을 완수한 바 있다. 구 사장의 임기는 3년으로 오는 2022년까지다.

'노사 협약'에 민노총 반발..."'2차 정규직 전환 합의서' 따르겠다는 의도 불순" 

업계 내부에서는 구본환 사장이 국토부 재직 당시 인천공항공사 제2터미널 개장과 4단계 건설사업 기본계획을 수립한 담당자였기 때문에 인천공항 관련 실무에 대해선 전문성이 뛰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관건은 ‘정규직 전환’이다.

전부터 이어지던 노노 갈등이 구 사장 임명 첫날부터 또다시 불거졌다. 지난 16일, 취임식을 앞두고 한국노총 노조사무실(정규직 노조)을 방문한 구 사장은 노조위원장을 만나 공사 내 정규직 전환문제 등 시급한 현안들을 함께 풀어나가자며 협조를 당부했고, 이날 노사는 협력적 노사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민주노총(비정규직 노조)은 크게 반발했다. 이날 발표된 노사협약서 중 ‘지난해 12월에 체결한 ‘2차 인천공항 정규직 전환 세부방안 합의서’를 성실히 이행한다’는 표현이 문제가 됐다. 민주노총 측은 “2차 합의서는 기존 2017년 1차 합의서 내용이 파기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없고, 사측과 한국노총 측의 협의로만 이뤄진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해왔기 때문이다.

민주노총 측은 1차 합의서에서 이미 합의된 채용규모‧처우개선 등이 2차 합의서에서 일방적으로 수정됐다고 주장한다. 회의가 수차례 파행돼 절차상 문제가 있었고, 지난해 합의 체결식 당시엔 합의 당사자인 민주노총 대표가 불참했기 때문에 ‘완전한 합의’라고 보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한국노총 vs민주노총, 좁혀지지 않는 간극

인천공항공사 정규직 전환 관련 초창기 과정서부터 민주노총은 조건 없는 정규직 전환을, 한국노총은 경쟁채용을 주장했다. 1차 합의에서는 민주노총의 의견이 받아들여졌으나 2차 합의에서 내용이 수정‧변경되면서 노노간 갈등의 골은 깊어지고 있다.

인천공항은 2017년 8월 제1기 노사전협의회 출범 이후 65회 협의를 거쳐 그해 12월 26일 1차 합의를 이끌어냈다. 당시 합의된 사항은 전환방식, 전환규모 등 큰 틀에 대한 것으로, ‘직접고용 약 3000명·간접고용(자회사 2개 설립) 7000여명’이 골자였다.

대립의 핵심은 2차 합의문에 명시된 ‘2017년 5월 12일 이후 입사자를 대상으로 경쟁채용을 추진한다’는 문장이다. ‘전원전환’이었던 채용규모가 ‘일부 경쟁채용’으로 변경된 것이다. 정규직 전환 대상 1만명 가운데 해당 시기 이후 입사자는 3000명으로 추산된다. 전환규모 이외에도 1차 합의에서 확정된 처우개선 및 추후 설립 될 자회사 갯수 등이 2차 합의문에 수정 적용됐다.

민주노총은 공사의 합의 파기로 인해 경쟁채용 대상이 된 비정규 직원들의 고용불안이 우려된다며 공항 앞에서 100일 넘게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오는 23일에는 인천공항공사 앞에서 정규직 전환 투쟁결의대회를 열 방침이다.

한국노총도 지난달 27일부터 경쟁채용 등 공정한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양측 노조가 팽팽히 맞서고 있는 가운데, 구본환 사장이 이를 화합으로 이끌어낼 수 있을지 그의 리더십과 파트너십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