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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배진희 예수대 교수의 ‘거꾸로 가는 쿠바는 행복하다’
[신간] 배진희 예수대 교수의 ‘거꾸로 가는 쿠바는 행복하다’
  • 이일호 기자
  • 승인 2019.04.16 11: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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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하디 흔한 관광지가 아닌 행복과 자유로움 넘치는 ‘진짜 쿠바’ 이야기
배진희 교수가 쓴 '거꾸로 가는 쿠바는 행복하다'는 '진짜 쿠바'의 속살을 보여준다.<시대의창>

[인사이트코리아=이일호 기자] 냉전 시대 우리와는 먼 사회주의 국가였던 쿠바, 세계 최후의 공산주의 국가였지만 개혁개방으로 문호를 열면서는 오늘날 우리에게 친숙한 나라가 됐다. 체 게바라의 영혼과 살사,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의 큐반 재즈, 그리고 1950년대 도시 분위기에서 흘러나오는 독특한 에너지는 쿠바를 세계적 관광지로 탈바꿈하게 만들었다. 뮤직비디오와 TV프로그램에 자주 노출되면서 최근에는 한국인들의 ‘워너비’ 여행지로 자주 언급된다.

시대의창에서 출간한 <거꾸로 가는 쿠바는 행복하다>를 쓴 배진희(예수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작가는 관광지로서의 쿠바가 아닌 ‘진짜 쿠바’를 이야기한다. 작가는 쿠바 현지에 살아가는 소시민들과 만나 교류하며 인터뷰하고 그들의 속내를 들여다보는 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 덕분에 기존 여행서나 학술서에 국한됐던 쿠바 관련 책에서 벗어나 이야기와 사진 등으로 구성된 사회학적이면서 입체적인 책이 탄생할 수 있었다.

4부에 걸친 이 책은 쿠바의 사회안전망을 집중 조명한다. 1부에선 쿠바의 대표적 자랑거리인 무상 의료를 비롯해 무상 교육과 기본 생활권, 남녀평등, 노인복지, 국제 구호활동 등 쿠바의 진면목을 살펴본다. 이 가운데 한국의 GDP 대비 교육 투자율은 4.62%인데 반해 쿠바는 12.84%에 달한다는 내용이 눈에 들어온다. 이만한 돈을 투자해 쿠바는 요람부터 무덤까지, 심지어 교도소에 수감된 죄수를 위해서까지 교육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야말로 국가적인 교육열이라 부를 만 하다.

2부에선 쿠바가 어떻게 오늘날의 복지국가로 탈바꿈할 수 있었는지를 살펴본다. 쿠바의 주력 산업은 의료로, 빈곤했던 초기 국가 단계에서 소련의 지원을 받아 국가 주도의 보건사업을 펼쳤다. 무상 의료 뿐만 아니라 인구 대비 의사 수 세계 1위로 세계적 의사 수출국인 쿠바는 중남미 국가 가운데 평균 수명이 가장 높은 나라(79세)이기도 하다. 작가는 쿠바의 재정과 산업 구조, 주택과 교통·통신 등 인프라 등도 자세히 들여다 봤다.

혁명과 투쟁 끝에 탄생한 쿠바의 역사와 정치는 3부에서 다뤄진다. 60년간의 미국 지배를 거쳐 사회주의 혁명을 이루며 독립에 성공했고, 미국의 봉쇄전략으로 세계와 단절된 상황에서도 1990년대 피델 카스트로의 개방정책까지 수십 년을 버틴 데는 치열한 자구적 노력이 있었다.

뼛속까지 자리 잡은 느긋함과 자유로운 문화

마지막 4장에서는 쿠바인들의 다양성과 공존의 문화, 그리고 한국문화의 틈입에 대해 들여다본다. 쿠바인들의 뼛속까지 자리 잡은 느긋함과 자유로운 문화에서 나오는 여유는 다소간의 불편함마저도 잊게 해준다. 최근 쿠바에 퍼지는 자본주의와 케이팝 등 한국문화 열풍도 책에서 접할 수 있다.

저자는 책에서 행복을 강조한다. 쿠바는 인구 1150만 명으로 1인당 국민소득은 1만 달러도 채 안 되는 가난한 국가지만, 그 안에서 살아가는 구성원들은 한국과는 다른 차원의 행복감을 누리고 있다. 반면 인구 5000만에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에 달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세계 행복지수에서 늘 순위 밖에 밀려 있다. 우리가 가지고 있었지만 잃은 것들, 소중하면서도 삶에 치어 잊고 지내는 것들을 어떻게 되찾을 수 있을까? 저자가 쿠바 이야기를 다룬 이유가 어쩌면 이 때문인지도 모른다.

“내가 만난 쿠바인들은 대부분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못한 가난한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가난한 사람들이라기보다는 ‘게으를 수 있는 권리’를 누리는 사람들 같았다. 일을 하지만 한국인들처럼 혹독한 노동 시간을 견디며 일에 치여 ‘만성 피로’ 상태로 하루하루를 연명하는 듯한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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