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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박세창, 두 '황태자'에 드리워진 위기의 그림자
조원태‧박세창, 두 '황태자'에 드리워진 위기의 그림자
  • 강민경
  • 승인 2019.04.12 18: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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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금호, 잇단 악재로 3세 승계 빨간불...결국 '돈'과의 싸움
조원태(왼쪽) 대한항공 사장과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각사
조원태(왼쪽) 대한항공 사장과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각사>

[인사이트코리아=강민경 기자] 한진그룹과 금호아시아나그룹의 후계구도가 흔들리고 있다.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별세하고,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두 국적항공사에 3세 시대의 문이 열렸으나 경영권 승계는 안갯속이다.

최근 한진그룹은 조 전 회장 별세와 별개로 외부 자본에 의한 경영권을 위협받고 있고,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심각한 자금난에 시달리는 등 두 곳 다 벼랑 끝에 몰린 형국이다. 이에 따라 순탄할 것으로 여겨지던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과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으로의 승계에 비상등이 켜졌다.

경영권 승계의 가장 중요한 것은 개인의 자질과 계열사를 지배할 안정적인 지분 확보다. 하지만 두 거대 항공사 '황태자'들에겐 경영권 승계를 위해 본인이 결단하고 선택할 수 있는 카드가 많지 않다. 아버지 시대에 벌어졌던 일들과 외부 환경 변화에 의해  자칫 '왕좌'에 오르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한진그룹, 한진칼 최대주주 유지 관건...KCGI와 지분 맞대결

한진그룹은 조양호 회장의 갑작스런 별세로 조원태 사장의 3세 경영 전환이 보다 속도 있게 이뤄질 전망이다. 한진그룹의 조원태 체제는 올해 서울에서 열릴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 총회를 기점으로 공식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IATA는 대한항공 주관으로 오는 6월 국내에서 처음 개최되며, 조양호 전 회장이 주관사 회장 자격으로 맡았던 IATA 총회 의장직을 조 사장이 이어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지주사이자 그룹 경영권 승계와 직결되는 ‘한진칼’을 둘러싼 지분 확보 전쟁에서 조원태 사장 등 오너일가가 최대주주의 지위를 지켜낼 수 있는가이다.

2대 주주인 KCGI가 한진칼 지분을 꾸준히 늘려 턱 밑까지 쫓아온 것은 큰 위협요소다. 지난해 11월 한진칼 지분 9%를 사들이며 2대주주로 올라선 KCGI는 한 달 뒤 지분율을 10.81%로 늘렸고, 올 3월에는 12.68%까지 확대했다. 이달 들어서도 추가 지분 매입에 뛰어들며 지난 4일 기준 KCGI는 한진칼 지분 13.47%를 보유하고 있다.

2대 주주인 KCGI와 3대 주주인 국민연금(6.70%)의 지분을 더하면 20.17%에 달한다. 이는 오너일가 보유 지분을 웃도는 수치다. 현재 오너일가가 보유한 한진칼 지분은 조 회장 17.84%, 조원태 사장 2.34%,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2.31%,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2.30% 등으로 총 29.93%지만, 상속세율 50%를 단순 적용해 조 회장 보유 지분의 절반을 상속세로 내야 한다면 특수관계인 지분은 20.03%로 떨어지게 된다.

국민연금은 KCGI와의 연대 가능성은 없다고 선을 긋고 있지만 한진그룹 오너 일가에 대한 불신이 큰 만큼 조원태 사장의 '백기사'가 될 가능성은 낮다.

업계 내부에선 조원태 사장의 막내삼촌이자 과거 조양호 전 회장과 유산 문제로 갈등을 빚었던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이 한진칼 지분을 매입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제기되면서 조 사장으로선 위기감이 어느 때보다 클 것으로 보인다.

한편 12일 조원태 사장은 고인의 유언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가족들과 잘 협력해서 사이좋게 이끌어 나가라’고 하셨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재계에선 한진그룹 경영과 그룹 상속에 대한 의미가 담겨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갑질 사태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경영 복귀 가능성과 조양호 회장의 지분이 3남매에게 비슷한 비율로 상속될 것이란 얘기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지난 이력을 고려해 칼호텔네트워크는 조현아 전 부사장이, 진에어는 조현민 전 전무가 맡더라도 지주사 등 핵심 계열사는 조원태 사장이 지배할 것으로 전망한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아시아나항공 매각 시 사실상 그룹 해체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의 경영권 승계도 난기류에 휩싸인 모양새다.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을 향한 금융당국과 채권단의 압박 수위가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채권단을 상대로 자구안을 제안했지만 이튿날인 12일 결국 퇴짜를 맞았다. 금호아시아나 측은 5000억원 추가 지원을 요청하며 ▲박삼구 전 회장과 박세창 사장 등 일가의 금호고속 지분 담보 추가(4.8%) 제공 ▲3년 내 정상화 못할 경우 아시아나항공 매각 ▲자산매각 등을 통한 수익성 개선 등의 자구책을 제시했다. 당시 금호아시아나의 지배구조가 금호고속→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으로 이어져 있는 만큼 그룹 전체의 운명을 걸었다는 해석이 나왔지만, 채권단의 공감을 얻기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12일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해당 계획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에 미흡하다며, 사재출연과 유상증자 등 실질적 방안이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자구안에 ‘박삼구 전 회장 일가의 금호고속 지분을 담보로 맡길 테니 채권단이 5000억원을 더 지원해달라’는 내용이 채권단의 반감을 산 것으로 알려졌다. 담보 지분가치가 200억원 대에 불과한데 5000억원 추가 지원 요청은 받아들이기 힘들고, 정상화 기간으로 3년을 요구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시각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유동성 위기는 아시아나항공의 부채에서 시작됐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전문가들은 “아시아나항공의 부채가 그룹 전체의 유동성 문제로 번졌다”고 지적한다. 항공기 리스 비용만 1년에 2조5000억원이 들어가는데다 취항노선 관리에도 실패해 적자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실제 아시아나항공은 그룹 내 ‘아픈 손가락’으로 꼽힌다. 아시아나항공은 그룹의 핵심이지만, 지난해 연말 기준 부채(연결기준)는 7조979억원, 자본금 1조931억원으로 부채비율은 649%에 달했다.

채권단은 금호아시아나 측이 자구계획 마련에 실패할 경우에 대비해 여차하면 주력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해 채권을 회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업계 안팎에선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시 관심을 보일만한 대기업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그룹 입장에선 아시아나항공을 안고 가는 것도 문제, 떼어 내는 것도 난감한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을 안고 간다면 부채가 발목을 잡는다. 올해 당장 1조7000억원의 부채를 해결한다 해도 2020년과 2021년에 각각 1조원 가량의 빚을 갚아야 하기 때문이다. 또 아시아나항공이 매각되는 것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사실상 해체되는 것과 다름없다는 것이 업계 평가다. 아직 경험이 많지 않은 박세창 사장이 그룹의 구조적인 문제인 재정난을 돌파해 나가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채권단의 압박이 거세지는 만큼 박세창 사장의 경영권 승계도 위태로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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