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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석유공사 비축기지 특수경비대장, 부하직원에 막말·해고 파문
[단독] 석유공사 비축기지 특수경비대장, 부하직원에 막말·해고 파문
  • 강민경 기자
  • 승인 2019.04.11 18:4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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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XX들 화장실 기어가 담배 뻐끔뻐끔 피워대고"...노조 "폭언 못 이기고 7~8명 퇴사"
한국석유공사 산하 석유비축기지 울산지사에서 근무하는 특수경비대장 천 아무개 씨가 부하직원들에게 폭언 등 갑질을 일삼아 11일 해고 조치됐다. 사진은 한국석유공사 본사 전경.뉴시스‧한국석유공사
한국석유공사 산하 석유비축기지 울산지사에서 근무하는 특수경비대장 A씨가 부하직원들에게 폭언 등 갑질을 일삼아 11일 해고됐다. 사진은 한국석유공사 본사 전경.<뉴시스‧한국석유공사>

[인사이트코리아=강민경 기자] 한국석유공사 산하 석유비축기지에서 근무하는 간부가 부하직원들에게 막말 등 갑질을 일삼아 해고된 것으로 드러났다. 막말을 들은 부하직원들 가운데 7~8명은 이를 견디지 못하고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공연대노조 석유공사 지회에 따르면, 석유비축기지 울산지사에 근무하는 특수경비대장 A씨가 부하직원들에게 막말과 폭언 등을 지속적으로 해온 것을 사유로 소속인 용역업체에서 11일 해고됐다.

노조에 따르면, 군 장교(헌병대 대위) 출신인 A씨는 지난해 석유비축기지 울산지사 특수경비 대장에 임명됐다. 통상적으로 해당 특수경비원들은 ▲방호업무 ▲소방업무 ▲군부대보고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특수경비대장은 이를 총괄 관리‧감독하는 업무를 맡는다.

노조는 당시 특수경비대원의 내부승진이 아닌 군 출신 외부인사가 대장급으로 입사한 것에 대해 내부 반발이 컸다고 밝혔다. 보안·경비 경력이 많은 특수경비원들의 진급 기회가 박탈당했다는 이유에서다.

녹취파일에 욕설반말로 부하직원 인격 무시 정황 담겨

특수경비대장으로 근무하던 A씨는 부하직원들에게 위계질서를 요구하며 폭언과 막말을 이어왔다고 해당 노조는 주장했다. 그의 과도한 폭언으로 직원들이 상황 설명을 하기도 힘든 분위기였다는 것이다.

공공연대노조 석유공사 지회 관계자는 “A씨의 폭언에 시달리던 직원 7~8명이 퇴사까지 했다”고 밝혔다.

석유공사 내부에서도 해당 사건을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11일 오전 <인사이트코리아>와의 전화통화에서 “상황을 알고는 있지만 용역업체와 해당 업체 소속 노동자 간의 문제이기 때문에 공식 답변을 논하기 난감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인사이트코리아>가 입수한 2개의 녹취파일에는 A씨의 막말·폭언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A씨로 추정되는 인물과 부하직원들 간 대화가 녹음된 것들이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에 각각 녹음된 파일에는 A씨로 추정되는 인물이 부하직원들에게 욕설과 반말을 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아래는 녹취 내용이다.


<녹음파일1>

- A씨 추정인물 : 지난 번 회의할 때 대장(A씨 본인)에게 그렇게 한 행동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실수야, 자질문제야 아니면 나한테 불만 있어?

- 직원 : 아닙니다. 없습니다.

-A씨 추정인물 : 그러면 회의석상에서 그렇게 해야 하나? 내가 자네 친구야?

- 직원 : 아닙니다.

- A씨 추정인물 : 어? 내가 너하고 나이가 같아? 너는 조직 생활하는데 아래 위도 없나? 기본 자질 문제 아니야? 너 지난 회식 자리에서도 나한테 그렇게 하는 것 그냥 넘어갔는데. 나한테 항명하는 거야?

- 직원 : 아닙니다.

- A씨 추정인물 : 몰라서 그러는거야, 못 배워서 그러는 거야 아니면 뭐야? 분명하게 얘기해. 회의 자리에 너보다 아래인 사람이 누가 있나. 그런데 다리를 꼬고 앉고 말이야. 너가 나와 입장을 바꿔서 생각하면 좋겠어? 너의 그런 행동이 조직에 파장을 일으킨다는 것을 몰라? 니가 뭔데 조직을 와해시켜! 내가 니 친구야?

- 직원 : 아닙니다.

- A씨 추정인물 : 내가 너 아래 사람이야?

- 직원 : 아닙니다.

- A씨 추정인물 : 니가 하는 것 니 후임들이 다 보고 있다는 것 몰라? 너 지난번 회식할 때도 늦게 왔지? 늦게 왔으면 미안한 태도가 있어야지. 그런데 그런 것도 없었잖아. 너 반장을 우습게 봐? 조직에는 규칙이 있고 위계질서가 있어. 이건 군인이든 밖이든 마찬가지야. 부하직원이 부장을 무시하고 대들면 그 조직이 온전하게 가겠어? 기본 자질 문제 아니야? 회사 생활을 할 때 윗사람에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는 기본 아니야? 내가 너 동기야? 니가 책임자를 우습게 알면 다른 사람들도 다 그렇게 우습게 알 텐데 이 조직이 제대로 굴러가겠어? 그래도 주위 사람들이 너 칭찬해서 지금까지 참아왔어. 그럼 니가 인식이 있고 생각이 깊은 사람이라면 위 아래를 봐야할 것 아니야. 앞으로 나한테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위계질서 무너뜨리는 행동하거나 입 함부로 놀리고 돌아다니면 그때는 각오하고 있어. 경위서 안에 나한테 한 행동 다 포함시켜. 조직생활 할거면 제대로 하고 아니면 그만 둬.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나대고 있어. 나가.


<녹음파일2>

- A씨 추정인물 : 내가 결재 받으러 올라가면 이 새끼들 화장실에 기어가서 담배 뻐끔뻐끔 피워대고 말이야. 이 새끼들 말이야. 대장 내려오면 “연기나니까 빨리 나와”라는 말만 하고 말이야. 대장 눈치만 보면서 이 새끼들 말이야. 대장 순찰 나가면 이 새끼들 담배 피러 가지 멋대로 들락날락거리고 초소 비우고. 그럼 이걸 반장이 봤으면 “대장이 근무지 이탈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교육을 시키든지. 반장들이 그런 것을 관리 감독하고 교육을 하고 말이야 이렇게 해야지. 말 한 마디 안하고 그냥 방치해두고 말이야. 말 안 듣는 새끼 있으면 “이 사람 징계햐아 합니다”라고 보고하고 해야 그게 중간관리자 아닙니까. 중간관리자가 이를 방치해버리면 중간관리자가 있을 필요가 뭐가 있습니까. 젊은 놈들이 눈치나 살살 보고. 아파서 그렇다고 하더라도 회복이 됐으면 태도가 달라져야지. 개 X이 달라져? 이 샹새끼 말이야.


노조는 지난 9일부터 사건이 벌어진 울산지사 정문에서 피켓시위를 벌였고, 해당 용역업체는 사건의 심각성을 받아들여 11일 A씨에 대해 해고 결정을 했다.

당사자 인사 조치로 이번 사건은 일단락됐지만 용역업체와 소속 노동자들이 해결해야 할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상급자의 갑질 재발 방지와 이번 사건 피해자들에 대한 피해보상 방안 등은 풀어야 할 숙제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