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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많이 받으면서 가장 오래 다닐 수 있는 대기업은?
연봉 많이 받으면서 가장 오래 다닐 수 있는 대기업은?
  • 노철중 기자
  • 승인 2019.04.02 18: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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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포스코 2년 연속 장기근속 상위권...근속연수 길수록 남성·제조업·고임금 성향 강해
기아자동차는 대기업 평균 근속연수 조사에서 20.8년으로 1위를 차지했고 포스코는 19.3년으로 3위에 올랐다. 현대자동차는 18.9년으로 4위다. 각 사
기아자동차는 대기업 평균 근속연수 조사에서 20.8년으로 1위를 차지했고 포스코는 19.3년으로 3위에 올랐다. 현대자동차는 18.9년으로 4위다. <각 사>

 

[인사이트코리아=노철중 기자] 기아자동차가 3년 연속 대기업 평균 근속연수 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다.

2일 취업포털 잡코리아는 시가총액 상위 100개사 중 지난달 29일 오전 10시까지 사업보고서(2018년 12월 기준)를 공시한 80개사(지주사 제외)를 대상으로 실시한 직원 평균 근속연수 조사에서 기아자동차가 20.8년으로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기아차는 2017년과 2018년 조사에서도 20.3년, 20.5년으로 1위를 차지했다. 조사 기관은 인쿠르트, 사람인 등으로 차이가 있으며 주로 취업포털 기업들이었다. 사람인이 조사한 2016년에는 SK에너지가 21년으로 1위였고 그 뒤를 이어 기아차가 19.6년으로 2위를 차지했다.

조상 대상 기업들의 평균 근속연수는 2016년부터 각각 12년(80대 기업), 10년(10대 기업), 10년(30대 기업), 11.1년(80대 기업) 등으로 나타났다. 시간을 좀 더 거슬러 올라간 2007년에도 88개 기업의 평균 근속연수는 11.7년으로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번 잡코리아 조사에서 기아차에 이어 ▲KT(20년) ▲포스코(19.3년) ▲현대자동차(18.9년) ▲대우조선해양(18.1년) 순으로 직원 평균 근속연수가 길었다. 남성 직원 근속연수는 기아자동차와 KT가 각 21년으로 가장 길었고, 여성 직원 근속연수는 한화생명(18.7년)과 KT&G(18.6년)가 가장 길었다.

전체 대기업 직원들의 남녀 성별 비율은 남직원 수가 여직원 수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성별 비율을 집계한 결과 전체 직원 중 남직원이 75.7%로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여직원 비율은 24.3%에 그쳤다. 남직원 비율이 가장 높은 기업은 현대제철로 전체 직원 중 남직원 비율이 96.9%로 높았다. 이어 기아자동차(96.5%)와 쌍용양회(96.5%), 고려아연(96.3%) 삼성중공업(96.2%) 대우조선해양(96.2%) 등의 순이었다. 여성 비율이 가장 높은 대기업은 신세계로 전체 직원 중 여직원 비율이 68.8%에 달했다. 신세계의 평균 근속연수는 30위권 바깥인 것으로 나타났다.

‘힘든 일·고임금·남성’ 일수록 근속연수 길어

잡코리아, 사람인, 리쿠르트 등은 매년 4월 대기업들의 평균 근속연수를 조사하고 있다. 표=인사이트코리아
잡코리아, 사람인, 리쿠르트 등은 매년 4월 대기업들의 평균 근속연수를 조사하고 있다. <표=인사이트코리아>

이번 조사와 지난 조사 결과를 종합해 보면 몇 가지 유의미한 특징들이 도출된다. 자세히 들여다 보면 자동차·정유·화학·제철 분야 기업들이 순위가 높게 나타난 것을 알 수 있다. 이들 분야는 생산라인이 존재하고 야간·교대 근무도 많다. 특히 화학·제철 분야에는 위험한 물질·장비를 다뤄야 하는 일이 많은 편이다. 또 보험업의 경우 영업사원들이 많고 전기·통신 분야에는 전기·설비 기술자들이 많이 근무한다.

일이 힘든 대신에 연봉은 많이 받는다. 대기업이기 때문에 복지혜택도 많고 정년이 보장되는 것은 장기근속의 주요 이유로 꼽힌다. 장기근속 기간도 길고 연봉도 높은 기업은 단연 S-Oil이다.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S-Oil의 직원 평균은 연봉은 1억3700만원이다. S-Oil의 직원 평균 근속연수는 16.1년으로 지난해 15.3년 보다 늘어난 수치다.

직원 평균연봉 1억원 이상인 기업들은 대부분 보험·증권업들이었지만, 삼성전자(1억1900만원), SK텔레콤(1억1600만원), SK하이닉스(1억700만원), 롯데케미칼(1억600만원), 삼성물산(1억500만원) 등도 고액 연봉을 받는 기업들로 나타났다.

지난해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고액 연봉 기업 직원들의 평균 근속연수는 ▲삼성전자 11년 ▲SK텔레콤 12.2년 ▲SK하이닉스 11.1년 ▲롯데케미칼 13.3년 ▲삼성물산 9.8년 등으로 나타났다. 장기근속 기간 상위 그룹들과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는 고액 연봉이 꼭 장기근속의 원인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하는 셈이다.

기아차 연봉은 남녀 평균 9000만원 수준이다. 비록 1억원 이상은 아니지만 이들 기업보다는 근속연수가 길다고 볼 수 있다. S-Oil과 비교하면 기아차 연봉은 4700만원 차이가 나지만 근속연수는 기아차가 4년 이상 길다. 같은 그룹 계열사에 속하는 현대자동차는 남녀 평균연봉 9200만원 수준이며 평균 근속연수는 18.9년이다.

성별로 근속연수를 비교하는 것도 흥미롭다. 조사대상 기업들 전체 직원을 성별로 분류한 결과 남성들이 75.7%로 과반을 훨씬 상회했다. 남직원 비율이 가장 높은 기업은 현대제철로 무려 96.6%나 차지했다. 기아차도 만만치 않게 전체 직원 중 96.5%가 남자다. 현대자동차도 남성 비율이 94.6%에 달한다.

지난해와 올해 조사에서 평균 근속연수 각각 19.8년, 19.3년으로 2위와 3위를 차지한 포스코의 경우 성별 비율은 94.8%로 남성이 압도적으로 많았고 남녀 평균연봉은 9800만원으로 나타났다.

잡코리아
이번 조사에서 잡코리아는 대기업 연봉 순위도 조사한 결과 최고 연봉 기업은 S-Oil로 나타났다고 밝혔다.<잡코리아>

 

장기근속 가능케 하는 진짜 이유는?

자동차·제철 분야 관계자들은 직원 대다수가 현장 근무자들이고 일이 고되다 보니 급여를 많이 받고 그렇기 때문에 장기근속자들이 많은 것 아니겠느냐고 입을 모은다. 추가로 복지혜택, 정년보장 등의 이유가 붙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조사 결과를 토대로 분석해 보면 비슷하지만 좀 더 유의미한 해석이 가능하다. 국내 대기업들은 제조업 분야 사업을 주로 영위함으로써 파이가 큰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인력이 많이 필요하고 현장에서 업무가 많아 여성보다 남성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큰 매출을 올리기 때문에 현장근로자들에게 높은 임금도 줄 수 있다는 얘기도 된다.

아울러 장기 근속자가 많은 기업들에는 강성 노조가 있는 편이다. 노동한 만큼 정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고 회사의 꼼수를 막을 수 있는 방패막이가 있다는 것은 고임금·장기근속 혜택을 보장받을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는 것과 다름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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