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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그룹, 정지선·정교선 형제 '쌍끌이 경영' 효과는?
현대백화점그룹, 정지선·정교선 형제 '쌍끌이 경영' 효과는?
  • 노철중 기자
  • 승인 2019.04.01 18: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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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부회장, 사내이사 선임으로 경영 전면 등장...현대홈쇼핑 지주사 전환 후 행보 관심
정교선(오른쪽)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이 지난 3월 22일 열린 현대백화점 사내이사로 선임되면서 형인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과 함께 사업을 이끌게 됐다. 현대백화점
정교선(오른쪽)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이 지난 3월 22일 열린 주총서 현대백화점 사내이사로 선임되면서 형인 정지선 회장과 함께 경영을 이끌게 됐다.<현대백화점>

[인사이트코리아=노철중 기자] 지난 달 22일 열린 현대백화점 주주총회에서 정교선 부회장이 처음으로 사내이사에 선임됐다. 이로써 정 부회장이 경영 보폭을 더욱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평가다. 지금까지는 정지선 회장이 그룹 전체를 총괄하면서 정교선 부회장이 현대홈쇼핑 대표이사 겸 그룹 부회장으로서 형을 뒷받침했다. 하지만 사내이사 선임으로 활동폭이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교선 부회장은 지난 3월 28일 열린 현대홈쇼핑 주주총회에서도 사내이사로 재선임 되며 대표이사직을 유지했다. 현대홈쇼핑은 현대백화점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현대그린푸드가 지분율 25.01%(2018년 9월 30일 기준)로 최대주주다. 현대백화점은 15.80% 지분을 가지고 있다. 정 부회장은 자신이 가지고 있던 현대홈쇼핑 지분 9.51%를 매각한 바 있다. 현대홈쇼핑의 최대주주인 현대그린푸드는 정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23.0%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고, 형인 정지선 회장이 12.7%를 보유하고 있다.

일찌감치 시작된 형제경영

현대백화점그룹은 2007년 정몽근 명예회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퇴진하면서 일찌감치 3세 경영이 시작됐다. 당시 정 회장의 나이는 35세였고 정 부회장은 32세였다. 형은 그룹 회장, 동생은 부회장 자리를 물려받았다. 정 부회장은 2004년 현대백화점 부장으로 입사, 2007년 기획조정본부 부사장, 2008년 부사장을 거쳐 2011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현대홈쇼핑 대표이사는 2009년부터 맡고 있다.

형제는 그동안 조용한 경영 스타일로 두드러지지 않았지만 꾸준한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정 부회장은 지난 5년 동안 현대홈쇼핑 매출을 30% 가까이 끌어올려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그럼에도 형인 정지선 회장에게 세간의 관심이 쏠린 게 사실이다. 이번 주총에서 정교선 부회장이 현대백화점 사내이사로 선임되면서 공동 경영 체제가 구축됐다는 해석이 설득력을 갖는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그동안 누구의 역할이나 결정이라 할 것 없이 형제가 함께 그룹 경영을 이끌어왔다”고 밝혔다. 일각에서 일고 있는 계열 분리 가능성에 대해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주총에서 정 부회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된 것은 책임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의지 표시로 해석하는 게 맞다”고 덧붙였다.

강찬석 현대홈쇼핑 대표는 지난 28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지난해 현대L&C 인수를 계기로 올해 지주회사로 전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주사 전환은 공정거래법에 따른 것이다. 공정거래법은 자산총액이 5000억원 이상이고 자회사 주식가액 합이 자산총액의 100분의 50 이상인 회사는 지주사로 전환할 수 있다. 다만, 현대백화점그룹 내 지배구조와는 무관하게 진행된다.

현대홈쇼핑은 지주사 전환 작업이 마무리되면 현대렌탈케어, 현대L&C, 현대HCN, 한섬 등을 계열사로 거느리게 된다. 향후 미래 트렌드에 부합하는 미디어 영상 콘텐츠 기반 V-커머스 융합환경에 대한 대응력을 강화하고 미래 인구구조·소비패턴에 맞춰 사업 모델을 구축할 예정이다. 더불어 국내 시장 한계 극복을 위한 미래 유망산업 관련 인수합병을 선제적으로 추진할 전망이다.

현대홈쇼핑은 지주사 전환을 통해 현대렌탈케어, 현대L&C,
현대홈쇼핑은 지주사 전환을 통해 현대렌탈케어, 현대L&C, 현대HCN, 한섬 등 4개 계열사를 거느리게 된다. <자료=현대홈쇼핑, 유안타증권>

증권가에서는 이번 지주사 전환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지주회사로 전환됨으로써 연결기준 재무제표가 주재무제표로 변화하게 된다면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 홈쇼핑업에 대한 투자자의 집중도는 낮아지고, 비상장 연결 자회사인 현대렌탈케어와 현대L&C의 실적 집중도는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지주사 전환의 가장 큰 장점은 안정적인 캐시플로우(Cash Flow)가 가능한 홈쇼핑을 정점에 두기 때문에 연간 500~1500억원 수준의 현금을 쌓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쌓인 현금으로 현대홈쇼핑은 인수합병, 자회사 출자 등을 통해 성장 여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교선 부회장 영향력 더욱 커질 듯

현대백화점은 오는 2021년까지 프리미엄아울렛 2곳, 시티아울렛 1곳, 현대백화점 여의도 파크원점 등 굵직한 매장들을 오픈할 계획이다. 자료=현대백화점, 그래픽=이민자
현대백화점은 오는 2021년까지 프리미엄아울렛 2곳, 시티아울렛 1곳, 현대백화점 여의도 파크원점 등 굵직한 매장들을 오픈할 계획이다.<자료=현대백화점, 그래픽=이민자>

이로써 정교선 부회장은 기존 사업을 더욱 키우고 경영자로서 입지를 공고히 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 현대백화점 사내이사로 진입함로써 정 부회장의 영향력은 기존보다 훨씬 커졌다고 볼 수 있다.

현대백화점은 오는 2021년까지 프리미엄아울렛 2곳, 시티아울렛 1곳, 현대백화점 여의도 파크원점 등 굵직한 매장들을 오픈할 계획이다. 특히 현대백화점 파크원점은 오프라인 중심에서 온라인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는 소비패턴과 4차 산업혁명이라는 시대적 흐름에 맞춰 온라인 유통 공룡 아마존과 손잡고 ‘미래형 유통매장’을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해 8월 20일 아마존과 협약을 체결할 당시 정지선 회장은 이례적으로 “대한민국 최고의 랜트마크로 만들 것”이라는 포부를 숨기지 않았다. “기존의 사업 방식으로는 시장을 확대해 나가기 어렵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비즈니스 모델에서 벗어나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비즈니스모델 시프트(Shift)’를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정 부회장이 향후 현대백화점 대표이사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재계의 관심은 정 부회장이 현대백화점의 경영에 어느 정도 관여할 지에 쏠리고 있다. 형제경영이 새로운 시너지를 창출할 경우 현재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구도로 짜여진 국내 유통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도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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