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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의 몸에 밴 ‘스킨십 경영’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의 몸에 밴 ‘스킨십 경영’
  • 노철중 기자
  • 승인 2019.03.25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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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의견이 존중돼 소통이 이뤄질 때 즐거운 회사가 된다”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이 직원들과 함께 다트대회에 참여해 직원들에 다트 요령을 설명해 주고 있다. 동국제강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이 직원들과 함께 다트대회에 참여해 직원들에게 다트 요령을 설명해 주고 있다.<동국제강>

[인사이트코리아=노철중 기자] 최근 일부 대기업 총수들이 직원들과 함께 식사하는 장면이나 직원의 갑작스러운 요청에 흔쾌히 셀카를 찍는 일 등이 직원들 개인 SNS를 통해 퍼지면서 화제를 모았다. 그룹 홍보실은 이를 적극 알리기도 했다. 하지만 기사로 이 장면을 접한 네티즌들은 “너무 부자연스러운 연출”이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이런 가운데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의 소통경영이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장 부회장의 ‘스킨십 경영철학’은 업계에서는 꽤 유명하다.

올해 1월 2일 서울 을지로 본사에서 열린 동국제강 시무식에선 다른 기업들에선 볼 수 없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이날 시무식은 장 부회장과 임직원이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는 스탠딩 토크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된 것. 일반적인 시무식 풍경은 임직원들이 의자에 앉아 있고 오너나 대표이사가 단상 위에 올라 축사를 하는 것이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직원들은 새해 포부와 소망 등의 주제로 장 부회장과 편하게 얘기를 나눴고 다른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돼지띠 직원들은 미리 촬영한 영상을 통해 행사에 함께 참여했다.

이 외에도 장 부회장의 스킨십 경영의 사례는 많다. 장 부회장이 임직원들과 조금이라도 더 소통하기 위한 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장 부회장은 수시로 직원들과 격의 없이 대화하는 방식으로 스킨십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점심·저녁 번개로 사원·대리 등을 포함한 일반 직원들과 식사 자리 마련(보통 5~6명 단위로 함께 식사, 본사 인원 전체와 한 번 이상씩 식사함) ▲임직원 이름 모두 기억하기 ▲사무실로 자주 내려와 직원들과 대화하고 필요한 물건이 있는 직원들을 눈여겨 봐뒀다가 직접 선물 ▲임직원 단체 영화관람 ▲사무실 문화 콘서트 실시 ▲공장 수시로 방문해 현장 경영 실천하기 등이 잘 알려져 있다. 이 중 가장 독특하다고 생각되는 것은 사무실에 자주 들러 직원 개개인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살피는 것이다. 예컨대 액정이 깨진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는 직원을 기억해 뒀다가 나중에 그 직원에게 새 스마트폰을 선물하는 식이다. 

장세욱 부회장은?

장세욱 부회장은 1962년 12월15일 장상태 전 동국제강 회장의 차남으로 서울에서 태어났다. 동국제강에 기획조정실 경영관리팀 과장으로 입사해 1년 동안 실무를 익힌 뒤 미국 LA지사로 옮겨 일하면서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마쳤다. 장 부회장은 동국제강 입사 전 육군사관학교 출신으로 10년 동안 군인으로 복무한 독특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학창시절 꿈은 신문기자였다는 점도 흥미를 끈다. 

부장, 사장을 거쳐 부회장으로 승진하는 동안 경영관리부문과 해외지사, 포항제강소에서 일했으며 그룹 경영전략실장을 맡아 핵심사업을 진두지휘했다. 2010년 주력 계열사인 유니온스틸의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돼 4년 동안 회사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1년에 유니온스틸 총괄 대표이사 사장이 됐다. 2015년 동국제강과 유니온스틸이 합병되면서 1월 1일 동국제강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은 2019년 시무식 때 일반적인 시무식 형식을 깨고 스탠딩콘서트 형식으로 진행해 임직원들과 소통의 장으로 만들었다. 동국제강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은 2019년 시무식 때 일반적인 형식을 깨고 스탠딩콘서트 형식으로 진행해 임직원들과 소통의 장으로 만들었다. <동국제강>

2015년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이 개인 비리 문제로 구속된 이후 장 부회장이 형을 대신해 회사를 진두지휘 하고 있다. 장 회장은 2018년 4월 가석방으로 풀려났지만 장 부회장이 현재까지 경영을 맡고 있다.

장 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있는 상태다. 이사회에서도 물러나 있지만, 장 회장은 매일 회사에 출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형제의 나이 터울은 9살로 차이가 많이 난다. 동국제강 관계자에 따르면 장 회장은 아버지 같은 장남으로 집안의 어른 같은 존재다. 장 회장은 아버지처럼 동생에게 조원을 많이 하고 장 부회장도 형에게 조언을 구하며 회사 경영에 대한 대화를 자주 한다는 전언이다.

장세주 회장은 동국제강 최대주주로 2018년 9월 30일 기준 13.8% 지분을 가지고 있으며 장 부회장은 9.33%를 갖고 있다.

유니온스틸 사장 시절부터 정평 난 소통경영

2012년 유니온스틸 사장이던 시절 장 부회장은 창립 50주년 기념 슬로건 사내 공모를 직접 지휘했다. 그는 전사적인 소통 문화를 만들고 싶어 했다. 그해 신년사에서 장 부회장은 “조직 성과를 극대화 시켜 내실 있는 성장을 이룩하기 위해서는 구성원 간의 소통과 개인의 역량 강화가 선행돼야 한다”며 “직원의 의견이 존중돼 소통이 이뤄질 때 즐거운 회사가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임직원들과 소통하는 것을 즐겼다고 한다. 특히 직원들의 생일 때 자필로 사인한 책을 선물하기도 하고 직원 워크숍 자리에서 인턴사원들과 흔쾌히 기념촬영을 해주기도 했다. 그의 소탈하고 자상한 스타일은 지금까지도 이어져 동국제강의 변화와 성장을 가속시키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유연한 조직 문화를 위한 시스템·복지 프로그램 도입

동국제강에는 직원들을 위한 다양한 문화행사가 존재하는데 그 중 '찾아가는 문화공연'이 가장 눈길을 끈다. 동국제강
동국제강에는 직원들을 위한 다양한 문화행사가 있는데 그 중 '찾아가는 문화공연'이 가장 눈길을 끈다. <동국제강>

동국제강은 철강 기업 최초로 본사에 스마트오피스를 도입했다. 언제, 어디서나 누구와도 함께 일할 수 있어 부서 간 경계를 넘어 정보와 자원을 공유하며 업무 중심의 수평적 방식으로 협업함으로써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해 내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입구에 있는 좌석 현황 모니터에서 앉을 수 있는 좌석을 확인하고 누구나 출근하면 원하는 자리에 앉을 수 있다. 칸막이와 지정 좌석도 없고 팀장과 팀원 사이의 경계도 없다. 이는 직원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다양한 소통을 할 수 있게 만든다. 협업을 늘리고 직급 간 경계를 허물어 보다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형성하는데 효과적이다.

소통을 위해 건물 설계도 바꿨다. 사무실 5층과 6층을 오가려면 비상계단을 이용하거나 엘리베이터를 이용했으나, 전략실이 있는 5층과 지원실이 있는 6층 사이에 계단을 뚫어 동선을 짧게 함으로써 소통을 원활하게 했다.

회의실은 투명유리창이어서 오고 가는 사람들이 회의실 안에 노출된 발표자료들을 보면서 타 부서의 업무 내용을 자연스럽게 공유할 수 있다. 이는 타 기업에서 벤치마킹을 위해 견학을 올 정도로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매주 셋째주 금요일을 캐주얼 데이로 지정했다. 편한 복장으로 출근해 한 시간 일찍(4시 50분) 퇴근한다.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을 늘리거나 여가 활동을 하는 등 일과 생활의 균형을 배려한 제도다.

본사 5층 회의실을 개조해 다트룸을 설치했다. 장 부회장 포함, 모든 직원이 참여하는 팀별 다트 대회를 비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우승팀은 따로 시상한다. 직원 스트레스 해소와 팀 간 대결로 화합과 소통을 유도하기 위한 장치다.

사내 헬스케어룸 운영도 특별하다. 보통은 휴게 공간을 제공하는 정도지만 동국제강의 헬스케어룸엔 전문 테라피스트가 상주한다. 점심시간 이후부터 직원 누구나 자유롭게 예약 가능하다. 실제로 헬스케어룸 설치 후 직원들의 건강과 업무 효율성이 향상됐다는 전언이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옷을 갈아입을 필요가 없고 20분이라는 비교적 짧은 시간 동안 확실하게 피로를 풀 수 있다는 점에서 대부분의 직원이 만족하는 복지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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