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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주의 펀드, 오너 체제 넘어서긴 아직…주총 벽은 높았다
행동주의 펀드, 오너 체제 넘어서긴 아직…주총 벽은 높았다
  • 이일호 기자
  • 승인 2019.03.22 17: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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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은 현대차·현대글로비스, KCGI는 한진칼 '도전' 좌절...주주가치 제고 등 긍정적 작용도

[인사이트코리아=이일호 기자] ‘엘리엇 매니지먼트’와 ‘강성부 펀드(이하 KCGI)’. 지난해부터 국내 자본시장을 뒤흔든 것은 이들 주주행동주의 헤지펀드였다. 지배구조 개선과 이사 변경, 배당 강화 등을 기치로 내건 이들의 목소리에 소액주주들은 뜨겁게 반응했다.

헤지펀드는 주로 단기 차익을 목표로 상장사에 투자하는 펀드를 의미한다. 이 중에서도 행동주의의 경우 배당 확대, 지배구조 개선, 이사 선임 등을 적극 요구하고 여론몰이를 하는 식으로 주주들의 관심을 끈다. 이번 현대차그룹 주총에 주주제안을 낸 엘리엇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번 주주총회 시즌에서 행동주의 펀드의 성적표는 신통치 않다. 현대자동차 주주총회에서 엘리엇의 안건이 모두 부결됐고, KCGI는 주총에 안건도 올리지 못했다. 두 헤지펀드의 공세가 모두 무위로 돌아가면서 여타 상장사들의 주주제안도 물 건너 가는 분위기다.

이번 정기 주총이 주목받은 이유는 이처럼 광범위한 헤지펀드의 공습이 사실상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으로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자의 주주권한 강화가 기정사실화 됐고, 특히 KCGI의 경우 ‘토종 헤지펀드’라는 타이틀과 함께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 일가의 경영권 전횡을 문제 삼으며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도 했다.

엘리엇·KCGI의 김빠진 주주제안

하지만 이번 정기 주총 시즌의 우려는 기우로 나타났다. 22일 열린 현대차·현대모비스 주총의 경우 엘리엇은 ‘주주 권리를 지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는 현대차와 현대모비스가 일찌감치 주총 위임장 과반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엘리엇의 주주제안에서 가장 논란이 된 것은 배당이다. 엘리엇은 현대차에 주당 2만1967원의 배당을 요구했는데, 이를 환산하면 배당금 5조8000억원에 총 배당성향은 387%에 달한다. 지난해 순이익의 3배에 달하는 무리한 요구로, 글로벌 의결권자문사 ISS와 글래스루이스,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조차 일찌감치 현대차 손을 들어줬다.

이들의 논리는 간단했다. ‘엘리엇의 배당 요구는 기업 상황은 안중에도 없는 과도한 것’이라는 것이다. 현대차 또한 ‘독이 든 성배’라며 ‘기업 존폐에 영향을 미치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번 주총에서 이 안건에 찬성한 주주 비율은 13.6%에 불과했다. 이 밖에 이해관계 문제를 불러일으켰던 엘리엇 측 사외이사 선임 안건도 부결됐다. 사실상 주주들이 현대차 오너 일가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KCGI의 한진칼 헤지펀드는 여론의 지지, 조양호 일가의 낮은 지배력 등과 맞물려 이번 주총에서 가장 큰 이슈였다. 하지만 주총 시작 전부터 KCGI의 실책으로 싱겁게 끝날 분위기다. KCGI가 상법이 요구하는 주주제안 요건(상법 제542조의6 제2항·6개월 이상 0.5% 초과 지분 보유)을 충족하지 못해 한진칼에 주주제안조차 못 하게 된 것이다. 결국 주총에선 한진칼 측 원안만 그대로 상정될 것으로 보인다.

강남제비스코는 SC아시안오퍼튜니티와의 주총 대결에서 승리했다. 당초 헤지펀드 측은 4000원의 결산배당을 제안했지만 550원의 결산배당금을 제시한 회사측 안건이 통과됐다. 최대주주인 황익준 대표와 황중호 전무 등 대주주 일가의 지분이 50.74%로 과반을 넘는 상황에서 애당초 헤지펀드 측 안건이 부결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이 밖에 한솔홀딩스와 무학, 아스트, 현대홈쇼핑, 태양, 키스코홀딩스 등의 상장사가 헤지펀드의 타깃이 됐지만, 이들의 안건이 통과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주주 행동주의, 기업 배당성향 높이는 데 기여

다만 이번 행동주의 헤지펀드의 주주총회 결산 결과를 완전한 실패로 단정지을 순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이 같은 방식을 통해 대주주와 오너 일가에게 ‘잘못하다간 경영권을 뺏길 수 있다’는 위기감과 숙제를 안겨줬기 때문이다. 한국 증시의 대표적 디스카운트 요인인 배당성향 강화와 지배구조 개선, 경영 투명성이 강화될 경우 기업 벨류에이션 상승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와 이머징마켓 내에서 산업구조와 흐름이 비슷한 곳인 대만의 경우 시총 대비 평균 배당수익이 4%인데 우리나라는 평균 3%에 불과하다”며 “기업의 낮은 배당성향은 장기투자를 꺼리게 하는 요인이 되는 점을 감안할 때 행동주의 펀드의 등장은 장기적으로 기업 벨류에이션 상승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기업들도 최근 행동주의 펀드의 공세를 경계하고 있다. 배당성향 강화가 대표적으로, 신영증권 분석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롯데·현대백화점·삼성·LG 등 국내 주요 그룹사들은 최근 공시에서 배당 확대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올해 배당금은 벌써 30조원을 넘어섰다는 분석이다.

특히 국민연금 투자사를 중심으로 배당이 확대돼 지난해 국민연금에 배당을 지적받았던 10개 사 중 7개사는 올해 배당 규모를 늘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변화는 장기적으로 주주가치를 제고해 주가 벨류에이션을 끌어올리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기업 배당성향 확대는 주가 밸류에이션 시 할증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에 향후 배당주 매력을 더욱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아직 국내 기업의 배당성향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 여전히 매우 낮은 수준인 만큼 배당 확대를 비롯한 주주가치 제고는 중장기적인 트렌드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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