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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병·윤종규·김정태·손태승…‘新 4대천왕’ 시대 선도자는?
조용병·윤종규·김정태·손태승…‘新 4대천왕’ 시대 선도자는?
  • 이일호 기자
  • 승인 2019.03.19 17: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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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KB·하나·우리금융 CEO 3명 연임 걸린 2020년이 '승부처'...비은행·글로벌·디지털 강화 주력
<그래픽=이일호>

[인사이트코리아=이일호 기자] 신한·KB·하나·우리금융 등 국내 4대 금융그룹은 최근 수년째 ‘리딩금융그룹’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윤종규(KB)·조용병(신한)·김정태(하나)·손태승(우리) 회장이 이끄는 이들 회사는 공고한 시중은행 실적을 바탕으로 지난 한 해 순이익 총합 10조원을 거뒀다. 왠만한 상장사를 훌쩍 뛰어넘는 실적에 금융권에서는 새로운 '4대 천왕'이라는 말도 나온다.

금융권에선 이들 금융지주 CEO들의 잔여 임기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내년에 임기가 공식 종료되는 회장이 셋이나 되기 때문인데, 연임을 위해선 올해 실적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장기집권’을 위해 실적과 주가, 중장기 비전 등을 종합적으로 달성해야 하는 만큼 이들의 올해 행보가 더욱 바빠질 전망이다.

왼쪽부터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윤종규 KB금융 회장.<각 사>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2020년을 끝으로 임기가 종료되는 4대 금융지주 CEO는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이상 2020년 3월), 윤종규 KB금융 회장(2020년 11월) 등 셋이다.

이 가운데 윤종규 회장은 2014년 11월 첫 임기 이후 2017년 한 차례 연임에 성공했다. 조용병 회장은 2017년 첫 임기가 내년 마무리되며, 손태승 회장은 올해 그룹이 지주사로 전환하면서 1년 임기 회장으로 취임했다. 이들 모두 회장직 연임을 위해 뚜렷한 성과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김정태 회장의 경우 2021년을 끝으로 임기가 종료되며 회사 내규 상 더 이상의 연임은 불가능한 상태다.

각사 발표를 종합하면, 지난해 4대 금융지주의 순이익은 신한금융 3조1983억원, KB금융 3조619억원, 하나금융 2조2752억원, 우리금융 2조402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주력인 은행의 경우 4사가 2조원 안팎으로 비슷한 가운데 비은행 부문과 해외 사업, 비용 절감 등에서 순위가 갈렸다.

신한 조용병-KB 윤종규, 리딩금융 ‘각축전’

순이익 1위를 차지한 신한금융의 경우 비금융 주력 계열사인 신한카드가 돋보인다. 2018년 당기순이익 5194억원으로 4대 금융지주 비은행 계열사 가운데 가장 많다. 이 밖에 신한금융투자(2513억원), 신한생명(1310억원), 신한캐피탈(1034억원) 등이 고르게 이익을 냈다. 전체 순이익에서 14.1%(3215억원)를 차지하는 글로벌 수익도 주목할 부분이다.

정부의 카드 수수료 인하 정책 등으로 신한카드 실적이 전년 대비 43.2%나 떨어진 부분은 뼈아프다. 다만 지난해 실적 하락 중 일회성 요인이 일부 반영돼 있고, 올해 대형 가맹점 수수료 인상으로 수익성 회복이 가능할 전망이다. 여기에 지난해 야심차게 인수한 오렌지라이프와 아시이신탁의 실적이 올해부터 반영되는 점도 호재다.

신한퓨처스랩의 데모데이 '신한 퓨처스랩 런웨이(Shinhan Future’s Lab Runway) 2018' 행사에서 조 회장이 환영사를 하고있다. (사진=신한금융)출처 : 서울파이낸스(http://www.seoulfn.com)
신한퓨처스랩의 데모데이 '신한 퓨처스랩 런웨이
(Shinhan Future’s Lab Runway) 2018' 행사에서
조용병 회장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신한금융>

조용병 회장의 내년 연임 여부는 글로벌 부문이 좌우할 전망이다. 당초 취임 공약이었던 ‘2020년까지 그룹 내 글로벌 손익 비중 20% 확대’ 달성 여부가 수익성 ‘퀀텀 점프’의 핵심이 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논란을 무릅쓰고 위성호 신한은행장 대신 ‘일본통’ 진옥동 부사장을 신임 행장으로 내정한 것도 이 때문이란 평가다. 일본 신한은행 현지법인 전환을 이뤄낸 진 내정자를 필두로 신한금융의 글로벌 비즈니스는 올해 더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은 올해 초부터 또 다른 도전을 준비 중이다. 우선 인터넷전문은행 진출과 함께 간편송금 서비스 ‘토스’의 비바리퍼블리카와 손잡고 도전장을 내밀었다. 여기에 국내 첫 인공지능(AI) 투자자문사를 설립하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도 힘쓰고 있다. 그가 구상한 ‘2020 스마트 프로젝트’의 성과가 내년 성공적으로 자리잡을 경우 연임 가능성도 커질 전망이다.

윤종규 회장이 연임 중인 KB금융은 올해가 ‘절치부심’의 해가 될 전망이다. 2017년 신한금융에 역전하며 리딩금융그룹으로 도약하는 데 성공했지만 한 해만에 다시 자리를 내줬기 때문이다. 다만 지난해 수천억원 상당의 퇴직금이 다소 과도했던 만큼 올해는 비용 요인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문제는 약한 비은행 부문이다. 카드·증권·손보 등 비은행 주력 계열사의 성장이 예상보다 더디고, 캐피탈·생명보험 실적이 그룹에서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수준이다. 비은행 실적이 나빠지면서 그룹 순이익에서 은행 비중은 74%까지 올라갔다. KB금융으로선 어떻게 하면 은행 수익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비은행 비중을 늘릴 수 있을지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윤종규 회장이 KB금융그룹 직원 약 300여명과
'직원과의 자유로운 질문 및 답변' 코너를
진행하고 있다.<KB금융>

일발 역전을 위한 윤 회장의 카드는 인수합병(M&A)이다. KB금융은 2015년 LIG손해보험(현 KB손보), 2016년 현대증권(현 KB증권) 인수 후 별다른 성과가 없다. 윤 회장 또한 공사석에서 생명보험사, 캐피탈사 등을 중심으로 좋은 M&A 대상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KB금융은 롯데캐피탈 인수전에 뛰어들 유력 후보로 거론됐고, 향후 생보·증권·캐피탈 등을 인수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KB금융의 글로벌 부문은 고질적 약점이지만 그만큼 개선 여지도 크다는 평가다. 지난해 해외 순이익으로 605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150% 증가한 수준이다. 윤 회장 취임 이후 KB금융은 미얀마 마이크로파이낸스 법인 설립, 캄보디아 지점 개설, 인도 국영은행 MOU,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 지분 인수에 나섰고, 최근에는 KB증권의 베트남 시장 진출, KB자산운용의 중국 시장 진출도 본격화한 상태다.

하나 김정태-우리 손태승, 비은행 M&A ‘총력’

비은행 부문 강화는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에게도 마찬가지 숙제다. 하나금융의 경우 전체 순이익 가운데 비은행 비중은 10% 수준이며, 우리금융은 이 비율이 7%대까지 떨어진다. 사실상 은행을 제외하면 두 회사의 먹거리가 전무하다는 뜻이다.

하나벤처스 공식 출범식에 참석한 김정태 회장(왼쪽 세번째)이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뉴시스>

하나금융은 2012년 외환은행 인수에 성공했고, 이후 최근까지 화학적 결합을 지속해왔다.  두 회사 간 합병 시너지가 본격적으로 발생한 것은 2017년으로, 순이익이 처음으로 2조원 대를 돌파하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워낙 외환은행 인수 규모가 컸던 터라 이후 별다른 M&A에 나서지 못했다.

그런 하나금융이 6년만에 다시 외형 확장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하나금융투자에 1조2000억원을 투자해 증권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했고, 올해 들어선 롯데카드 인수전에 뛰어들며 대형 M&A에 기지개를 켰다. 비슷한 시점에 SK텔레콤·키움증권과 손잡고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에 참여하겠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하나금융이 4년 넘게 준비한 GLN(Global Loyalty Network) 사업도 주목할 부분이다. GLN은 전 세계 금융사와 유통사, 포인트 사업자를 디지털머니로 묶는 글로벌 통합 플랫폼 비즈니스로, 하나금융 디지털화의 첨병으로 꼽힌다. 김정태 회장은 “GLN을 통해 해외 어디서든 간편하게 결제된다면 글로벌 핀테크 경쟁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하나금융은 AI와 블록체인, 클라우드, 빅데이터 산업을 ‘ABCD 기술’로 명명하고 관련 먹거리 산업을 발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의 임기가 올해 마지막인 만큼 서두르는 모습보단 장기적 관점에서 비즈니스를 확대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지난해부터 지주사 전환을 역점으로 추진해온 우리금융의 경우 올해는 숨 고르기에 들어갈 전망이다. 지주사 전환 첫해 위험가중자산 산출에 표준등급법을 적용하면서 가용자본이 넉넉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내년 기준 변경에 따라 운신의 폭이 넓어지면 대형사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크며, 포트폴리오 부재에 따라 중소형사들을 다발적으로 인수하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우리금융은 은행·카드·종금업을 제외하면 포트폴리오가 빈약한 편이다. 여타 금융지주의 주요 포트폴리오인 생보·손보·증권업이 전무할 뿐만 아니라 알짜사업으로 꼽히는 캐피탈이나 저축은행도 없다. 이는 곧 모든 비은행 금융사의 M&A가 가능하다는 뜻으로도 볼 수 있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겸 은행장이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뉴시스>

이에 대해 손태승 회장은 연초 기자간담회에서 부동산신탁·자산운용사 등 내실 있는 회사를 먼저 인수하고, 규모가 큰 M&A의 경우 합작을 고려 중이라고 대략적 가이드라인을 밝힌 상태다. 내년 초 임기가 마감되는 손 회장으로선 연임을 위해서라도 가시적 성과를 거둬야 하는데, 자체적으로 새로운 회사를 단기간 키우기 어려운 만큼 M&A에 적극 나설 전망이다.

유력시 거론되는 인수 후보는 아주캐피탈이다. 우리은행은 사모펀드 웰투시제3호가 아주캐피탈 지분 74.03%를 인수할 때 웰투시제3호에 1000억 원을 출자해 지분 50%를 인수했고, 그때 나머지 지분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를 확보한 상태다. 여기에 아주캐피탈이 아주저축은행 지분도 100%를 보유하고 있어 캐피탈 인수 시 자동으로 저축은행까지 흡수할 수 있다. ‘일석이조’의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금융이 마다할 이유가 없다.

아주캐피탈 인수에 앞서 자산운용사나 부동산신탁사를 인수하는 것도 가능하다. 상대적으로 인수비용이 1000~2000억원 대로 저렴한 축에 속하기 때문으로, 현재 자산운용사는 하이자산운용, 부동산신탁사는 국제자산신탁 등이 물망에 오른 상태다.

글로벌 부문은 손 회장의 강점이기도 하다. 26개국 430개 영업망을 갖춘 우리은행은 지난해 순이익 1500억원을 거두며 전년 대비 10% 넘는 성장세를 나타냈다. 여기에는 우리은행 글로벌그룹장·부문장을 맡았던 손 회장의 남다른 해외 사업 이해도가 적잖이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에는 캄보디아 WB파이낸스 법인은 동남아 차량공유업체인 ‘그랩(Grab)’과 손잡고 그랩 드라이버 대상 저금리 대출상품을 준비 중이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