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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건설 고급 아파트 화재 사고는 부실 시공이 원인"
"두산건설 고급 아파트 화재 사고는 부실 시공이 원인"
  • 한민철
  • 승인 2019.03.14 16: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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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포항 1700여세대 타워형 아파트 두산위브더제니스 화재는 시공사 책임 판결
두산건설 브랜드의 초고급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의 원인이 두산건설의 부실한 시공에 문제에 있었다는 사실이 최근에서야 밝혀졌다. 사진은 두산건설 본사. 한민철 기자
두산건설 브랜드의 초고급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가 두산건설의 부실한 시공이 원인라는 사실이 최근 밝혀졌다.<한민철>

[인사이트코리아=한민철 기자] 지난 2015년 중순 발생한 두산건설(대표이사 이병화) 고급 아파트 화재 사고의 원인이 두산건설의 부실한 시공 때문이라는 사실이 최근 확인됐다. 그동안 두산건설은 시공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지만 시공 및 유지관리에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두산건설은 지난 2010년 말 경상북도 포항시에 10개동 1700여 세대의 타워형 아파트인 두산위브더제니스를 완공했다. 이 회사는 분양 때부터 해당 아파트가 고급 주거 브랜드라는 점과 함께 편리한 교통 여건, 인근의 다양한 생활인프라 등을 내세우며 적극적인 홍보에 나섰다.

완공을 전후로 두산건설이 미분양 해소의 일환으로 할인분양을 결정하자 기존 입주민들이  반발하는 등 갈등이 벌어졌다. 할인분양 때문인지 이 아파트의 미분양은 빠른 속도로 소진됐고, 이후 지역 내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했다. 

완공 후 5년여가 지난 2015년 7월경 이 아파트에서 새벽 시간에 큰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화재가 일어난 층 복도에 스프링쿨러가 작동됐지만 불길은 쉽게 잡히지 않았고, 인근 소방서에서 대규모 소방인력을 투입하면서 30여분 만에 겨우 화재는 진압됐다.

화재로 아파트 두 개층의 벽과 계단이 손상됐고 정전이 일어나면서 건물 엘리베이터 작동이 한동안 중단됐다. 무엇보다 당시 사고가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었던 터라 입주민들의 공포가 컸다.  모두가 잠 들어있을 시간대에 발생한 화재에 엘리베이터까지 멈추면서 입주민들이 대피를 완료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었다. 또 소방대원들이 화재가 발생한 고층까지 계단을 통해 뛰어올라가는 등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 아파트에서는 2013년에도 한차례 화재 사고가 발생한 적이 있는데, 피해가 크지 않았 입주민들은 큰 문제로 여기지 않았다. 그런데 두 번째 화재 사고는 지역 신문을 통해 수차례 보도됐고 주민들 사이에서도 말이 많았다. 화재 원인이 두산건설의 부실 시공에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화재 원인은 전기배선 시스템 오류

당시 사고 후 관내 소방서는 화재 현장 감식에 나섰고, 화재 원인이 불길이 일어난 층의 전기시설에 있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해당 층의 전기배전실 배전반에서 화재가 비롯됐는데 이곳에 설치된 전기배선 시스템인 부스덕트(Bus Duct) 중 접속 키트의 디스크스프링(Disc Spring)을 누르는 고장력 볼트의 조임 상태가 느슨해지면서 아크(Arc·전기불꽃)가 발생했고, 이것이 발화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주목할 부분은 이것이 기기의 결함이 아닌 시공과 사후 관리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이다. 사고 당시 고장력 볼트의 조임 정도가 느슨한 상태였다면, 완공 후 누군가 이를 의도적으로 조작하지 않은 이상 두산건설이 시공 중 부스덕트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기기 조립을 완벽하게 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후 추가적으로 밝혀진 사실에 따르면, 당시 부스덕트 내부에서 절연 파괴로 인한 단락(합선)이 발생했다. 정상적이라면 건물 지하실에 설치된 저압 차단기가 작동돼 곧바로 전원 공급이 끊겼어야 했지만, 차단기가 정상적으로 작동되지 않았고 전력이 계속 공급돼 화재가 확대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저압 차단기의 보호계전기 값 설정이 제대로 돼 있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것인데, 이에 대한 책임은 1차적으로 시공사인 두산건설에 있다.

두산건설, 시공상 문제 일축...책임 축소·회피 논란 불러

이 아파트와 책임보험계약을 맺은 손해보험사는 당시 화재 사고를 겪은 입주자들에게 보험금을 지급했다. 보험사는 이어 사고의 일부 책임이 두산건설에 있다고 판단, 구상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두산건설은 재판 과정에서  당시의 화재가 시공상 과실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인정할 수 없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두산건설은 소방서의 화재감식 결과 중 발화 요인에 있어 ‘시공상 부주의에 의한 가능성은 추정하기 어렵다’는 일부 내용 등을 근거로 들었다.

하지만 재판 과정에서 법원이 신청한 전문감정인들은 당시 소방서의 화재감식 결과 내용은 화재 원인 중 하나였던 부스덕트가 설치된 지 5년이 지났기 때문에 시공상 부주의에 의한 가능성을 추정하기 어렵다는 것일 뿐, 그 가능성을 아예 배제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부스덕트 설비를 공급한 회사도 기기 결함이 문제였다면 단기 간에 오류가 드러나기 마련인데, 5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후에서야 문제가 있었다면 이는 제품상 문제가 아닌 외부 요인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차단기 설정 문제로 차단기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점을 보더라도 제조물의 결함으로 볼 수 없다는 설명이었다.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사실에 따르면, 이 아파트가 완공되고 해당 화재 사고가 발생하기 직전인 2015년 3월까지 두산건설 하자보수팀은 아파트 내에 상주하며 관리사무소에 접수된 보수요청을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과정에서 두산건설 하자보수팀이 화재의 원인이 됐던 부스덕트를 교체하거나 보수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다시 말해 두산건설이 부스덕트를 포함한 아파트 전기시설과 전기배전실에 화재가 발생하지 않도록 시공하고 이후 유지관리를 해야 했으나 그러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파트 입주민들은 사고 직후 당시 여러 채널을 통해 두산건설에 철저한 사고 진상 조사와 개선책 마련을 요구했으나 두산건설은 이를 묵살했다. 사고 발생 3년 반 만인 지난달 중순이 돼서야 법원 판결로써 당시 화재 사고가 두산건설 의 시공상 문제와 이후 유지관리에 책임이 있다는 사실이 인정됐다.

한민철 기자 kawskhan@insight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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