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 정용진의 새판 짜기, ‘ 이커머스’에 꽂히다
신세계그룹 정용진의 새판 짜기, ‘ 이커머스’에 꽂히다
  • 노철중 기자
  • 승인 2019.03.01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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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담법인 에스에스지닷컴 본격 출정식…비장의 카드는?
신세계그룹은 온라인전용센터 3곳 체제를 갖추고 3월 1일 출범한 (주)에스에스지닷컴을 중심으로 이커머스 시장 1위를 위해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
신세계그룹은 온라인전용센터 3곳 체제를 올 하반기까지 갖추고 3월 1일 출범한 (주)에스에스지닷컴을 중심으로 이커머스 시장 국내  1위를 위해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

[인사이트코리아=노철중 기자] 신세계그룹은 올해 온라인 사업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정용진 부회장이 직접 전면에 나서 이를 위한 신설법인을 3월 1일 출범시켰다. 법인명은 ㈜에스에스지닷컴이며 초대 대표이사는 최우정 사장이 맡았다. 현재 신세계그룹은 정용진 부회장이 이마트를 중심으로 호텔, 식품, 편의점, 대형쇼핑몰사업 등을 진두지휘하고 있으며 그의 동생인 정유경 총괄 사장은 신세계백화점을 중심으로 면세점, 프리미엄 아울렛, 패션·화장품 사업 등을 책임지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 2월 1일 발표한 온라인쇼핑동향에 따르면 2018년 온라인 총 거래액은 111조8939억원으로 사상 처음 100조원을 돌파했다. 100조원대 시장에서 이베이코리아(옥션·G마켓)·11번가·쿠팡·롯데·위메프·티몬·신세계 등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중 롯데와 신세계는 전통적인 오프라인 유통업체로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게 새 판을 짜는 중이다.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2018년 이들의 온라인 시장점유율은 롯데가 5.8%, 신세계가 2.2%로 아직은 온라인 전문업체들에 많이 뒤처져 있는 상황이다. 이베이코리아가 13.5%로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11번가(8.1%), 쿠팡(7.1%), 롯데, 위메프(4.3%), 티몬(3.3%), 신세계 순으로 나타났다.

과연 정용진 부회장은 이같은 시장 판도를 뒤바꿀 만한 비장의 카드를 갖고 있는지 짚어봤다.

신세계 성장동력이 바뀐다

신세계그룹은 1년이 넘는 준비 기간을 거쳐 마침내 이커머스 시장의 핵심 기업이 될 온라인 신설법인 ㈜에스에스지닷컴의 닻을 올렸다. 지난해 1월 온라인 1조 투자계획을 발표한 후 12월 27일 신세계와 이마트로부터 온라인 사업을 각각 물적 분할로 신세계몰과 이마트몰 법인을 만들었다. 지난 1월 11일에는 이사회를 열어 이마트몰이 신세계몰을 흡수합병하는 안건을 의결해 새로운 온라인 통합 계열사를 론칭한 것이다.

이에 앞서 지난해 10월 말 신세계그룹은 해외 투자운용사 어피니티(Affinity), 비알브이(BRV) 등 2곳과 온라인 사업을 위한 투자 유치를 확정했다. 투자금액은 총 1조원으로 온라인 신설법인 출범 시 7000억원이 먼저 집행되고 이후 3000억원이 추가된다. 향후 신세계그룹의 온라인통합 플랫폼 쓱닷컴(SSG.COM) 내 핵심 콘텐츠인 신세계몰과 이마트몰의 완전 통합 체계가 완성될 전망이다. 이로써 통합 투자, 단일화된 의사 결정, 전문성 강화 등이 가능해져 최대한의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1월부터 온라인 통합법인 신설을 위해 노력을 기울여 왔다. 신설법인의 시너지 효과와 기존 SSG.COM이 가진 성장 가능성이 더해진다면 이커머스 강자로 급부상할 수 있다. <그래픽=이민자>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1조원의 대규모 투자를 성공적으로 유치하게 된 배경은 해외투자자들이 신세계그룹 온라인 사업의 성장세와 발전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라며 “특히 2014년 쓱닷컴으로 그룹 내 온라인 사업을 통합한 후 해마다 20~30%의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 투자 유치에 긍정적 영향을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부회장은 정식 계약 체결 자리에서 “지금까지 신세계그룹의 성장을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가 담당해 왔다면 앞으로의 성장은 신설되는 온라인 신설법인이 이끌게 될 것”이라며 “그룹의 핵심 역량을 모두 집중해 온라인사업을 백화점과 이마트를 능가하는 핵심 유통 채널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투자계획도 밝혔다. 온라인 신설법인의 물류·배송 인프라와 상품 경쟁력, IT기술 향상에 1조7000억을 투자해 2023년까지 매출 10조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또 시장 상황 등을 꼼꼼히 살펴 고속성장을 위해 필요할 경우 M&A도 고려한다는 방침이다. 이중 온라인 사업의 핵심 경쟁력 강화를 위해 물류 및 배송 인프라 확대에 투자를 우선 집중키로 했다. 경기도 용인시 보정동과 김포에 운영 중인 대규모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네오를 확대하고 P.P(Picking & Packing) 기능도 강화할 계획이다.

현재 김포에 신설 중인 최첨단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도 올해 하반기 본격 가동을 시작하면 온라인 사업 성장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이마트 전략상품과 신세계백화점의 프리미엄 상품, 쓱닷컴만의 온라인 전용상품도 대폭 확대해 상품 경쟁력을 높일 방침이다.

첨단 온라인 전용 유통센터 3곳 확장

신세계그룹은 물류 혁신에도 집중해 온라인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2014년 6월 업계 최초로 용인시 보정동에 온라인 전용센터를 오픈한 이마트는 2016년 2월 김포시에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2호센터를 열며 다센터 체제를 구축했다. 같은 해 3월 이마트몰은 온라인 전용센터 명칭을 ‘네오(NE.O; NExtgeneration Online store)’로 변경하고 치열한 온라인 배송 전쟁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재무장했다. 올해는 김포센터 옆 부지에 온라인 전용센터 3호 건설을 진행 중이며 하반기 본격 가동을 목표로 한다.

네오는 이마트가 자랑하는 첨단 IT 핵심시설을 갖춘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상품 분류 로봇이 주문 라벨이 붙은 바구니에 정확하게 물품을 모아주고 실핏줄처럼 촘촘하게 교차된 컨베이어 벨트를 통해 이동하는 거대한 풍경이 장관을 이룬다. 14m 높이 천장까지 21개 층으로 나눠진 셀(재고 창고) 사이 10개 통로 공간에 ‘미니로드’라 부르는 크레인 모양 픽업 로봇이 각 층을 부지런히 움직이며 주문받은 상품을 컨베이어벨트로 척척 옮겨 놓는다.

14m 높이 천장까지 21개 층으로 나눠진 셀(재고 창고) 사이 10개 통로 공간에 ‘미니로드’라 부르는 크레인 모양 픽업 로봇이 각 층을 부지런히 움직이며 주문받은 상품을 컨베이어벨트로 척척 옮겨 놓는다.
온라인센터 내부에선 14m 높이 천장까지 21개 층으로 나눠진 셀(재고 창고) 사이 10개 통로 공간에 ‘미니로드’라 부르는 크레인 모양 픽업 로봇이 각 층을 부지런히 움직이며 주문받은 상품을 컨베이어벨트로 척척 옮겨 놓는다. <신세계>

빅데이터를 활용해 재고 물량이 너무 많지도 적지도 않게 항상 일정한 수준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관건. 그런 만큼 소비자 쇼핑 심리에 영향을 주는 날씨와 월별 상품 판매도를 나타낸 상품지수, 행사 매출 추이를 반영한 행사 지수, 최근 판매 지수 등의 빅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반영해 수요를 예측하고 상품 발주를 관리한다.

신속하고 효율적인 배송을 위해 배송기사 전용 어플리케이션도 도입했다. 실시간 교통정보를 반영해 한 배송기사가 배달해야 할 전체 건수의 최적 루트를 내고 예상 시간을 산출해낸 뒤 예상 배송시간을 촘촘히 짜 효율적인 배송을 하도록 한다. 이마트는 네오 도입을 통해 기존 매장에서 피킹사원이 직접 카트를 끌고 상품들을 모아 패킹장소에서 일일이 분류해 배송했을 때보다 효율을 3배 높였다. 이를 통해 보정과 김포 두 곳의 온라인 스토어에서 이마트몰 전체 일평균 주문량인 5만 건 중 60%를 처리하고 있으며 이 중 40%는 당일 배송하고 있다.

이마트몰 핵심 경쟁력인 신선식품의 경우 배송 속도뿐 아니라 신선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Wet 작업장’을 섭씨 영상 8도 이하로 유지해 상품이 들어올 때부터 재고 보관과 포장, 배송까지 전 과정을 상온에 노출하지 않고 진행하는 콜드 체인(Coldchain)시스템도 도입했다.

이마트몰은 이 같은 차별화된 선도관리와 당일배송을 바탕으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각각 27.3%, 26.6%, 25.2%, 19.7%의 높은 신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8년 5월부터 시작한 쓱배송 굿모닝은 기존에 상품을 가장 빨리 받아볼 수 있는 시간대였던 10시~13시 타임 앞에 8시~11시 타임을 추가한 것이다.

“시장에서 ‘중간’은 사라진다”

쓱배송 굿모닝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운영되며 이용을 원하는 고객은 전날 오후 6시까지 주문을 완료한 후 배송 희망시간을 선택할 수 있다. 예약 배송 시간대 중 가장 빠른 10시~13시, 11~14시 시간대 배송요청이 전체 배송의 35%를 차지하는 등 이른 시간에 상품을 받고자 하는 수요가 높다는 점을 고려해 오전 시간대 배송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정용진 부회장은 신년사에서 “고객에게 환영받지 못하고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중간’은 결국 치열한 경쟁에서 도태될 것”이라며 “중간은 없다(There isno middle ground)”고 강조하고 이를 경영 화두로 제시했다. 이어 정 부회장은 “‘가치 소비’를 하는 스마트한 고객 때문에 결국 중간은 없어지고 시장은 ‘초저가’와 ‘프리미엄’의 두 형태만 남게 될 것이며 아직 미지의 영역인 초저가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이 방점을 찍은것을 결국 ‘신세계만의 스마트한 초저가 모델’인 셈이다.

정용진(가운데)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지난 10월 31일 해외 투자운용사 2곳으로부터 온라인사업에 대한 1조원의 투자유치를 이끌어냈다. 신세계
정용진(가운데)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지난 10월 31일 해외 투자운용사 2곳으로부터 온라인사업에 대한 1조원의 투자유치를 이끌어냈다. <신세계>

이는 온·오프라인에 모두 적용된다. 실제로 이마트는 지난달 22일과 23일 양일 간 일부 품목에 한 해 신세계 포인트가드 회원을 대상으로 50% 할인 행사를 진행했다. 대한 품목은 신학기 유아동 식기, 하겐다즈 아이스크림, USB 메모리, 휠라 김수열 어린이 줄넘기, 깨끗한나라 3겹 아이리스 화장지 등 시기적으로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상품들이었다.

창고형 할인점인 트레이더스는 ‘제2의 이마트’로 키울 계획이다. 이를 위해 단독 상품 등 차별화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기존점 매출을 증가시키고 올해 3개 신규 점포(월계·부천옥길·부산명지) 출점할 예정이다. 오는 3월 14일 오픈하는 월계점은 트레이더스가 서울에 처음을 진출하는 매장으로 의미가 깊다. 이마트 월계점을 증축하는 동시에 트레이더스 신축으로 총 연면적 9만9967㎡ 규모로 기존보다 2.5배 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트레이더스 월계점은 ‘초격차 MD’를 구현할 예정이다. 초격차 MD란 가격과 품질 경쟁력을 동시에 갖춰 경쟁업체에서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차별화된 상품을 가리킨다. 연매출 목표는 1400억원이다. 편의점 이마트24는 올해 1000여개 점포를 출점할 계획이다. 점포 수만 늘리는 것이 아니라 편의점 안에 전문점처럼 특정 카테고리 제품을 구성해 놓는 ‘카테고리 킬러’를 실시한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19개 점포에서 주류 카테고리 킬러를 시범 운영한 결과 주류 매출이 전점 평균 매출보다 2배 높게 나타났다. 앞으로도 이마트24는 향후 냉장·냉동·신선·박스상품이 중심인 슈퍼 카테고리 킬러, 수입과자 카테고리 킬러 등을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

‘온·오프 융합’ 대세 속 차별화

전문가들은 현재 세계 유통이 온·오프 통합 흐름으로 가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고객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아마존, 알리바바와 같은 글로벌 온라인 기업들은 오프라인으로 확장하는 추세이고 거꾸로 롯데나 신세계와 같은 오프라인 기반 기업들은 온라인으로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롯데는 지난해 5월 온라인 몰을 통합하면서 ‘O4O’(Offline for Online)라는 전략을 내세웠다. O4O 전략은 온·오프라인을 서로 연결하고 융합하는 방식이다.

유진투자증권의 ‘인터넷과 유통, 허물어지는 경계’라는 연구보고서에서 주영훈 애널리스트는 “전자상거래 기업들의 공통 전략은 ‘배송강화’와 ‘공격적 마케팅’”이라며 “이 두 가지는 한국 유통시장에서는 차별화 포인트를 가져가기 너무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향후 전자상거래 산업은 차별화 포인트를 가져가기 위해 기타 산업과의 연계가 더욱 더 활발해질 것이며 이를 성공적으로 달성한 업체들의 경쟁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마트몰은 2017년 4월 19일부터 카카오와 협력을 통해 ‘카카오톡 장보기’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관건은 어떻게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해 고객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느냐다. 온라인 거래액 100조원 시대에 모바일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60%대에 달한다. 이미 레드오션이지만 얼마만큼 차별화된 전략을 세우느냐에 따라 승패가 좌우된다. 이에 정용진 부회장은 ‘중간은 없다’는 전략으로 승부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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