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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 감독에게 돌 던진들 답답한 축구 바뀌나
벤투 감독에게 돌 던진들 답답한 축구 바뀌나
  • 최환규 전문위원 겸 한국워라밸연구소 소장
  • 승인 2019.02.28 17: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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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원 능력 뒷받침돼야 리더도 빛 본다
파울루 벤투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뉴시스>

연초가 되면 회사는 조직을 개편한다. 전년도 실적을 점검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새해사업계획에 반영하고, 사업계획 달성에 적합하도록 조직을 개편한다. 조직을 개편하면서 의욕적으로 업무를 시작하더라도 연말에 기대했던 성과를 충족하는 조직은 그리 많지 않다. 경영자의 고민은 늘 여기에 머물러 있다.

이런 상황은 기업만이 아니라 스포츠계에서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축구와 야구처럼 인기 스포츠는 물론 배구나 농구와 같은 비인기 종목도 상황은 비슷하다. 시즌이 끝나면 성적이 저조한 팀은 가장 먼저 감독부터 경질한다. 감독을 경질하는 목적이 ‘감독을 바꾸면 성적이 향상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라면 지금이라도 생각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

감독의 능력이 팀 성적에 어느 정도는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지만 감독이 바뀐다고 성적이 갑자기 좋아지는 경우는 없다. 오히려 빈번한 감독 교체는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가끔 팀 성적에 불만을 품은 팬들을 달래기 위해 감독을 교체하는 어이없는 행동을 보면서 ‘저 팀 성적이 나쁜 이유가 있구나’라고 확신하게 된다.

최근 축구계에서 이런 유사한 상황이 일어날 뻔 했다. 2019 아시안컵 대회에서 우리나라가 카타르에게 지면서 많은 사람이 혼란에 빠졌다. 아시안컵 대회 당시 우리나라의 FIFA 랭킹은 53위, 카타르는 93위였기에 우리나라의 승리 가능성이 큰 경기로 생각했지 우리가 카타르에게 진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경기 내내 우리 대표팀이 주도권을 가졌지만, 경기종료 10여 분을 남겨두고 카타르 선수가 날린 중거리 슛 한 방에 어이없이 무너졌다.

‘벤투’만의 문제인가?

대표팀이 카타르에게 패하고 난 다음 언론에서 분석한 패배 원인은 ‘감독’이었다. 축구 국가대표팀 벤투 감독은 2018년 8월 우리나라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했다. 벤투 감독이 부임하고 나서 우리보다 강한 팀과의 경기에서도 지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아시안컵에서 우승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하지만 대회가 시작되면서 경기마다 팬들 기대에 미치는 못하는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감독을 비판하는 기사가 쏟아졌고, 카타르에 패하면서 팬들은 감독 경질을 요구하게 되었다.

언론에서는 경기에 패한 이유로 주로 두 가지를 제시하면서 감독을 비판했다. 한 가지는 감독의 전술 부재다. 일부 언론에서는 ‘로테이션 없는 벤투, 모두가 다 아는 그 전술’이라는 제목으로 감독의 전술을 비판하기도 했다. 다른 한 가지는 특정 선수에 대한 혹사이다. 손흥민 선수가 영국에서 경기를 마친 다음 이틀 만에 중국전에 출전시키는 등 선수를 혹사했다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다양한 패배 원인에 관한 기사들이 기사에 실리기 시작했다. 신문에서 거론된 원인을 몇 가지로 요약하면 선수 개인 능력, 부상선수를 대체할 인력 부족, 의료와 같은 지원 시스템 부재 등이다.

축구를 잘 모르는 사람으로서 축구 선수에게 스포츠의학과나 정형외과와 같이 경기와 직접 관련이 있는 분야의 전문의가 필요하다고 생각되었지만, 실제로 선수 곁에는 흉부외과 의사가 있었고 선수 부상을 돌봐야 할 의료진이 대회 기간에 귀국하기도 하는 등 지원인력 운영이 체계가 없었던 것은 확실하다.

이런 상황에서 카타르에 패배한 원인이 ‘감독만의 문제인가?’라는 의문이 들었다. 벤투 감독은 카타르와 경기 전까지 우리나라보다 훨씬 강한 팀을 상대해 이기거나 비겼다. 경기에 이길 때는 경기마다 같은 전술을 사용해도 아무도 비판하지 않았지만, 카타르에 패하자마자 원인을 감독 전술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아마도 벤투 감독은 이런 의견에 동의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선수가 감독 전술대로 움직이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능력이 필요하다. 케이블TV에서 영국, 스페인과 독일 리그 경기를 중계하므로 축구 선진국 선수들의 경기를 볼 기회가 많다. 이 선수들의 경기를 보고 난 다음 우리나라 경기를 보면 재미가 없는데, 아마도 그 이유 중 하나는 개인기라고 생각한다. 선수는 경기에서 감독 전술대로 움직이는 사람이다. 카타르와의 경기뿐 아니라 국가대표팀 경기를 본 사람이라면 선수들 개인기가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 선수들에 비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감독이 아무리 훌륭한 전술을 구상했더라도 선수가 감독 의도대로 움직이지 못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러므로 감독의 전술은 선수들 역량이 어느 정도 뒷받침될 때 빛을 발휘할 수 있다.

축구대표팀 경기에서 가장 답답한 사람은 감독일 것이다. 감독은 경기 시작 전 선수들에게 전술에 대해 충분하게 설명하고, 선수 개인에게도 해야 할 역할에 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갖는다. 막상 경기가 시작되고, 자신 의도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선수를 교체하면서 막힌 매듭을 풀려고 시도한다. 하지만 교체할 만한 선수가 부상자뿐이라 교체카드를 사용하지도 못한 채 패하고 말았다.

일부 언론과 팬들은 ‘뻔한 전술’이라고 감독을 비난하고 있다. 감독이 뻔한 전술을 계속 사용한 이유는 다른 전술을 몰랐거나 다양한 전술을 사용하기에는 선수들 능력이 부족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선수들이 다양한 전술을 사용할 능력이 있었지만, 감독이 사용하지 않았다면 비판받아 마땅하지만 다른 이유라면 감독에 대한 비판은 조금 뒤로 미뤄둘 필요가 있다.

축구에서는 다양한 결과가 일어날 수 있다. FIFA 랭킹이 낮은 팀이 높은 팀을 이기는 경우는 흔하게 일어난다. 우리나라가 2018년 월드컵에서 세계 1위 독일 대표팀을 꺾는 이변을 일으켰다. 한국이 카타르에 진 충격은 독일이 한국에 진 충격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다. 이런 충격이 있을 때 감독을 비난하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더 강한 팀으로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

리더십 막는 장애물

일반 조직도 스포츠와 마찬가지다. 회사에서 원하는 결과를 내지 못하는 조직이 있을 때 가장 쉽게 하는 선택은 리더 경질이다. 새로운 리더가 그 조직에서 맞닥뜨릴 수 있는 현실은 리더 문제, 조직원 문제 그리고 리더와 조직원 모두의 문제와 같은 세 가지일 것이다.

그 조직이 리더만의 문제라면 리더 교체만으로 효과는 나타난다. 하지만 조직 문제가 리더만의 문제라고 판단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 리더가 조직을 운영하지 못할 정도로 능력이 없거나 조직원을 폭행하는 등 리더로서 하지 말아야 하는 행동을 하는 경우라면 즉시 교체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어느 정도 능력이 검증된 리더라면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만드는 장애물을 제거하지 않으면 새로운 리더가 오더라도 그 조직은 변화될 가능성이 적다.

리더의 능력발휘를 막는 주된 이유는 조직원의 능력 부족이다. 조직원 모두가 조직을 위해 열심히 일하려고 결심하더라도 능력이 부족하면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다. 이런 조직이 목적지까지 가기 위해 무궁화를 타고 간다면 경쟁사는 KTX를 타고 가는 것과 같아 경쟁사를 이기고 원하는 성과를 내기란 쉽지 않다.

능력이 부족한 조직원은 조직 갈등의 원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 능력이 부족한 조직원은 리더의 업무지시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리더로서 당연하고 일반적인 내용이라도 능력이 부족한 조직원은 ‘리더가 나를 골탕 먹이려고 일부러 어려운 과제를 준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이런 생각을 하는 조직원은 만나는 사람마다 리더의 뒷담화를 하면서 리더와 조직에 흠집을 낸다.

능력이 부족한 조직원은 다른 조직원의 업무에도 방해가 된다. 조직에서 혼자 하는 업무는 없는 것과 같다. 업무가 제대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자신의 맡은 역할을 충실히 이행해야 하지만 능력이 부족한 조직원은 제때 마무리하지 못하거나 부실한 결과를 주변 동료에게 건네게 된다. 부실한 결과를 받거나 아예 받지 못한 조직원은 맡은 일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게 되면서 능력이 부족한 동료를 질책하게 된다. 능력이 부족한 사람이 이런 질책을 수용하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질책하는 동료를 비난할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조직원끼리 갈등이 만들어지면서 리더의 조직 운영은 더욱 힘들게 된다.

행동의 결과에는 분명한 원인이 있다. 실적이 부진한 조직은 원인이 분명히 있으므로 그 원인을 제거하지 않으면 새로운 리더가 오더라도 원하는 결과를 얻기가 쉽지 않다. 이런 문제는 대기업이나 중소기업 어디서나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조직원 수가 적거나 상대적으로 우수 인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중소기업에서 이런 문제를 경험하기 쉽다.

조직원의 능력향상을 위한 변화는 중요하다. 리더가 뛰어나더라도 조직원의 능력이 뒷받침되어야 리더의 능력이 빛을 보게 된다. 그러므로 조직원은 자신의 역량 향상을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조직원의 능력향상을 바라는 리더에게 뒷담화보다는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필요가 있다. 능력이 향상되기까지 힘든 과정을 겪었지만, 그 능력은 고스란히 자신의 것으로 남기 때문이다.

리더의 경질만이 능사는 아니다. 리더가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 리더가 새로운 조직에서 일하게 되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부서원의 능력 파악과 함께 조직문화를 확인하는 것이다. 건강한 조직이라면 부서원의 능력향상만으로도 성과를 향상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조직이라면 리더는 부서를 새로 만든다고 생각해야 한다. 이를 위해 다음 두 가지가 필요하다.

첫째, 리더는 여유가 있어야 한다. 새롭게 리더로 발탁된 사람은 이른 시일 안에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자신의 경험이나 능력 범위를 넘어서는 무리한 시도를 하기도 한다. 이런 시도는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리더는 자신의 능력을 보일 수 있는 충분한 시간과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조직을 이끌 필요가 있다.

둘째, 리더는 과거의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리더는 과거 사례에서 조직 운영과 관련된 노하우를 배운다. 리더가 과거에 머물러 있는 동안 조직원은 미래를 향하고 있다. 리더와 조직원의 차이는 세대 갈등을 만드는 원인이 된다. 이런 갈등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리더는 조직원과 같은 시대를 살 필요가 있다. 새로운 리더는 ‘조직원을 강하게 압박하면 그만큼 성과가 올라간다’는 생각을 아예 버려야 한다. 사람은 외부로부터 압박을 받으면 본능적으로 저항하게 된다. 리더가 압박할수록 조직원의 저항도 커지기 때문에 조직 균열이 일어나는 것이다.

조직 리더는 축구 감독과 같은 역할을 한다. 리더가 교체될 때 조직원의 태도 변화가 보이지만, 그 변화가 일시적인 현상으로 그칠 가능성이 크다. 리더는 조직원의 변화를 오랫동안 유지하기 위해 조직원이 과거의 행동으로 돌아가지 않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리더는 조직원이 이런 태도를 유지하게 하려고 격려와 질책과 같은 방법을 적절하게 활용한다. 가장 효과가 높은 방법은 ‘조직원의 능동적인 태도’이다. 사람은 다른 사람이 시켜서 하는 것보다 스스로 선택한 방법으로 일하기를 원한다.

리더가 조직을 운영하면서 경험할 수 있는 문제 중 하나는 리더의 노력이 효과를 만들어내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리더가 시간이 지날수록 지치게 되면서 운동경기에서 진 팀의 감독이 선수에게 질책의 목소리를 높이는 것처럼 리더가 조직원에게 화나 짜증을 내는 빈도가 높아진다. 리더의 이런 태도는 조직원이 과거의 모습으로 돌아가도록 만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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