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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진 회장의 '외도'?...영화 '자전차왕 엄복동' 잘 굴러갈까
서정진 회장의 '외도'?...영화 '자전차왕 엄복동' 잘 굴러갈까
  • 조혜승 기자
  • 승인 2019.02.27 19: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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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서 130억원 들여 제작...“돈보다 가치 담긴 메시지 봐 달라”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조혜승 기자] “처음에 이 시나리오에 관심이 없었다. 일제강점기 당시 용산에 10만명이 모였다고 한다. 그 시기 10만명이면 대단한 숫자다. 암울한 시대를 버텨낸 할아버지, 아버지에 대한 미안함에 이 영화를 만들었다.”(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지난 26일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 VIP시사회’)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계열사를 통해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진출한 후 총 130억원을 투자해 만든 첫 제작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김유성 감독,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제작)’이 3.1운동 100주년 기념식을 앞두고 27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에 쏠리고 있다.

2002년 바이오시밀러 불모지였던 국내서 셀트리온을 창업해 시가총액 25조 그룹으로 키워낸 서 회장의 안목이 이번 영화 등 콘텐츠 사업에서도 통할지 관심이 높다.

셀트리온은 업계 최초이자 유일하게 주력 사업인 바이오와 뷰티가 아닌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셀트리온엔터는 이번에 일체 외부 자본 유치 없이 투자·제작·배급까지 전 과정을 100% 조달했다. 셀트리온홀딩스와 셀트리온스킨큐어가 각각 48억2000만원씩 부담했다. 투자배급사들이 여러 투자자들을 모아 영화 제작비를 마련하는 충무로 풍토에서는 이례적이란 평가다. 순제작비 100억원 이상인 대작 영화 전 과정을 한 기업이 맡는 경우는 드물다. CJ E&M, 롯데엔터테인먼트, 쇼박스,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NEW) 등 자본력이 든든한 곳들도 쉽지 않다. 특히 대기업이 메인 투자자로 나설 경우 주력 사업이 영화와 크게 관련이 있지 않다면 대부분 펀드를 구성해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을 쓴다.

주력 사업과 관계 없는 콘텐츠 사업 투자 왜?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 이미지.<뉴시스>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은 일제강점기 전조선자전차대회에서 일본 선수들을 제치고 조선인 최초로 1위를 차지한 엄복동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비, 강소라, 이범수, 민효린, 이시언 등이 출연하고 배우 이범수가 제작을 맡았다. 라인업만 보면 여느 대작들에 뒤지지 않는다. 손익분기점은 350만명으로 분석된다.

요즘 국내 영화 시장은 좋지만은 않다. 국내 영화산업이 침체된 상황에서 순제작비 100억원 이상인 영화가 손익분기점을 넘기기 어렵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해 순제작비 100억원 이상 투입된 한국영화 9편 중 손익분기점을 넘은 영화는 단 한편에 그쳤다.

설상가상 개봉 시기가 영화계에서 말하는 2월 말~3월 비수기에 들어간다. 티켓 판매가 3월 입학 준비 등으로 저조한 시점에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캡틴 마블’이 일주일 뒤 개봉하는 것도 불안 요소다.

하지만 반전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서정진 회장이 2016년 30억을 투자한 영화 ‘인천상륙작전’이 손익분기점 450만명을 훌쩍 넘겨 700만명의 관객이 찾는 등 예상밖으로 흥행에 성공했다. 당시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의 상장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서 회장은 2016년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가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상장할 생각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서 회장은 지난 26일 시사회 후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돈을 벌려고 하면 당연히 외부 투자를 했겠지만 영화가 잘되지 않으면 손해는 우리가 본다"며 "돈을 벌자는 게 아니고 의미있는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는 약을 만들어 파는 사람이다. 개봉 시기도 비수기다. 이 영화는 흥행보다 큰 가치가 있기 때문에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측은 서 회장이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오락군이 아닌 중요한 산업군으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미래 먹거리로 보고 준비하고 투자한 것이라고 밝혔다.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셀트리온그룹 먹거리로만 생각하지 않고 대한민국 전체 산업의 미래 먹거리로 여기고 누군가 콘텐츠 투자 부분에서 기반을 다져 놓는 동력을 이어가는 차원”이라고 밝혔다. 서 회장이 당장 수익을 보겠다는 지엽적인 시각보다 콘텐츠 산업의 잠재력이 커 미리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영화가 예상보다 흥행이 안 될 경우 어떻게 될까. 셀트리온 관계자는 “창립 작품인 만큼 주는 메시지가 긍정적”이라며 “상업적인 것을 따지기 보다는 3.1운동 시점에서 그분들에게 미안함과 고마움, 위로 등의 메시지에 힘을 줬다”고 말했다.

서 회장이 엔터 사업을 취미로 하는 것 아니냐는 물음에 이 관계자는 “서 회장이 처음부터 바이오 전문가가 아니었다”며 “엔터 전문가들도 서 회장이 업계 지식을 의외로 많이 알고 있어 놀랐다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는 어떤 회사?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영화배우 오연서, 애프터스쿨 리지 등의 소속사로 알려진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는 서정진 회장이 최대주주인 셀트리온홀딩스가 지분 100%를 가진 회사다.

전신은 드림 E&M으로 지난 2012년 서 회장이 설립 후 시청률 50%를 넘었던 KBS2TV ‘왕가네 식구들’, tvN ‘내일 그대와’ ‘청춘시대’ 등 드라마 제작을 주로 하다가 2017년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로 사명을 변경했다.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는 2017년 기준 매출액 257억1411만원을 기록했으며 동종업계 상위 10%에 드는 수준이다.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는 셀트리온 광고를 담당하며 비교적 안정적인 재원을 확보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셀트리온과 광고비 지급 위탁계약으로 57억5700만원의 수익을 올린 바 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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