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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공항공사 정규직됐더니 오히려 연봉만 깎였다?
한국공항공사 정규직됐더니 오히려 연봉만 깎였다?
  • 강민경 기자
  • 승인 2019.02.24 11: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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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용역시절 보다 월급 10만원 줄어"...공사 "평균임금 6~7% 상승"
한국공항공사가 추진 중인 정규직화 진행 과정에서 자회사로 간접고용 된 노동자들의 임금이 하락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뉴시스
한국공항공사가 추진 중인 정규직화 과정에서 자회사로 간접고용 된 노동자들의 임금이 하락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강민경 기자] 한국공항공사가 추진 중인 비정규직(용역업체 소속)의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임금저하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규직으로 전환됐지만 용역업체 소속 노동자였을 때보다 오히려 임금이 깎였다는 것이다.

한국공항공사는 직접고용이 아닌 ‘인력전문 자회사’로의 간접고용이 이뤄졌다. 문제는 임금체계가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전환이 급하게 이뤄지면서 문제가 발생했다는 노동계의 시각이다.

지난해 8월 공항공사는 전국 14개 공항에서 근무 중인 비정규직 4146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생명 안전과 직결된 소방대와 폭발물처리반(EOD) 등 297명(7%)은 공사가 직접고용하고 나머지 공항운영과 시설 등 3849명(93%)은 공사가 출자한 자회사 'KAC서비스'로 간접고용한다는 것이 골자였다.

공항공사가 자회사 고용안 확정을 발표하던 당시인 2017년 말 용역업체와 계약이 끝난 580여명은 지난해 1월 1일자로 이미 자회사 정규직으로 전환돼 있었다. 현재 기준으로는 900여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자회사 정규직으로 전환된 상태다.

공항공사의 용역업체와 계약이 종료되는 연도별 인원은 ▲2017년 580여명 ▲2018년 340여명 ▲2019년 310여명 ▲2020년 1200여명 ▲2021년 1700여명으로 계약이 종료된 노동자들은 그 다음해 1월 1일자로 자회사에 고용된다.

"용역소속일 때 보다 월급 10만원 이상 깎여"

문재인 정부의 ‘1호 핵심공약’으로 불리는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정책’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안정과 처우개선을 목표로 시행됐다. 

이에 따라 공항공사는 정규직전환을 추진해 노사가 합의했고, 공사는 이들의 처우개선을 위해 기존 용역 업체 대비 7.3% 임금을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환산하면 1인당 연봉기준 평균 260만원 가량 오르는 셈이다.

하지만 노동계는 “실상은 다르다”고 주장한다. 대부분 노동자들의 임금은 동결 수준이고, 오히려 임금이 깎이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임금저하의 근본 원인으로 노동계는 ‘임금구조’를 지목한다. 공사 측이 기존 기본급을 직무급‧직능급‧역할급으로 쪼개 성과급을 지급할 때, 기본급 전체 기준이 아닌 '직무급' 기준으로 산정하기 때문이란 것이다.

현재 자회사의 임금체계는 세 가지 특성이 혼용됐지만, 기본적으로 ‘직무급제’ 성격이 강한 것이 문제라는 의견도 나온다. 통상적으로 직무급제는 1~6단계로 구분, 각 구간마다 임금이 상승 적용된다. 문제는 구간마다 정체되는 기간이 필요해 근속연수에서 차이가 나더라도 같은 구간 내에 있는 노동자는 임금이 같게 된다는 것이다. 보통 1단계는 4~5년 정도로 묶이는데 이 기간 동안 연봉이 동결되며, 또 2단계로 올라가기 위해선 선발을 거쳐야만 한다.

이에 대해 노동계에선 “용역시절보다 못하다”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용역업체 소속일 경우엔 정부 산하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매년 2회(상반기‧하반기) 시중노임단가를 발표해 매년 변경계약을 통해 임금이 일정 부분 상승하는데, 자회사 정규직으로 전환되면서 직무급제에 묶여 현재 임금이 동결되거나 깎이는 경우가 많다는 주장이다. 기존 지급되던 상여금도 400%에서 100%로 줄었다.

실제로 지난해 1월 1일 한국공항공사 자회사 정규직으로 전환된 직원 A씨는 임금이 줄어드는 것을 직접 겪었다. 월급 기준으로 2017년에 246만원을 수령했던 A씨는 자회사로 전환된 2018년 1월 1일 이후 234만원을 받았다. 올해 들어 244만원으로 월급이 다소 올랐지만, 재작년인 2017년보다는 적다.

올해 1월 1일 전환된 B씨도 임금이 10만원 이상 줄었다고 밝혔다.

공공연대노동조합 관계자는 “자회사 임금구조가 불합리하다보니 실제로 임금이 떨어졌다”며 “자회사를 설립했으면 합리적이고 독립적인 임금체계에 따라서 동일하게 적용돼야 하는데 기존 용역업체 설계를 모두 가져온 까닭에 정리가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노조 관계자는 "2017년 노사전협의 당시, 그해를 기준으로 기본급에 해당하는 직무급‧직능급‧역할급을 산정해놓고 해당 금액은 2년간 전혀 오르지 않았다"며 "'용역업체 재직 시절 임금을 보존하겠다'고 해놓고는 기본급은 동결, 상여금은 300%를 깎아서 대다수 직원들의 임금이 줄었다"고 말했다.

과거 노사전 협의에서 상여금 비율을 400%에서 100%로 바꾸자는 안을 논의할 때, 삭감된 상여금 300%에 해당하는 금액을 기본급에 포함하자는 취지로 얘기가 오고 갔었는데, 전환 이후 상여금은 깎였고 기본급은 동결되거나 하락된 상태로 2년이 흘렀다는 설명이다. 기본급이 오른 경우에도 용역시절 상여금을 포함한 전체 연봉과 대비했을 때, 연 300만원 가까이 적게 받게 되는 일도 발생했다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기본급이 올라야 기본급을 기반으로 산정되는 각종 수당이 오르는데 기본급 동결 및 하락으로 수당도 저하됐다는 말도 나왔다.

이에 대해 한국공항공사 측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공사 관계자는 "지난해 자회사 평균임금은 6~7% 수준 상승했다"며 "공사는 계약한 노무비 총액 이상을 종사원 임금으로 지급할 예정이라서 전체 연봉은 상승될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회사 노조 관계자는 "공사가 노무비 총액보다 더 많은 인건비를 설계한다고 해서 그것을 대다수 노동자들에게 분배할 것이라고 보기엔 무리"라며 "자회사 설립 후 신규 채용된 18명(임원 3명‧일반관리직 15명) 관리자들의 임금에 쓰일 가능성이 크다"고 반박했다.

이어 그는 "기존 상여금 300%에 해당하는 금액을 기본급에 얹어서 주는 것으로 합의를 했기 때문에 공사가 주장하는 대로 액면적인 기본급 인상이 있겠지만, 상여금과 성과급 등을 포함한 전체 임금은 하락했다"고 덧붙였다.

임단협도 난항..."자회사는 힘이 없다, 노조가 공사와 싸워달라"

‘자회사의 한계’도 노사간 쟁점이다. 표면적으로는 모회사와 자회사의 경영이 분리돼 있지만, 실제로는 자회사의 경영이 모회사에 종속돼 있는 모양새라는 것이다.

노동계는 “‘인력전문 자회사’라는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윤을 내는 등의 자급자족을 할 수 없어 모회사의 지침에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한다.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명시된 '자회사 방식을 택하는 경우, 사실상의 용역계약 형태 운영을 지양하고 보다 나은 서비스 제공 및 전문적 업무수행 조직으로 실질적 기능을 하도록 설계해 운영하라'는 지침과 크게 다른 상황이라는 주장이다.

이 논쟁은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에서 불거지고 있다. 현재 한국공항공사 자회사인 KAC서비스는 임단협을 진행 중인데, 공공연대노조에 따르면 협상 과정에서 자회사 측은 “자회사의 적자가  3억원으로 남은 돈이 없다” “자회사가 할 수 있는 것이 없으니 노조에서 나서서 공사와 싸워달라” “현재 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임금인상은 어렵다” 등의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공공연대노조 관계자는 “공항공사의 자회사가 아니라 인력전문부서에 지나지 않는 상황”이라며 “임금체계와 근무체계를 비롯한 기본 사안들이 정확하게 정립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공사가 급하게 전환을 밀어붙인 것이 문제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공사 관계자는 "자회사 근로자의 임금수준이 하락되지 않도록 노력할 계획"이라며 "올해 임금은 자회사 임금교섭 결과에 따라 인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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