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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KB금융 '리딩뱅크' 맞수 대결 최종 승부처는?
신한-KB금융 '리딩뱅크' 맞수 대결 최종 승부처는?
  • 이일호 기자
  • 승인 2019.02.13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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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비이자이익·판관비 등 희비 엇갈리며 ‘엎치락 뒤치락’
(왼쪽부터)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뉴시스>
(왼쪽부터)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이일호 기자] ‘리딩금융그룹’ 타이틀을 건 대결에서 신한금융이 완승을 거뒀다. 최근 몇 년간 엎치락뒤치락만 세 번째다. 2017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은행 실적이 두 회사 순위를 갈랐다. 2017년 KB금융이 ‘3조 클럽’을 달성하며 신한에 역전할 당시 그랬던 것처럼, 신한금융의 실적 원동력도 은행에서 나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신한금융지주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3조1567억원(이하 지배기업지분순이익 기준)으로 2017년보다 8.2%(2379억원) 증가했다고 밝혔다. 2011년 3조1000억원을 기록한 이후 7년 만의 ‘3조 클럽’ 입성이다.

이에 앞서 지난 8일 KB금융지주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3조69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3조 클럽’은 간신히 지켰지만 2017년 3조3114억원보다 순이익이 8.2%(2739억원) 감소하며 2010년 이후 이어오던 순익 상승세가 꺾인 것이다.

신한금융, 은행 실적서 '쾌거'

<각 사>

두 은행 맞수간 리딩뱅크 경쟁 결과는 당초 비은행 부문, 즉 카드와 보험, 증권, 캐피탈 등이 결정지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정반대로 본업인 은행 실적에서 격차가 줄어든 게 컸다는 평가다.

주력 계열사인 은행 실적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작년 신한은행 당기순이익은 2조2307억원으로 국민은행(2조2243억원)보다 단 64억원 더 많았다. 실적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이자이익은 국민은행이 6조1000억원, 신한은행이 5조5860억원으로 오히려 국민은행이 앞섰다. 그럼에도 신한은행이 역전을 이뤄낸 것은 비이자이익 개선과 판매관리비 억제가 결정적이었다.

신한은행의 비이자부문 이익은 2017년 7907억원에서 2018년 8826억원으로 11.6% 늘었다. 인건비·광고비 등을 포괄하는 판매관리비는 같은 기간 3조1181억원에서 3조618억원으로 1.8% 줄었다. 신한금융의 판관비가 줄어든 것은 2013년부터 2018년까지 6년 내 처음이다. 영업이익 경비율이 47.5%로 이 기간 최저수준을 기록했고, 무엇보다도 2017년과 같은 대규모 희망퇴직 없이 일회성 비용을 최소화한 게 결정적이었다.

반면 KB금융은 같은 기간 비이자부문 이익이 8655억원에서 7527억원으로 13.0% 뒷걸음질쳤다. 수수료 이익이 1조2247억원에서 1조1127억원으로 1120억원 줄어든 게 컸다. 같은 기간 그룹 전체 수수료 이익이 2000억원 가량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뼈 아픈 대목이다.

4700억원에 달하는 특별퇴직금과 보로금 증가의 영향으로 판매관리비도 3조6657억원에서 3조8151억원으로 1494억원(4.1%)이나 늘었다. 특히 퇴직금 증가는 지난 1월 19년 만의 국민은행 노조 총파업과도 맞물리며 윤종규 회장의 리더십 문제로까지 불거졌다.

국민은행은 2017년 비이자부문에서 신한은행에 크게 앞섰다. 당시 신한은행에서 대규모 희망퇴직이 발생하며 판관비가 급증한 것도 KB금융의 역전에 기여했다. 그리고 이 두 지표는 2018년 국민은행의 발목을 잡는 데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KB금융 숙제 ‘비은행 격차 좁히기’

2017년 양사 간 비은행 계열사 실적은 신한금융 1조3339억원, KB금융 1조407억원으로 약 3000억원 차이가 났다. 하지만 2018년에는 이 격차가 1500억원 수준까지 줄었다.

당초 양사 경쟁의 바로미터였던 비은행 부문은 KB금융이 격차를 많이 좁힌 모양새다. KB금융 계열사 실적은 카드를 제외한 손보(-21%), 생보(-30%), 증권(-34%), 캐피탈(-7%) 등에서 모두 나빠졌다. 하지만 그보다 신한금융 주력 계열사인 신한카드의 충당금 환입효과 소멸(3640억원)에 따른 실적 악화(-43%)가 더 컸다.

하지만 이는 KB금융의 비은행 부문을 더 걱정스럽게 볼 수 밖에 없는 부분이다. 신한카드를 제외한 나머지 신한금융 계열사 실적 중 유의미한 하락을 보인 곳이 전무한 반면, KB금융 계열사들 실적은 캐피탈을 제외하곤 모두 가시적 수준으로 내려앉았기 때문이다.

2017년 신한카드 순이익 가운데 충당금 부분을 제외하면 5498억원으로, 이는 지난해 순익인 5194억원보다 5.5% 하락한 수준이다. 정부의 수수료 인하 정책으로 카드업계 실적이 계속 나빠지고 있다곤 하지만 신한카드는 명색이 카드업계 1위 업체다. 드라마틱한 실적 하락이 없는 한 신한금융의 비은행 부문이 약해질 일은 없어 보인다.

그런 측면에서 KB금융이 신한금융에 비해 손보업까지 추가로 영위하고 있음에도 신한카드만큼 경쟁력 있는 비은행 계열사가 없다는 점은 우려스럽기까지 하다. KB금융의 손해보험, 생명보험, 증권, 캐피탈을 모두 합친 순익(5680억원)이 신한카드 2018년 순익에 겨우 비견된다는 게 그 방증이다. 그나마 카드 실적이 3291억원으로 전년보다 10.9% 가량 오른 데 만족해야 하는 상황이다.

심지어 이 격차는 내년에 더 벌어질 수도 있다. 신한금융이 지난해 야심차게 인수한 오렌지라이프와 아시아신탁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실적에 편입되기 때문이다. 두 회사가 지난해 순이익을 그대로 끌고 간다고 가정했을 때, 지분율에 따른 신한금융의 실적 상승분은 약 2000억원에 달한다(오렌지라이프 1800억원, 아시아신탁 170억원).

KB금융으로선 이 격차를 줄이기 위해선 계열사의 수익성을 향상시키거나, 혹은 M&A를 벌일 수 밖에 없어보인다. 전자인 수익성 향상의 경우, 실적이 극적으로 나빠진 KB증권과 KB손해보험에 매스를 들이대야 하는데 이는 쉽지 않은 일이다. 두 회사는 공통적으로 영업이익감소분의 상당 부분이 순이자이익에서 발생했다. 그나마 비용 발생분 가운데 일회성 희망퇴직금이 크다는 게 위안으로 삼을 부분일 정도다.

KB금융이 만약 단기적으로 신한금융에 앞서고자 한다면, 결국 지난해 신한금융의 행보와 같이 올 한 해 타 금융사 인수를 적극 검토할 수 밖에 없을 전망이다. 실제로 최근 M&A 시장 최대어인 롯데캐피탈에 KB금융이 참전한 상태로, 실제 인수에 성공할 경우 신한금융의 오렌지라이프 인수와 같은 효과를 낼 전망이다.

관건은 효율적 ‘비용 감축'과 M&A

은행권의 다운사이징 가속화로 자동화기기가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뉴시스>

국민은행은 지난해 2100여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해 막대한 비용을 지출했고 이것이 실적에 반영됐다. 2016년 2800명의 희망퇴직 이후 또 한번의 인적 구조조정이었다. 반면 신한은행은 같은 기간 이 인원을 700여명으로 억제했다.

이 같은 추세는 결국 은행의 비용 감축과 직접 연결된다. 국내 여·수신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상황에서 디지털화라는 이름 하에 ‘다운사이징’을 할 여력이 생겼기 때문이다. 전체 은행 업무의 90%가 비대면으로 이뤄지는 상황에서 은행들은 장기적 비용관리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그 추세가 가장 빠른 곳이 바로 국민은행이다.

이는 비단 인사적체 뿐만 아니라 제반비용하고도 연관된다. 거대 인력을 끌고가기 위해선 그에 맞는 영업점과 자동화기기 등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금융사들이 지점을 폐쇄하고 자동화기기를 줄이는 추세는 결국 인적 구조조정과도 맞닿아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단기간 인적 구조조정으로 비용 발생이 필연적이라면 ‘매도 빨리 맞는 게 나을’ 수도 있다. 어차피 줄여야 할 임직원들을 그대로 끌고 갈수록 임금은 계속 나가고 희망퇴직 비용도 더 커지기 때문이다. KB나 신한이나 2019년 리딩뱅크 경쟁의 관건이 ‘비용’에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인 이유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을 비롯한 금융업 전반의 실적이 둔화되는 상황에서 결국 관건은 비용 요인 최소화가 될 것”이라며 “근시안이 아닌 거시적으로 ‘어떻게 창의적으로 비용을 줄일 것인가’가 향후 리딩금융사 경쟁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