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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중년고시'는 옛말...2030 몰려드는 공인중개사 시험
[심층분석]'중년고시'는 옛말...2030 몰려드는 공인중개사 시험
  • 도다솔 기자
  • 승인 2019.02.11 18: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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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응시자 30만명 중 20~30대 41%...개업보다 폐업 많아 진로 선택 신중해야
중년고시로 불리던 공인중개사 시험에 젊은층이 몰리고 있다.뉴시스
'중년고시'로 불리던 공인중개사 시험에 젊은층이 몰리고 있다.<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도다솔 기자] 최근 부동산 시장이 '침체'라는 언론보도가 잇따르고 있지만,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따기 위한 열기는 식을 줄을 모른다.

공인중개사 시험은 흔히 '중년고시'로 불린다. 은퇴자나 주부 등을 중심으로 한 중년층 응시자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20·30대에서도 공인중개사 시험으로 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침체된 시장 분위기와는 달리 공인중개사 시험은 거의 전세대에 걸쳐 열풍이 불고 있는 형국인 셈이다.

한국산업인력공단 자료에 따르면 2018년 공인중개사 1차 시험 총 응시자는 19만6939명에 달했다. 1·2차 응시자를 모두 합산하면 32만2591명으로 늘어난다. 1·2차 동시 응시자를 감안하면 실제 수험생은 약 22만 명 정도로 예상된다. 공인중개사 시험 응시자 수는 2015년 15만8659명에서 계속 늘어나 지난해 30만 명을 넘어섰다.

공인중개사 1·2차 시험 응시자가 3년새 증가해 지난해 30만 명을 넘어섰다.자료=한국산업인력공단, 그래픽=도다솔
공인중개사 1·2차 시험 응시자가 3년새 증가해 지난해 30만 명을 넘어섰다.<자료=한국산업인력공단, 그래픽=도다솔>

특히 20·30세대 응시자가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공인중개사 1차 시험에서 20·30 응시자 수가 8만 명을 넘어서면서 전체 응시자 중 41.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30의 2차 시험 최종합격자도 총 6379명으로 2013년의 3508명에 비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2013년 20대 남성 개업 공인중개사는 461명에서 지난해 607명으로, 20대 여성도 같은 기간 408명에서 578명으로 늘어났다. 심지어 10대의 경우에도 매년 10~20명 가량 꾸준히 합격자가 나오고 있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공인중개사 자격시험 합격률은 20~30% 수준으로 나타났다. 2017년 합격률은 31%, 2016년 31.1%, 2015년 25.6%였다.

이처럼 부동산 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전 연령층에 걸쳐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높은 이유는 뭘까.

공인중개사 시험을 준비하는 응시자들은 무엇보다 '높은 중개 수수료'를 꼽았다. 한 달에 큰 건 하나만 거래해도 일반 직장인 월급 보다 많은 높은 수익을 챙길 수 있다는 이유였다.

공인중개사를 통해 부동산 거래 시 9억 원 미만 주택의 거래 수수료는 0.4~0.6%이며 9억 원 이상 주택 매매 시 0.9% 이하의 거래 수수료를 받는다. 예컨대 8억 중반대의 아파트를 중개할 경우 중개사가 받을 수 있는 수수료는 600만 원 가량으로 예상된다.

직장에 다니면서 인터넷 강의로 1차 시험에 합격하고 2차 시험을 준비 중인 강(28) 아무개씨는 “정년과 무관하게 오랫동안 일할 수 있는 직종인데다 월급처럼 매달 안정적이진 않더라도 중개수수료가 수입 면에서 더 낫다고 생각한다”며 “합격하게 되면 SNS나 유튜브 등을 통한 부동산 콘텐츠를 개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의 유명 공인중개사학원에 확인해본 결과 “전체 수강인원의 40% 정도가 20·30대로 과거에 비해 젊은 수강생이 크게 늘었다”며 “특히 젊은 여성이나 경력단절 여성이 많은데 중개수수료 뿐 아니라 정년퇴직 없이 안정적으로 오래 일할 수 있는 전문직이기 때문에 공인중개사로 눈 돌리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고 전했다.

최근 개업보다 문 닫는 업소 많아 신중한 접근 지적도

문제는 부동산 개업의 단 꿈이 생각만큼 녹록치 않다는 점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개업 공인중개사 수는 10만 명을 넘어섰지만 전국 부동산 중개업소당 1년 거래건수는 평균 9.3건에 불과했다. 전국 중개사들의 한 달 평균 거래건수가 한 건을 넘지 못한 것이다. 지난해 11월과 12월 두 달 간 전국의 개·폐업 공인중개사 수는 11월 개업 1343명, 폐업 1420명. 12월에는 각각 1639명, 1808명으로 나타났다. 폐업하는 업소가 개업하는 업소를 앞지른 것은 2013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큰 건 하나만 대박나면 된다는 생각으로 섣불리 개업을 선택했다가 빚만 지고 문 닫는 경우가 늘고 있어 심사숙고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 종로의 한 부동산업자는 “취업난과 질 낮은 일자리가 많아 젊은 사람들이 무작정 공인중개사로 몰리는 것이 안타깝다”며 “부동산 거래절벽으로 예전 같지 않아 일부 중개업자들의 그럴싸한 수입만 보고 쉽게 결정하기 보단 신중한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고 당부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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