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9-04-20 09:13 (토)
[테크핀+] 금융권 규제샌드박스 ‘붐업’… ‘제2의 토스’ 나올까
[테크핀+] 금융권 규제샌드박스 ‘붐업’… ‘제2의 토스’ 나올까
  • 이일호 기자
  • 승인 2019.02.07 17: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종 선정기업 오는 4월 중 첫 선... 초국적 유니콘·데카콘 기업 탄생할지 주목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오후 청와대 인왕실에서 혁신벤처기업인 간담회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범석 쿠팡 대표이사.<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이일호 기자] ‘규제 때문에 사업을 못 한다’는 이야기는 이제 옛말이 될까?

법·제도로 가로막힌 서비스를 풀어주는 ‘규제 샌드박스’에 핀테크 스타트업을 비롯한 금융권의 호응이 높다.

금융당국에 100여 건의 서비스 신청이 접수된 가운데 최종 선정된 우선 심사대상 기업은 오는 4월부터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시행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제2의 ‘토스’ 등과 같은 뛰어난 핀테크 스타트업이 탄생할 토양이 마련될 전망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조만간 우선 심사기업을 선정하고 금융규제 샌드박스 후속 일정과 심사 기준 등을 밝힐 방침이다.

금융위는 당초 우선심사 대상 10여건 중 5건 내외를 선정하기로 했지만, 신청 기업과 서비스가 기존 예상보다 훨씬 많아 선정 기업 수를 늘릴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신청 기업과 서비스는 공개하지 않는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 1월 31일 금융규제 샌드박스 사전신청 결과 88개 기업이 105개 서비스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금융 유관기관 15곳이 27개 서비스를 내놨고, 핀테크 기업에서는 73개사가 78개 서비스를 신청했다. 국민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농협은행 등 시중은행들도 신청서를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분야별 서비스로는 지급결제·송금이 27개로 가장 많았고 마이데이터(19), 보험(13), 자본시장(11), 신용조회(6), P2P금융(6), 로보어드바이저(4), 빅데이터(3), 블록체인(3) 등이 뒤를 이었다.

7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도 ‘혁신벤처기업인 간담회’를 열고 벤처기업 최고경영자들과 미팅을 가졌다. 간담회에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서정전 마크로젠 회장, 김범석 쿠팡 대표,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등을 만나 네거티브 규제 등과 관련해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4월부터 제도 본격 시행

<픽사베이>

금융규제 샌드박스는 혁신적인 금융 서비스를 지정해 각종 인허가 및 영업행위 규제를 면제해 주는 특례를 부여하는 제도다. 법·제도와 무관하게 정부가 허락하면 ‘모래 놀이터(샌드박스)’ 안에서 자유롭게 서비스를 벌일 수 있도록 하는 게 시행 취지다.

국회는 지난해 3월부터 규제혁신 5법(정보통신융합법·산업융합촉진법·금융혁신지원특별법·지역특구법·행정규제기본법)을 발의해 법적 기반을 마련해 줬다. 법에는 ▲규제 신속확인제도 ▲실증을 위한 규제 특례 ▲임시허가 등의 내용이 담겼다.

정보통신법과 산업융합촉진법은 지난 1월 17일 시행됐고, 금융혁신법과 지역특구법이 오는 4월 시행될 예정이다. 현재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 관문을 통과한 행정규제기본법까지 시행되면 관련 5법이 모두 완성된다.

금감원도 이에 발맞춰 핀테크 지원을 늘리고 있다. 최근 거센 조직 슬림화 과정에서도 핀테크 관련 팀을 5곳이나 늘린 게 대표적이다. 금융감독·검사 전문가들이 핀테크 관련 스타트업을 찾아가 자문해 주는 현장 자문서비스는 지난 1월까지 100회 제공을 돌파하기도 했다.

유광열 금감원 수석부원장은 “금융규제 샌드박스 참여 기업에 멘토링 서비스를 제공하고 신청 편의성도 개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오는 3월 초 민간·법률 전문가를 중심으로 20여명 수준으로 혁신금융심사위원회를 구성, 예비심사를 진행한다. 여기서 우선 심사기업 중 최종 후보가 선정되며, 이후 금융혁신법이 시행되는 4월부터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적용해 이들 서비스를 지원할 방침이다.

‘제2의 우버·토스’ 탄생할까

누적 투자액 상위 100개 기업 중 57개 모델은 한국에서
제대로 시행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맥킨지코리아>

그간 한국의 과도한 규제는 스타트업 성장을 발목 잡는 주요인으로 꼽혀 왔다. 2017년 글로벌 맥킨지코리아는 누적 투자액 상위 100개 스타트업을 조사했는데, 그 결과 13개 기업은 한국 시장에서 사업이 불가능하며, 가능한 서비스모델은 43개사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적 서비스인 에어비앤비(airbnb)와 우버(UBER), 앤트 파이낸셜(Ant Finantial) 등 13개 기업의 국내 서비스가 아예 불가능했다. 소피(SoFi)와 크레딧카르마(Credit Karma) 등 조건부로만 가능한 기업도 44곳에 달했다.

핀테크 스타트업도 큰 차이는 없었다. 핀테크 벤처 캐피탈사 H2벤처스와 다국적 컨설팅 기업 KPMG가 지난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세계 100대 핀테크 기업 가운데 국내 기업은 단 두 곳(비바리퍼블리카, 데일리금융그룹)에 그쳤다. 이웃나라인 중국이 상위 5개 기업 중 3곳을 포함해 총 11곳을 배출한 것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이에 대해 문재인 정부도 문제의식을 느꼈다. 지난해 1월부터 대통령 주제 규제혁신 토론회를 열며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 도입 방안을 추진해왔고, 이후 20여 차례 간담회, 토론회를 거쳐 규제 완화 방안을 모색한 끝에 오는 4월부터 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하게 됐다.

이번 금융규제 샌드박스 신청 기업에는 글로벌 100대 핀테크 스타트업 중 하나인 비바리퍼블리카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간편송금 플랫폼 ‘토스(Toss)’를 운영하는 이 기업은 최근 기업가치 1조원의 ‘유니콘 기업’으로 인정받는 등 국내 핀테크 기업 최고 성공사례로 꼽히지만 2013년 베타 서비스 출시 당시 한 차례 규제로 사업을 접은 바 있다.

기업가치 10조원 이상의 데카콘(Deca·10배의) 스타트업에는 우버, 디디추싱, 리프트, 그랩 등 모빌리티 기업들이 많이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승차 공유 서비스를 막는 현행법과 당정의 소극적 자세로 카카오카풀 사업이 잠정 중단되는 등 맥을 못 추는 상황이다.

금융권 전반에서는 정부의 규제 샌드박스 도입에 큰 기대감을 걸고 있다. 국내 시장 포화로 기존 금융산업의 수익성이 한계에 직면한 상황에서 새로운 ‘먹거리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금융위가 두 차례에 걸쳐 실시한 금융규제 샌드박스 설명회에는 수백여 명의 금융권 관계자들이 참석하며 성황을 이뤘다.

규제 샌드박스는 2014년 영국에서 핀테크 활성화 명목으로 첫 도입됐다. 현재 미국, 일본, 싱가포르, 아부다비, 홍콩, 호주, 말레이시아, 대만 등 20여 곳의 국가가 제도를 받아들였고, 특히 일본의 경우 4차 산업혁명을 실현하기 위한 정책으로서 규제 샌드박스를 국가 전략으로 도입하기도 했다.

서정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규제 샌드박스 제도의 안착을 위한 과제’ 보고서에서 “급변하는 ICT 환경하에서 제도가 성공적으로 뿌리 내린다면 규제당국의 입장에서도 행정 신속성과 안정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샌드박스 제도를 성공적으로 도입하려면 규제 당국이 자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